"오빠를 잠깐이라도 볼 수 있어 좋아요"

서민지2007.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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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 27일 (금) 11:17   바이러스

"오빠를 잠깐이라도 볼 수 있어 좋아요"

27일 저녁 9시, 충정로의 한 빌딩 앞 주차장.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으로 추정 되는 여자들 한 6명이 있다. 10분 뒤 갑자기 몰려든 여자들. 아는 친구들이 있는지 서로 인사하고 얘기를 시작한다.

그들은 왜 한밤중 빌딩 앞 주차장에서 무엇을 기다리는 것일까? 주차장 입구에 앉아 있던 A(16)양과 B(20)양에게 다가갔다. B양은 "슈퍼주어니어 성민오빠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10시부터 진행하는 '성민수영의 천방지축라디오'를 진행하기 위해 나타날 성민을 기다린 것이다.

"오빠를 잠깐이라도 볼 수 있어 좋아요"

슈퍼주니어 성민을 보기 위해서라면 낮이든 밤이든 상관없다

라디오는 10시부터 생방송으로 시작한다. 그런데 왜 이리 일찍 와서 기다리느냐고 묻자 A양은 “가끔 녹음방송을 진행한다. 녹음하러 성민오빠가 일찍 올수도 있어 혹시나 하고 일찍부터 기다리고 있다”고 말하며 녹음방송 하는 날이 팬들에게는 공개가 안돼 불편하다고 했다. 이런 A양은 평소 차가 끊기는 시간까지 이곳에 머물고 있다가 막차를 타고 집에 간다. 평소 12시까지 있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A양은 “처음에는 성민오빠가 좋아서 왔는데 성민오빠와 같이 진행하는 수영언니가 팬들에게 친절하고 다정하게 대해준다”며  “이제는 수영언니가 더 좋기 때문에 수영언니 보러 온다”고 웃었다.

A양과 B양은 “오빠가 왜 이리 안오지?”라고 말하며, 둘만의 수다를 시작했다. 주된 내용은 슈퍼주니어의 활동이나 생활, 직접 만나러 갔을 때의 일 등 연예인에 관한 것이었다.

이 둘은 나이가 차이가 있음에도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친해보여 동갑내기 친구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 둘은 원래 친한 사이가 아니었다고 한다. 이곳에서 성민을 기다리며 서로 마주칠 일이 많다보니 친해졌다고 했다. 그들이 말하는 성민오빠가 20살과 16살, 4살차이를 허물어트린 것이다.

여기서 만난 팬들은 같이 연예인을 만나러 가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만나 영화를 보거나 밥을 먹는다. 사적인 이야기도 나눈다. 이렇게 친해진 팬들은 서로에게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A양과 B양은 어떨 때는 ‘오빠’를 보러 오는 것이 아니라 여기서 친해진 친구를 만나기 위해 올 때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A양은 “집도 가깝고 여름방학이라 집에서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아직 오지 않은 성민을 애타게 기다렸다.

기다리는 성민은 좀처럼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A양과 친구 C양(16)이 왔다. C양은 “아직도 안왔어?”라며 만나는 순간부터 성민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이렇게 밤늦게까지 기다리면 성민을 오랫동안 볼 수 있는 것이냐고 물었더니, 이들은 "오빠가 스튜디오 들어갈 때, 오빠가 화장실에 갈 때, 방송을 마쳤을 때만 볼 수 있다"며  그것은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다른 곳보다 팬들이 적게 모여서 성민을 가까이서 보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성민이 오자, 환하게 웃는 팬들

또 다른 친구인 D양(16)이 오고 나서야 성민이 도착했다. 성민이 차에서 내리자 곳곳에 퍼져있던 팬들이 그 주변으로 모였다.

평소와 달리 꽁지머리를 묶은 헤어스타일. 헤어스타일의 작은 변화에도 팬들은 민감하다. “귀여워요”, “예뻐요” 등 가늘고 높은 목소리들로 소란스러워졌다. 팬들은 극성으로 오빠에게 뛰어들지 않고 오빠의 주변을 맴돌며 따라갔다.

같이 있던 A양이 "정수오빠(슈퍼주니어 멤버인 이특)인줄 알았어요"라고 소리지르자 다른 쪽에 있던 20대 팬들이 일제히 A양을 째려보며 "누구가 뭐?"라고 짜증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별문제 없이 지나갔다.

성민이 3층 스튜디오에 들어서자, 스튜디오에서 기다리던 팬들이 환하게 웃는다. 어떤 팬은 장미꽃을 건네주고 다른 팬은 방소도중에 마시라며 녹차를 건네줬다.

성민이 선물을 받은 것만으로도 좋은지, 선물을 준 팬들은 입이 귀에 걸려 친구들에게 기쁜 마음을 전했다. 그리고 “손이라도 잡아볼걸”이라며 후회하기도 했다.

방송하러 성민이 스튜디오에 들어가자 "오늘은 이걸로 만족한다"며 집으로 돌아가는 팬들도 있었다.

같이 있던 A양, B양, C양을 찾아 다시 빌딩 밖으로 나왔더니, 주차장 입구에 그대로 앉아있었다. 스튜디오에 안가고 왜 여기서 뭐하냐고 묻자, “거긴 너무 덥고 아직 수영언니가 안왔다”며 수영을 보고 가겠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방송이 끝난 12시나 되서야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나는 기온에 팬들은  잠깐이라도 스타를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해하며 한여름 밤 빌딩 주차장에서 오빠, 언니를 기다렸다.

'자신이 왜 연예인에 열광하는지'에 대해서는 자신들도 "잘 모르겠다"며 난감해한 그들. 그들이 마지막으로 바랬던 것은 TV에 나오는 극성팬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며 스타를 좋아하는 자신들을 편견으로 바라보지 말라는 당부였다.

"가끔 일부 극성팬들 때문에 모든 팬들이 비난을 받는 경우가 많아 속상해요.  우린 조용히 오빠, 언니를 지켜보는 것이니 오해하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