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계의 앤디 훅이 될 남자, 박용수

정준혁2007.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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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수 다시보기 : k-1의 수퍼루키]

 오는 8월 5일 k-1 홍콩 GP를 말들이 많습니다. 특히 박용수 선수와 무사시 선수의
대전을 놓고 뻔한 승부라며 공연히 태권도를 걸고 넘어지는 말들이 많네요.
어떤 분은 박용수는 강하지만 태권도는 약하다고도 하시고, 심지어 태권도는 가라데의
아류라는 글까지 봤습니다.

 박용수. 솔직히 앤디훅 같은 장중함이나 카리스마는 부족해 보여도, 얼마전 버질칼라코다
에 역전 kO승을 이끌어낸 김세기 선수와 같은 구수함과 어찌 보면 '귀여움'이 엿보이는
진솔한 캐릭터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제 격투기 5전째에 불과한 풋내기이지만 백전이
넘는 전적과 메이저 무대까지 경험했던 카오클라이를 상대로 (체력이 떨어지기 전까지;)
자신의 스타일로 호각세를 벌였던 슈퍼 루키이기도 하죠.

 박용수의 게임을 보면, 박용수는 다른 태권도 출신 파이터들과 다르게 철저히 태권도를
베이스로한 경기 운영을 했습니다. 위의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다른 파이터들이 공격하지 못할
그 순간에 공격이 나오는 변칙적 스타일을 구사하죠. 그것은 바로 태권도의 기술이기에 가능
한 것입니다. 보통 선수가 10전은 넘어야 격투 무대에 제대로 적응한다고 봤을 때, 박용수가
1,2,3전을 거쳐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 놀라울 따름입니다.


 아직 박용수는 주먹과 하단 공격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지만 박용수 선수의 킥 스피드
(정확히 말해서 킥 콤비네이션 전환 속도) 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일반 선수의 주먹을 태권도 선수의 킥에 대입시키고 일반 선수의 킥을 태권도 선수의 주먹
으로 보면 되겠네요.
 또한 흥미로운점은 분명 가드가 허술함에도, 결정타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른건
몰라도 모든 격투팬들, 이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게다가 레이세포의 스텝과
맞먹는 스텝 스피드는 태권도 스타일만이 보일 수 있는 명품이었죠. 헤비급 세계 최고의
스피드와 동체시력을 가진 카오클라이가 속도전에서 먹히지가 않고 자신의 킥이 박용수의 눈
앞에서 자꾸 미스블로우 되자 로킥으로만 일관하던 모습을 돌이켜보면 태권도 스타일의 장점과
가능성을 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태권도계의 앤디 훅, 박용수]

 앤디 훅과 김태영 선수 역시, 격투기 경험이 일천하던 시절 격투 룰에 적응하지 못해 애
를 먹다 몇 년의 수련 기간을 거쳐 완전히 다른 선수로 거듭났다고 합니다.
 특히 앤디 훅은 격투기에 대한 이해도가 완성되자 가라데 특유의 액스 킥과 기타 스타일
로 일본 팬들로 하여금 가라데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게 했던 것을 우리는 기억한다. 그
래서 그는  k-1의 레전드가 되었죠. 어떤 사람의 말에 의하면 "만일 앤디 훅이 없었다면
오늘날 k-1이나 가라데 둘 중 하나는 사라졌을 것이다"라고도 합니다.

 박용수에게 억지로 무에타이/복싱의 옷을 입히려 들지 말고 박용수의 기술을 특성화 시키고
그의 개성을 존중한다면 태권도 선수로서의 박용수가 세계 무대에서 큰 인상을 남길 수
있으며 그 것을 바탕으로 다른 태권도 선수가 세계 최고의 무대에도 설 수 있지 않을까요.

 한국 복싱의 예를 들어봐도 비슷합니다. 우리가 복싱을 처음부터 잘 했던 것은 결코
아니었죠. 박용수에게 앤디 훅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수도 있으나 태권도 종주국으로서
날로 떨어지는 태권도의 입지를 생각할 때, 이 시점에서 박용수가 일을 낸다면 일거에
태권도의 그리고 한국의 위상을 끌어올릴 수 있는 '조타수'라는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을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은 결과가 말해줍니다. 사실 당장 8월 5일 벌어지는 k-1 아시아 그랑프리에서 무사시
와 붙는다는데 솔직한 의견으로 아직 무사시에 비길 바는 못된다고 생각합니다. 인정할 건
인정 해야죠. 이제 격투기 5전째 풋내기가 k-1 전적만 76전에 달하는 선수에게 이기리라고
보면 객기도 보통 객기가 아닌거죠.ㅋ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박용수가 태권도적 특성으로 또 발전된 모습을 보인다면 가라데가
그러했듯이 태권도의 이름을 확실히 박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합니다. '태권도 VS 가라데'
구도라는 설정은 언론의 냄새도 강하긴 하지만 적어도 이번 게임 만큼은 그러한 '이종
격투기'구도로 보는 것 또한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이번 8월 5일 대회는 국내 수많은 태권도 매니아들이 자존심을 걸고 응원할 만한
일전이라 생각됩니다. 나도 한 때 태권도를 무시했던 격투인으로서, 박용수 선수가 세계 무대
에서 승패를 떠나 태권도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해주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