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어버이의 눈물은 한 빛깔이다. 처절한 피눈물이

윤성민2007.08.01
조회24

모든 어버이의 눈물은 한 빛깔이다. 처절한 피눈물이다. 전쟁 통에 젊은 자식을 잃은 아프가니스탄의 어버이도, 이라크의 무슬림 부모들도, 그리고 이번에 탈레반에 자녀들이 납치된 한국의 부모들도, 젊은 목숨을 더 끊어서는 안 된다는 애절한 호소는 한 빛깔이다.

아들 심성민(29)씨의 참사 소식이 끝내 사실임을 확인한 아버지 심진표(62)씨는 31일 기자회견에서 슬픔을 손수건으로 훔치며 나머지 21명 목숨의 아버지가 되어 호소했다. “천고의 공포와 가슴 짓누름을 당하고 있을 남은 인질 21명이 꼭 가족들을 만날 수 있도록 한 번 더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오히려 침착한 목소리였다.

서명화(29·여)·경석(27) 남매를 납치당한 아버지 서정배(57·전북 익산시)씨는 붉은 눈물을 떨구며 자식들의 이름을 불렀다.

“명화야! 경석아! 들어라. 너희들이 살아 올 수만 있다면 … 내가 죽어도 된다. 정말 내가 죽어도 된다. 아빠 죽는 건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살 만큼 살았어. 너희가 어리고 젊다. 뭐라도 먹어라. 무사히 돌아와라. 제발 살아서 돌아와라.”

그는 “싸움하러 간 것도, 장사하러 간 것도 아닌데, 제발 빨리 살려 보내달라”며 이역만리의 실체마저 불분명한 인질범들에게 간청했다.

배형규(42) 목사 피살 닷새 만에 건장한 청년인 심씨마저 희생됐다는 비보가 전해지자, 경기 성남시 분당 샘물교회에 모여 있는 피랍자 가족들은 세계를 향해 울부짖었다. 가족들은 호소문을 내 “이것은 종교, 이념, 국가 문제도 아니며 가족들의 소중한 생명이 걸린 것입니다. 이번 사태가 하루속히 평화적으로 해결되도록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국민 여러분의 지지를 호소합니다”라고 밝혔다. 가족들은 탈레반을 향해서도 “제발 그만, 더는 무고한 생명을 해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남자 피랍자 5명의 가족들은 넋이 나간 모습이다. 제창희(38)씨의 누나 미숙(45)씨는 “가족으로서 아무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며 발을 굴렀다. 동영상이 공개된 한지영(34·여)씨의 가족은 “아무 말도 못하겠다”고 말했다. 눈물도 목소리도 다 바닥나 버린 하루였다. 성남/김기성 최원형, 하어영 기자 player1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