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고맙구나 나무야

윤준식2007.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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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고맙구나 나무야

정말 덥다. 그냥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등줄기를 따라 땀이 주루룩 흘러 내린다. 꼭 개미 한 마리가 이리저리 간지럽히는 것 같다. 이마에 맺힌 땀을 훔치며 그늘진 벤치에 앉았다. 소리 없이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하~' 하고 감탄을 자아낸다.

축축해진 배낭끈을 풀어 헤치고 두 팔을 등뒤로 기댄체 물끄러미 나무를 쳐다 본다. 바람에 살랑이는 나뭇잎이 햇볕에 반짝이며 웃어대는것 같다. 참 여름스럽게 따가운 햇살에 팔팔한건 나무들 밖에 없나보다. 개미들 처럼 겨울을 나기 위해 양식을 비축을 하듯 햇빛 하나 하나 놓치지 않을려는 모양이다. 소낙비를 맞은듯 축축하고 늘어진 내 모습과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에 꼭 다른 세상에 따로 자리 하고 있는것 같기도 하다.

'나만 이렇게 처지는 건가...'

햇빛에 데워진 몸이 아직 식질 않았나 보다. 여전히 헥헥 대는 숨소리가 이어폰 덕분에 귓속에서 울린다. 노래를 끄고 이어폰을 빼본다. 평일이라 그런지 공원에 사람이 없다. 재잘대는 아이들 소리도 없고 어느 누구의 발자욱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여름의 또 하나의 묘미인 잎새를 스치는 바람 소리만 들릴뿐이다. 정말 다른 세상에 온듯 몽롱한 느낌이 찾아온다.

뜨거운 도심속에 이런 공간이 있다는게 참 즐겁다.바람 소리에 맞춰 노래를 흥얼거려도 보고 누군가와 함께 했던 내 옆자리를 만들어 보기도 한다. 혼자이기 때문에 즐겁기도 하지만 그 누군가와 함께 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내심 욕심도 내어본다.

'참 행복하구나'

 

이제 너의 기운을 받아 생명력이 회복 됐으니 또 떠나봐야지.

 

'아 정말 고맙구나 나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