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송희일 감독 글에 대한 반론.

최재돈2007.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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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막 개봉한 를 둘러싼 요란한 논쟁을 지켜보면서 최종적으로 느낀 것은 막가파식으로 심형래를 옹호하는 분들에게 는 영화가 아니라 70년대 청계천에서 마침내 조립에 성공한 미국 토스터기 모방품에 가깝다는 점이다. '헐리우드적 CG의 발전', '미국 대규모 개봉' 등 영화 개봉 전부터 를 옹호하는 근거의 핵심축으로 등장한 이런 담론들과 박정희 시대에 수출 역군에 관한 자화자찬식 뉴스릴 사이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 박정희 시대의 수출 역군이 없었으면, 그때 이렇게 안했으면, 지금 우리가 이나마 살 수 있었을 거 같습니까? 모방 토스트기를 만들었고 그걸로 기술을 발전시켜서 잘 살게 된 거 아닙니까? 감독님은 그럼 우리가 해방되고 한국전쟁이 끝나고 무슨 아프가니스탄 같은 곳의  못 사는 분들처럼, 그렇게 살고 있기를 바라십니까?


여기는 여전히 70년대식 막가파 산업화 시대이고, 우리의 일부 착한 시민들은 종종 미국이란 나라를 발전 모델로 삼은 신민식지 반쪽 나라의 훌륭한 경제적 동물처럼 보일 뿐이다. 이야기는 엉망인데 현란한 CG면 족하다고 우리의 게임 시대 아이들은 영화와 게임을 혼동하며 애국심을 불태운다. 더 이상 '영화'는 없다. 이 영화가 참 거시기하다는 평론가들 글마다 주렁주렁 매달려 악다구니를 쓰는 애국애족의 벌거숭이 꼬마들을 지켜보는 건 정말 한 여름의 공포다.

--> 오 그래, 다른 영화감독님들 비판의견만 의견이고, 네티즌들 의견은 의견도 아니라 이것입니까? 사람이 어째 그렇게 꽉 막혔습니까? 감독님들 의견만 무조건 맞고, 생각이 다른 사람 의견은 무조건 틀린겁니까?


2. 그 놈의 열정 좀 그만 이야기 해라. 의 제작비 700억이면 맘만 먹으면, 난 적어도 350개, 혹은 컬리티를 높여 100개의 영화로 매번 그 열정을 말할 수 있겠다. 제발, 셧업 플리스. 밥도 못 먹으면서 열정 하나만으로 영화 찍는 사람들 수두룩하다. 700억은 커녕 돈 한 푼 없이 열정의 쓰나미로다 찍는 허다한 독립영화들도 참 많다는 소리다. 신용불량자로 추적 명단에 오르면서 카드빚 내고 집 팔아서 영화 찍는, 아주 미친 열쩡의 본보기에 관한 예를 늘어놓을 것 같으면 천일야화를 만들겠다. 언제부터 당신들이 그런 열정들을 챙겼다고... 참나.

--> 그렇게 해서 성공...을 말하는건 좀 시기상조긴 하지만, 성과, 그래 성과, 이렇게까지 큰 성과를 낸 거 아니겠습니까? 물론 영화계에서 지금도 참 불쌍하게 사시는 분들 많겠지요. 하지만 분명한 건 말입니다, 심형래 감독님은 그렇게 수년간을 어럽게 해 오셨고, 열정을 잃지 않고 이렇게 하셔서, 이만한 성과를 내신거란 말입니다.

 솔직히, 이렇게까지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가슴 뭉클해하고 감동받고 이런 게 다 이유가 있는 겁니다. 다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겁니다. 무조건 국가주의 전체주의 순박한 한국 사람들 이딴식으로 몰아가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무개념이 아니라 생각들이 다 있어서 이러는 것이니까요. 좀 포용력을 가지고 볼 수는 없습니까?


심형래씨는 700억 영화짜리 말미에 감동의 다큐와 감동의 아리랑을 삽입하고, TV 프로그램마다 나와서 자신의 열정을 무시하지 말라고 말하는데, 사실은 아예 그럴 기회조차 없는 사람들이 고지깔 안 보태고 영화판에 몇 만 명은 족히 존재할 게다.

지구가 존재한 이래 충무로에서 가장 많은 돈을 받아서 영화를 찍어놓고, 누가 누구를 천대했다는 건지, 참나.

--> 열정이 있고, 무엇보다, '능력'이 있으셨기 때문에, 그래서 이렇게 기회를 잡으신 것입니다. 거기까진 그만한 노력을 해 오신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셔 이렇게 인정을 받고 박수를 받고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심형래 감독님이 이렇게 잘 되니까 배라도 아프신 겁니까? '능력'있고, 거기다 열정이 있으니, 그만한 돈을 받고 영화를 찍게 되신 게 당연한거겠죠.

 그리고, 원래 감독님들 사이의 텃세 이런 거 있지 않나요? 그렇게 욕해놓은 게 당신들인데, 그렇게 천대했던 게 당신들인데요. 천대를 안 받았다니요... 솔직히, 지금도 감독님 그렇게 말씀하고 계신 거 아닙니까? 이 글로서 심감독님을 '천대'하고 계시는 거 아닙니까?


3. 충무로가 심형래를 무시한다고? 정작 심형래를 '바보'로 영구화하고 있는 건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다. 충무로라는 영화판은 대중문화 시대를 살아가는 소비자들에게 애증의 욕망 대상이다. 스타들을 좋아하지만, 반면 끊임없이 스타들을 증오하는 두 가지 배반된 욕망의 투영물인 셈. 이는 스펙타클화되어 있는 정당 정치에 대해 시민들이 갖는 이중의 배리되는 시선과 닮아 있다.

예를 들어 기존 정당 정치에서 배제된 듯 보이는 '바보' 노무현은 잘 살고 거짓말을 일삼는 기존 정치인들에 대한 유일한 대항점으로 시민들에게 비춰지면서 대권을 잡는 데 성공했다. 심형래는 이와 다르지 않다. 충무로에서 지속해서 배척된다고 가정된 바보 심형래에 대한 시민들의 지지는 심형래의 아우라와는 하등 상관이 없다. 그저 기존 충무로에 대한 환멸이 투영되어 있으며, 바보는 여전히 바보로서 시민들에게 충무로에 대한 환멸의 근거를 제공할 뿐이다.

여기에서 우리가 간과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바보 전략'은 바보 아닌 것들을 비난하며, 서로를 바보, 바보 애정스럽게 부르다가 끝내는 정말 바보가 되어 선거함에 투표 용지를 몰아 넣거나 친절하게 호주머니를 털어 영화 티켓값으로 교환해주는 바보 놀이, 즉 아주 수완 좋은 훌륭한 마케팅이라는 것이다.

--> 심형래 감독님이 충무로에서 배척되었기 때문에, 불쌍해서 네티즌들이 옹호하기 시작한 거라고 생각하세요?

트랜스포머같은, 그런 영화를 제대로 만들 나라, 미국뿐이라고 봅니다. 자본 빵빵하고, 무엇보다 기술도 풍부하고요.

다른 감독님들이 1000컷 CG, 미국에서 수백억 주고 사올 때, 심형래 감독님은 순수 국산 기술로 3000컷 만들었다고 합니다. 순수 국산 기술이란 말입니다. 이런 엄청난 CG기술을 우리 것으로 하기까지 정말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이 쓰인 줄 알고 말씀하시는겁니까? 저도 잘은 모르긴 하지만, 정말 엄청난 노력과 시간과 돈이 쓰인 건 자명한 사실일텐데.

이제까지 얼마나 많은 실패를 했을까요? 그러면서, 그런 기회조차 잡지 못한 영화인 수만명이 있으니 심감독만 너무 싸고 돌지 말라는 식으로 말씀하시는 거 같은데요...

우리가 심감독님을 존경하는 건, 열정과 그런 불쌍한 처지... 가 아니라, 오히려 심 감독님이 이제껏 키워 오신 능력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디워로 그 결실을 조금씩 보고 있는 것이고요.


4. 심형래와 기타노 다케시의 차이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코메디언 출신이면서 B급 영화들을 만들어낸 두 사람의 차이 말이다. 열정의 차이? CG의 기술력의 차이? 애국심의 차이? 헐리우드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의 차이? 딱 하나 있다. 영화를 영화적 시간과 공간 내에서 사유하는 방식에 대한 차이다.

CG가 중요한 것도, 와이어 액션이 중요한 것도, 단검술과 권격술의 합의 내공이 중요한 것도 아니다. 내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스스로조차 정리가 안 되어 있다면, 그 아무리 입술에 때깔 좋고 비싼 300억짜리 루즈를 발랐다고 해도 아름다운 이야기가 되는 것은 아니다.

--> 전, 머리가 나빠서, 감독님이 무슨 얘기하시는 지 모르겠습니다.


5. 좀 적당히들 했으면 좋겠다. 영화는 영화이지 애국심의 프로파겐다가 아니다. 하긴 도처에 난립하고 있는 온갖 징후들로 추측해 보면, 이 하수상한 민족주의 프로파겐다의 계절은 꽤나 유의미한 악몽의 한 철로 역사의 페이지에 기록될 게 분명하다. 아, 덥다 더워.

--> 전 감독님 말씀 말마따나 순박한 한국인이라서 영어 못합니다. 프로파겐다라고 하지 마시고 그냥 선전 이런식으로 말씀해 주세요.

 그러면, 감독님이 영화 만들어서 잘되면 작품성 이런 거 덕이고, 심형래 감독님이 영화 만들어서 잘되면 민족주의 냄비근성 때문에 잘 된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렇게 끝까지 믿고 살고 싶으시다면, 그렇게 하도록 하시죠. 감독님이 그토록 비판하는 이곳은 자유주의 국가이니까요.

 더우면, 더운대로 사세요. 전 디워 잘만 보았고, 심감독님 정말 존경하게 되었으니까. 심형래 감독님의 능력도 인정하지 못할 정도면, 감독님들이 가지고 계신... 속된 말로 철밥통? 선입견? 이런 게 어느정도인 줄 알 거 같습니다.

 스크린쿼터를 지킨다거나, 뭐 이런 데다만 온 힘을 쏟지 마시고, 심감독님처럼 죽어라고 해서 뭔가 미국영화에 맞서 싸워 이길 생각을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