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딩, 그들에 관하여

박지은2007.08.04
조회144

'초딩'인 남동생이 하나 있는,

그래봤자 '초딩' 벗어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여학생입니다.

 

문화 지체 현상이란 게 있습니다.

물질적 문화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 가는데

그에 대한 비물질적 문화가 바르게 형성되지 못하여 생기는

부정적 현상입니다.

그 예는 바로,

인터넷을 마음껏 활보하고 다니는 초등학생들입니다.

 

저는 8살 때 처음 컴퓨터를 접했습니다.

제가 10살 때,

중고등학생 언니들만 모여 있는 채팅방에 들어가서

'나도 10대니까 대화에 끼워달라'고 했을 때

그 언니들은 웃으며 반겨 주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전 참 어이없는 짓을 했는데,

그 언니들은 어리니까, 하고 오히려 따뜻하게 맞아 주었습니다.

 

네,

저는 온갖 뜻 모를 것들을

인터넷에서 배우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가르치질 않았거든요.

 

그런데 요즘 초등학생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세요.

여러분,

사람들은 자극적인 것에 관심을 갖기 마련입니다.

지금 인터넷에 수없이 퍼져 있는 '자극적인' 것들의 이유는 바로

사람들의 관심 아닌가요?

초등학생들도 사람입니다.

다른 이들이 관심 있어 하고,

인터넷 어디에나 있으며,

또 깨끗한 종이의 상태인 그들 자신도 호기심이 생기더란 말입니다.

 

문제는 그 내용이

폭력, 욕설 등이라는 것이지요.

 

제 동생도요,

남들 다 하는 인터넷 게임, 많이 좋아합니다.

제가 8살 때 컴퓨터를 접하였으니

제 동생은 5살 때 컴퓨터를 보았습니다.

그 때부터 사용했던 건 아니겠지만요.

중요한 건,

그렇게 어릴 때부터 컴퓨터를 접하고, 인터넷을 만난 제 동생이

어느 날 보니 온갖 언어 폭력 속에 있더군요.

새삼 깨달았습니다.

제 동생을 포함한 우리의 어린이들이

큰 위험에 빠져 있구나, 하고..

 

여러분!

여러분은 그들이 '알 것 다 안다'고 생각하시지요.

그러나 그들은 모릅니다.

그들이 뭘 하고 있고,

그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고,

사람들의 반응이 어떠할 것이며,

도덕적인 문제는 없는가에 대해

전혀 무지합니다.

모두 그런 지는 모르겠어요..

그러나 절대다수라고 확신합니다.

 

그들은 여러분의 동생들이고,

조카들이고,

아들들이며 딸들입니다.

 

우리가 꼭 귀에다 대고, 혹은 눈 앞에다 대고

말해 주고, 보여 주어야만 그들이 배우는 건 아닙니다.

'뭘 아는' 우리가 우리들 즐겁자고 뿌려 놓은 후엔

'아무것도 모르는' 그들이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초등학생들의 모습에 제가 오히려 더 부끄러워질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또한 귀엽잖아요 ^-^

제 동생이 한없이 순진하다는 걸 알기에, 또 무척 사랑하기에,

전 모든 초등학생들을 믿습니다.

그들을 사랑할 겁니다..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

그들은 정말 여려요.

초등학생들을 인터넷 상에서 마구 괴롭혀서 상처를 주고,

심지어는 극단적인 상황까지로도 몰아가는 것은

연예인들마저도 극히 위험하고 안타까운 결심을 하게 만든

그 악플들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조금만 생각을 달리 해주세요.

비록 이 세상에 의해 변질되었더라도

그들 나름의 '어린이 문화'가 아닐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