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워

여종하2007.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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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워

KBS '단박 인터뷰'에서 심형래가 도중에 울고 말았다. 사람들이 보지도 않고 무시하고 비난부터 한다고... 대국민사기극쯤으로 치부되었던 '용가리' 이후 7년 만. 그동안 얼마나 육체적, 심적 고생을 했을지...마음이 아파 '디 워'는 꼭 봐주리라 마음먹었다.   '디 워'에도 이미 이야기가 허술하다는 대체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던터라, 기대는 전혀 하고 가지 않았다.순전히 의무감에서. 초반에 화자가 요점을 설명해가는 한국전설의 이야기부터가...역시나 허접하다...기보다는 좀 황당...ㅡ.ㅡ; 초반부터 대대적인 CG가 펼쳐지는데, 포졸복장을 한 조선시대 군사와 판타지에나 나오는 짐승, 철갑군들이성벽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는 장면에서는 참...기분이 묘하다. 우습기도 하고...CG는 상당히 괜찮다.  그다음부터 이무기와 미군 간의 시가전이 시작되기전 까지는...아무것도 없다고 보면 된다. 뭔가 스토리가 전개되어 가는 그 수십분의 시간 동안은...때로는 스크린이 아닌 허공을 바라본다. 그리고 걱정되기 시작한다. 별 기대는 안했지만...아 역시나 별볼일 없는건가.  인과관계도 없다. 이야기는 실로서 연결되는게 아니라 여기저기 뚝뚝 끊어져 시시한 파편으로 널브러진다.이런 괴수영화류는, 응축했다가 한방에 뻥 터뜨리는 액션씬 외에, 이야기가 전개됨에 있어 스릴과 서스펜스가 중요한 요소. 그런데 스릴과 서스펜스라고 할 거라고는 전혀 없다. 아무튼 이 수십분간의 시간은 이야기구조로서는 너무 엉성.  그러나!!!후반에 접어들며 전세는 역전된다. 이무기와 미군 간의 시가전. 지상전과 공중전. 다소 어색한 면이 없지는 않으나 크게 박진감 넘친다. 본격 액션씬이 펼쳐지는 후반부터는 웬만한 헐리우드 B급영화의 수준을 뛰어넘어 A급 수준에 근접한다.이 박진감은 시가전이 지나고, 여의주를 둘러싼 악한 이무기와 선한 이무기 간의 격투씬에서도 이어진다. 마침내 선한 이무기가 여의주를 차지해 용으로 변하여 악한 이무기를 제압하는 장면에 이르러서는 일종의 카타르시스마저 느끼게 된다. 왜 미국에서 한꺼번에1500개의 스크린을 내주었는지 비로소 이해가 된다.   아무래도 대박의 조짐은 보인다. 개봉일, 영화가 끝나자 관객들이 박수를 쳤다고 하는데...이날도 다는 아니지만 일부 관객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휴가, 방학기간이라고는 하지만, 평일임에도 객석이 가득 찼다. 여기저기 애국심에 호소하는 듯한 요소가 보이지만, '한반도'류의 영화와 같이 거부감이 들지는 않는다.    전체 상영시간이 불과 1시간20분밖에 안된다는 것도 장점(이야기가 엉성할 때는 짧을수록 좋다. 이 영화는 두 세방의 강펀치가 있으니까)심형래 감독의 그 무모함과 우직함, 끈질김이 존경스럽다. (사실,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한 부분은 '용가리'로 사기꾼으로까지 몰리며 실패했음에도, 도대체 어디서 그 수백억원에 달하는 제작비를 펀딩받았는가이다)   다만, 이제 심형래는 제작자로서의 역할에 치중했으면 하는 바램.시나리오와 연출은 그 분야에 재능이 있는 다른 사람에게 맡길 필요가 있다. 심형래에게는 대신 제작에 탁월한 재능이 있다.'디 워'에 대해, 영화인들 사이에서는 부정적인 평이 많은 것 같으나, 글쎄...개인적으로는 여러 면에서 '디 워'를 높이 평가해주고 싶다.(CG와 미니어처 이외에는, 미국스탭들 위주로 만들어졌다는 점, 그래서 한국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A급 액션이 가능하지 않았나 하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한국영화 씨가 말라가고 있다는 이 시점에서 (100% 한국영화는 아니지만)'디 워'의 흥행은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여 주고 있다.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기는 해도 영화인들도 '디 워'를 통해 (관객들의 반응에서)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있을 것이다.        엔딩 부분에서, 아리랑도 좋았고 심형래의 개인다큐도 나쁘지 않았는데...자막이 긴게 다소 흠이었다. 뭐, 할 말이야 많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