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폭력, 그냥 넘어가지 마세요

바닐라스카이2007.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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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연예인 커플의 충격적인 파경으로 사랑이라는 이름의 탈을 쓴 ‘데이트 폭력’이 핫 이슈로 떠올랐다. 데이트 폭력을 당하면서도 속앓이만 하고 있는 답답한 ‘꿍녀’들의 솔직 살벌한 고백과 전문가 고백

 


Q 성적이 나보다 나쁜 남자친구. 평소에는 그렇게 순하고 착할 수가 없는데 자격지심을 느끼는지 성적 얘기만 나오면 돌변합니다. 처음엔 물건을 걷어차고 노트를 찢는 정도였는데 점점 나를 밀치기도 하고 물건을 던지기도 하며 발로 걷어차기까지 해요. 이것이 시작에 불과한 것인지, 콤플렉스 때문에 일어나는 일시적인 행동인지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A 폭력적인 행동은 일시적이라고 단정 짓기 어렵습니다. 또 님의 경우 남자친구의 행동이 점차 강도 높은 폭력 행동으로 변했기 때문에 더더욱 일시적인 행동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더 심한 폭력 행위를 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으니 진지하고 단호하게 얘기하세요. 남자친구가 그러한 행동을 했을 때, 님이 느끼는 감정이나 충격, 상처에 대해 충분히 인지시켜 두 번 다시 그러한 행동을 반복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Q 일주일에 한 번밖에 만나지 못하는 우리. 그때마다 그는 성관계를 요구해요. 어쩌다 내가 원치 않아 거절해도 소용없어진 지 오래입니다. 폭언이나 손찌검은 안 하지만 강제로 성관계를 하는 그도 데이트 폭력자일까요? 강제로 관계를 갖는 순간에는 너무 괴롭고 폭행을 당하는 기분이 들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도 원하고 기분 좋은 날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에 그저 그가 나를 너무 사랑해서 그런다고 애써 생각해요.
A 폭력의 기준을 손찌검, 폭언, 성행위 강요 등으로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님에게 어떤 행위를 집요하게 강요하고 그것으로 인해 수치심이나 폭행을 당한다는 기분이 든다면 그것은 얼마든지 데이트 폭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강제로 성관계를 강요하는 것은 여자친구에 대한 배려나 예의가 없다고 볼 수 있죠. 남자친구 분이 일주일에 한 번 님과 정기적으로 만나는 것은 성행위에 목적을 둔 것은 아닐지요. 충분한 대화와 함께 남자친구의 진심을 아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Q 술만 먹으면 손버릇이 나빠지는 남자친구. 내가 과거에 저질렀던 잘못을 끄집어내며 손찌검을 합니다. 심지어 자신의 친구들 앞에서 나를 때린 적도 있어요. 하지만 술이 깨면 폭행한 사실을 전혀 기억하지 못합니다. 여러 번 헤어지려고도 했지만 무릎 꿇고 눈물로 용서를 구하는 그를 뿌리치기가 어려워요. 술을 끊는다면 손찌검도 없어질 거라고 믿기 때문에 자꾸 기회를 주게 됩니다. 친구들은 헤어지라고 말하는데 헤어지는 것이 쉽지 않네요.
A 술에 취해 이성을 잃고 폭력을 가했다고 해서 그 사람의 잘못된 행동이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마도 용서를 구할 때마다 술을 끊겠다고 다짐했기 때문에 님은 속는 셈치고 그 말을 믿어온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고 다음에는 술에 취해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르는 위험성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남자친구 분은 본인만의 의지로 술을 끊기 어려울 것입니다. 주변에 도움을 청해보거나 상담 치료를 받으자고 권해보세요.

Q 사귄 지 1년이 넘으면서 집착이 심해진 남자친구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전화를 해서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합니다. 어쩌다 전화를 못 받거나 문자가 늦어지면 말다툼으로 이어지고 내가 맞아야 하는 이유가 되어버려요. 그의 행동에 지쳐 헤어지려고도 했지만 서울에서 혼자 자취를 하는 내가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친구이고 이별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막무가내인 그를 내치기도 어렵습니다. 그의 구속이 심해지면서 그나마 가깝게 지내던 친구들과도 연락이 뜸해져 그마저 없으면 외로울 내 자신이 두렵기도 해요. 고향으로 내려갈까 고민도 많이 했지만 그렇다고 그에게서 헤어 나올 수 있을 것 같진 않습니다. 상담 치료를 받자고 말해본 적이 있는데 오히려 역효과였기 때문에 치료에 관해 얘기를 꺼낼 엄두도 나지 않아요.
A 이런 상황은 TV에서도 여러 번 소개된 바 있습니다. 이제 본인들의 의지로는 어떤 답도 찾기 힘든 실정입니다. 그의 빈자리로 외로움을 느낄 만큼 사랑이 남아 있을까요? 자신의 모든 것이 그 사람으로 인해 좌지우지될 수 있다고 느끼며 자신도 모르게 그의 구속에 익숙해지고 의지하게 되는 ‘스톡홀롬 콤플렉스’는 아닐까요? 복수를 두려워하는 님의 상황은 이해가 되지만 이 상태로는 헤어 나오기 어렵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주변 사람들이 갑작스러운 폭행을 당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치료를 거부하는 가해자를 신고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것이 님과 남자친구의 미래를 위한 최선입니다.

Q 나보다 대학도, 집안도 별로인 그는 우리 부모님이 자신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부모님 얘기나 집안 얘기가 나올 때마다 신경이 날카로워져요. 처음에는 내가 과분하다며 마냥 아껴주기만 하다 점점 비아냥거리는 횟수가 잦아졌죠. 싸울 때는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욕도 서슴지 않아요. 동갑내기다 보니 말다툼이 잦은데 이러다 언젠가는 날 때리지는 않을까 겁이 날 때도 있어요. 평소에는 너무 재미있고 운동도 잘하고 다정한 그 애가 싫지 않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A 폭언으로도 얼마든지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데이트 폭력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체적인 폭행이 가해지기 전이므로 남자친구와의 진솔한 대화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여자에게 자격지심을 느끼는 남자는 데이트 폭력을 가할 가능성이 있으니 더 늦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네요. 님이 남자친구 분을 존중한다고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 아닐까요?

Q 군에 입대한 후부터 변하기 시작한 남자친구. 나에 대한 집착이 심해지는 것은 당연하겠거니 하고 이해할 수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집착을 넘어 나의 행동 하나하나를 의심하기 시작했어요. 휴가 나온 그에게 이별을 통보했다가 얼굴과 몸에 멍이 들도록 맞았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더욱 헤어져야겠다는 마음을 굳혔는데 복귀하기 전날까지 매일 집 앞에 찾아와 용서를 구하는 그를 보니 마음이 약해졌어요. 복귀한 그는 잠시 동안 군입대 전의 평범한 모습으로 돌아가는 듯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의심했죠. 전화를 피하려고 번호를 바꿔버렸는데 휴가 나온 그가 나를 찾아왔고 폭행과 더불어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어요. 그가 무서워요. 그리고 한편으로는 안쓰럽고요. 나와 같은 처지의 여자들은 이해할 거 같아요. 이론적으로는 그와 헤어져야 하고, 신고할 수도 있다는 걸 알지만 결코 쉽지 않습니다. 제대를 하면 군인의 신분이 아니니 나에 대한 집착도 사라지고 지금보다는 헤어지기가 쉽지 않을까 애써 기대하게 돼요.
A 제대하면 달라질까 하고 기대하면서 무력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 같군요. 님에게 결코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신고를 해서라도 남자친구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님을 위한 길이 아닐는지요. 군에 입대한 특수한 상황이 폭력 행위를 정당화할 수는 없습니다. 안쓰러운 감정은 인간적으로 느끼는 연민이 아닐까 합니다. 그것을 사랑으로 착각하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데이트 폭력, 그냥 넘어가지 마세요

Q 남자친구와 6개월째 교제 중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 나의 친구를 통해 내 남자친구와 예전 여자친구와의 이별 사유를 듣게 되었어요. 남자친구가 술을 마시면 난폭해지고 욕도 잘하고 심지어는 손찌검을 한 적도 있다는 것이었죠. 지금의 그를 생각하면 쉽게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요즘은 그를 볼 때마다 친구가 해준 이야기가 떠올라 괴롭기만 해요. TV에서만 나오는 얘기라고 생각했는데 내 남자친구가 폭력 남자친구였다니 혼란스러워요. 내가 그에게 속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A 남자친구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그를 대한다면 님 자신도 스트레스가 커질 테니 편견을 버리려고 노력해보세요. 예전 여자친구와의 관계나 폭행 당시의 상황은 알 수 없으니까요. 그리고 폭력 행위에 대해 자연스럽게 토론해보기도 하고 님의 의견을 단호하게 인지시키세요. 또 술을 너무 많이 마시지 않게 옆에서 도와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잠재된 폭력성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면 혹시 모를 피해 상황에 대처할 수 있겠죠.

Q 여덟 살이나 연상인 남자친구는 평소에 나의 옷차림, 헤어스타일 등에 간섭이 심한 편이에요. 한참 어린 대학생 여자친구가 불안해 그런다지만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권위적으로 굴 때가 많죠. 자연스럽게 오빠의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오빠의 친한 친구가 여자친구를 때린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오빠는 “맞을 짓을 했으니까 때린 거지. 우리 아기는 절대 맞을 짓 하지 마”라며 아무렇지 않게 넘기는 것이었어요. 그때부터 오빠가 다시 보였고 오빠나 그 친구나 데이트 폭력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러다가 우리가 크게 싸우면 오빠도 나를 때리지 않을까 자꾸 걱정하게 됩니다.
A 남자친구 분이 데이트 폭력의 심각성을 깨닫고 폭력 행위는 결코 이해받을 수 없는 행동이라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폭력을 행사하지 않더라도 제대로 된 인식과 가치관은 중요한 부분이니까요. 님이 이야기를 유도하면서 남자친구의 사고를 바꿔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절대 농담이나 장난으로라도 데이트 폭력은 이해받을 수 없는 행동입니다.

Q 남자친구는 평소 데이트 폭력에 관한 기사를 보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하곤 했어요. 그런데 얼마 전, 남자친구 집에서 심하게 다투었는데 남자친구가 화를 내며 제 뺨을 때렸어요. 2년 동안 교제하면서 처음 있는 일이라 너무 당황스럽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무작정 뛰쳐나왔는데 지금 생각하면 단호하게 대처하지 못한 것 같아 후회가 돼요. 처음 폭력당했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현명한 것일까요?
A 단 한 번의 폭력으로도 상대와의 신뢰가 무너지고 피해자에게는 상처를 줍니다. 한번 무너진 신뢰와 상처가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고 그로 인한 책임은 남자친구가 져야 할 것입니다. 폭력 행동에 대해 단호하게 문제를 제기하시고 폭력이 어떤 문제를(여자 친구의 신체적·심리적인 상처와 신뢰 상실) 가져오는지 알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약속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Q “한 번만 더 이런 일이 있으면 내 손목을 잘라라.” 폭행 후에 남자친구가 용서를 구하며 하는 말이에요. 매번 울고불고 매달리는 남자친구를 다시 믿고 용서해주게 됩니다. 평소에는 너무너무 자상하고 나를 아껴주는 그. 나 역시 그를 많이 사랑하는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해놓고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상황이 두려워요. 이 정도면 가망이 없는 걸까요?
A 평상시에는 너무 자상하지만 이미 여러 차례 폭행을 했고 다시 그러지 않을 것 같은데도 반복되는 상황이네요. 손목을 자른다는 감정적인 결심보다는 심각하게 폭력 행동의 문제를 인식하고 변화시키기 위한 꾸준한 노력과 의지가 필요합니다. 또 이런 행동의 변화는 본인의 의지만으로는 어려우므로 전문적인 상담 기관을 통해 도움을 받으시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Q 약간 소심한 구석이 있는 남자친구는 술을 마시면 돌변합니다. 평소에는 수줍음이 많은데 술에 취하면 스킨십도 과감해지고 성관계를 강요하기도 해요. 가끔 거절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워낙 강하게 밀어붙여 원하지 않을 때도 관계를 가진 적이 많아요. 연인 사이의 스킨십은 민감한 부분이라 어떻게 거절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A 진심으로 여자친구를 좋아한다면, 의사를 존중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자신의 욕구를 강요하지는 않을 것 같네요. 사랑한다면 성관계에서도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스킨십 요구를 거부하는 것이 상대방의 감정을 거부하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방이 원할 때, 나도 원하는지를 생각해서 예스, 노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평소에는 소심하지만 술을 마셨을 때 과격한 행동을 하는 경우에는 자칫하면 술을 핑계로 음주 이후의 행동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로 인해 여자친구의 상처가 커지더라도 남자친구는 술 때문이라는 핑계로 자신의 폭력 행동을 고치지 않고 상대방의 상처를 이해하지 못해 오히려 관계가 힘들어질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