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게 강탈당했습니다.

임한솔2007.08.06
조회994

동해나 남해처럼 바닷물이 맑은 곳은 잘 모르겠지만_

서해는 바닷물이 참 탁하죠^^;

무릎까지만이라도 바닷물이 오는 곳을 보면 발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제는_ 그런 상황에서 최근에 내려온 호우주의보나 호우경보로

바다의 파도와 탁도가 꽤나 심한 상태였습니다.

 

그 전 날 대천으로 여행을 오게 된 저와 제 친구들은

비가 오지 않는 막간을 틈타서 튜브를 타며 파도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한참이나 그렇게 놀다가 무릎쯤이나 되는 곳 까지 파도에 휩쓸려 나오게 된 저는

파도와의 재결투를 위하여 튜브를 바로잡으며 다시 바다 쪽으로 몸을 돌렸습니다.

 

그 순간,

 

굉장한 파도가 주저앉아있는 제 쪽으로 몰아쳤고

그 날 더이상 체내에 나트륨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바닷물을 많이 마신 전....

숨을 몰아쉬다가 제 시야가 캄캄하고 흐릿_ 해졌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

......

아놔 내 안경!!!

 

 

참고로 제 시력은 좌 -9에 우 -7입니다.

피를 토할 노릇이죠..

그 시력이 어느 정도냐면...

안경이 없이는 전방 10센티 가량의 모니터 글자도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사람과 사물 등은 오직 형태와 색깔만 지닌 기이한 형체로 보일 정도지요.

 

 

여하튼_ 순간 친구들까지도 전혀 알아보지 못한 저는

나 대천에서 인생이 끝나는건가-_-라며 한탄을 금치 못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제 우려와는 달리 너무나 저를 잘 찾아온 친구들과

열심히 그 근방을 휘저으며 안경을 찾아다녔지만

 

이미 안경은 행방이 묘연했습니다.

 

.

.

.

그리고 그 상황에서 결국 안경을 포기한 저희는,

눈이 안 보이는 저를 포함해서!

 

하루를 더 놀다왔습니다.

-_-

 

 

다음날 집에 오는 시외버스를 타고 터미널에 도착한 저는

아버지 차를 타고 집에 돌아온 후

새 안경을 맞춘 지 6개월만에 다시 안경을 맞춰야만 했습니다.

 

아... 나름 싼 곳에서 맞췄지만 겁나 비쌌고

안경은 공장에 재고가 남아있다면 제일 빨리 오는 경우

사흘 후에 온다고 했습니다.

 

집에 이전에 맞췄던 안경이 없었다면

저는 방구석에 짜져서 눈물을 짜고있었을지도^^;

컴퓨터는 무쓴;

 

그렇지만 뿔테를 잃어버린 상황에서

은테를 쓰고있는 저는

거울을 보며 저를 열-_-라게 비웃고있습니다.

아, 누구야 이건.

 

그리고,

대천해수욕장 바닷속이나 해변에서

보라색 뿔테에 그 뿔테 두께를 초월한 두꺼운 렌즈의 안경을 주우신 분은

바닷속에 도로 공양해주시거나

해변을 깊게 파서 묻어주시기 바랍니다.

-_-

 

기껏 새로 맞췄는데

나중에 다시 얻게 되면

억울하고 슬프잖아요ㅠㅠㅠㅠㅠㅠㅠ

 

농담입니다, 안내소에 맡겨주세요-_-

 

다음주엔 가족들과 대천을 가기에 더욱더-_-;

아, 이 현실성하고는.

 

 

 

머리아프시겠지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_

 

여하튼_ 여름철에 바다에 들어가면 이것저것을 발로 많이 집어올리게 됩니다.

해초나 쓰레기부터 시작해서 라이터에 선글라스, 모자나 심지어는 바지-_-도 말이죠.

 

저 뿐 아니라 바다에서 잃어버린 저런 개인 소지품은

잃어버렸다기보다는 거의 바다에게 '강탈당한' 게 대부분일 것 같습니다.

 

여러분_ 휴가 때는 쉽게 몸에서 떼어질 물건들은

꼭꼭꼭 파도에게서 보호하며 물놀이를 즐기시는 게 어떠실지~

 

저 같이 가슴이 미어지는 휴가도 새로운 경험이고 하니 나쁘지는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기분을 망쳐버리면 곤란하지 않겠나요^^;

 

그럼_ 늦었지만_ 좋은 휴가들 다녀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