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들이 감독 심형래를 죽인다.

박천일2007.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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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문화면을 가득 채우는 것은 바로 심형래 씨다.

내가 보기엔 D-War 가 핵심이 아니다.

핵심은 심형래 씨를 찬성하느냐, 찬성하지 않느냐, 에 있다.

 

난 이런 분위기가 무섭다.

정식으로 글을 쓰지 않는 나 조차도 이렇게 무서운데,

비평가들과 기자들, 그리고 여러 매체의 문화 관련자들은

얼마나 무서울까? 완벽하게 고립된 분위기다.

이건 거의 문화 쿠테타 수준이다. 내가 보기엔 수 많은 심형래

예찬론자들이 바로 전두환 정권의 그네들이고, 비평가들과

영화를 비판하는 자들이 바로 광주 시민들이다.

조금이라도 어긋나는 말이라도 꺼냈다간, 수 많은 악플들로

구타당한다. 서로 눈치를 보면서 영화를 비평하게 생겼다.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건, 기사는 영화와 감독 심형래에 대한 비판

인데도 불구하고, 대중들은 인간 심형래를 보호하려고 하는 것이다.

인간 심형래와 감독 심형래는 다르다.

 

지금 사람들은 글의 논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영화를 비판한다고 해서, 인간 심형래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비평가들이 영화인의 열정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영화를 만듦에 있어서 그 누가 열정적이지 않는가?

수 많은 감독들이 영화에 도전하고 수 많은 감독들이 무너져간다.

좋지 않은 영화에 대한 비판은 그 전부터 있었고, 앞으로도 있다.

그런데, 왜 심형래 씨에게만 감독이 아닌 인간이라는 입장에서 

면죄부가 주어져야 하는 것인가?

 

충무로가 심형래씨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글들이 많이 보인다. 하지만, 정작 심형래씨를 감독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은

바로 심형래 씨 예찬론자들 아닌가? 인간 심형래씨의 열정은

영화를 보는 눈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그것이 함께 투영되어 영화를

본다면, 그것이 바로 감독 심형래를 무시하는 것이다.

'이 정도면 괜찮은데, 왜들 그러시냐?' 라는 식의 말조차도

감독에겐 치명적이다. 그건 동정이다.

인간 심형래 씨는 그 동정이 고마울지도 모르겠으나,

심형래 씨가 자신을 진정 한 영화의 감독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런 식의 옹호는 오히려 괴로울 뿐일 것이다.

 

물론 대중들은 내가 판단할 수 있을 정도로 무지하지 않다.

하지만, 한 쪽으로 치우쳐버린 대중들은 무지하며 악하다.

누군가의 가능성을 죽이고, 누군가에게 획일적인 생각만을

고집한다. 인간 심형래 씨는 밝아보이지만, 감독 심형래씨의

미래는 대중들에 의해 어두워져간다. 다양한 시각과 견해 역시

어두워만 보인다. 

 

<난 아직 영화를 보지 않았다. 그리고 당분간은 억지로라도 

안 볼 것이다.

사람들의 맹목적인 지지가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

나도 즐겁게 봐야 할 것 같은 기분이다. 여론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여론과 반대되게 움직이는 것보다 편하지만, 난 그러고 싶지가

않다. 내 개인의 취향과 생각이 무시받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