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8/08 정신대 문제 대책 협의회 773차 수요집회 참가후기

박종화2007.08.08
조회34

한국 정신대 문제 대책 협의회에서 매주 수요일마다 주최하는 '수요시위', 그 773차 집회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집회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세계 연대 행동 주간' 선포식도 겸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다음주 수요일인 62차 광복절을  'Global Action Day'로 선포하고, 8월 6일부터 11월 초까지 서울을 시작으로 하여 일본, 대만, 미국, 캐나다, 호주, 인도네시아, 필리핀, 독일 등지에서 집회를 가진다고 합니다. 일본군 위안부는 비단 한국여성들만에 국한된 것이 아니기에, 각 나라 피해 여성들의 일본정부에 대한 공식사과와 보상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서울에서는 이 Global Action Week (8월 6일부터 19일까지) 동안 다양한 행사가 예정되어 있는데요, 위안부 영상제는 정신대 문제 협의회 교육관에서 9일과 10일, 세계 연대집회 겸 774차 수요시위 및 거리캠페인은 일본대사관 앞에서 15일 정오에 열린다고 합니다.

 

 

오늘 아침부터 비가 무척 쏟아져서 집회가 열릴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지하철을 탔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안국역에서 내려 걸어가는 동안 빗줄기가 점점 약해져서 개는 것에 안도했습니다. 일본대사관 앞에 가 보니, 제 에상과는 달리 이미 많은 분들이 서서 집회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어린 초등학생, 중/고교생에서부터 성인들까지 다양한 참가연령대를 보여주었는데요, 외국인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습니다. 삼삼오오 모여서 집회에 참석한 학생들을 보면서 그들의 살아 있는 역사인식에 고마움을 표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미래는 이래서 밝을 수 밖에 없다..는 희망도 샘솟는 것을 느꼈구요.

 

할머니 세 분께서 정면에 앉으시고, 그 뒤로 참가자 우리들이 줄을 섰습니다. 미리 나누어주신 종이 띠에 할머니, 일본정부, 한국정부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고, 구호 등을 배운 후 집회 시작을 조용히 기다렸습니다.

 

사회는 정신대 문제를 연극으로 만들어 공연하시는 극단 '나비'의 대표 방은미 씨가 맡아 진행하셨습니다. 가장 먼저, 아름다운 조선차회에서 나오신 임언정 선생의 '헌 다례'가 있었습니다. 차를 준비하여 정성을 다해 올려드리는 이 다례의식은, 이미 고령으로 한 많은 생을 마치신, 그리고 감사하게도 우리 곁에 아직 남아계시는 위안부 할머니들께 차를 올려 드리는 의식이었습니다. 모든 손길에 그분들께 대한 우리 모두의 마음이 묻어나, 우중충한 비내음을 따스한 차향으로 날려버리는 듯했습니다.

 

이어 '바위처럼'이라는 노래를 따라 불렀는데요, 이 곡은 해방 이후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던 속에서도 바위처럼 꿋꿋하게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계속 노력해오신 할머니들을 상징하는 가사로 되어 있었습니다.

 

비로 인해 더 오셔야 했던 여러분들이 부득이하게 불참하셔서 행사 순서가 많이 줄었습니다. 민주노동당 여성위원회 위원장의 인사에 이어서 제가 가장 감동을 받았던 순서가 이어졌습니다. 바로 Peace Road 참가자들의 할머니들께 드리는 편지 낭독 순서였습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청소년들의 모임에서 나온 각 학교 학생들은 13-15일 3일동안 일본을 방문하여 위안부 문제에 대한 각성과 사죄를 촉구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편지 낭독이 이어졌는데요, 할머니들께 '일본이 결국 역사에 머리 숙여 자신들의 죄악을 인정할 때까지 건강하게 사셔야 해요' 라는 대목에서는 여러 사람이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작년엔 8명, 올해에만 6명의 할머니들이 아직 풀리지 않은 한과 가난한 생활고에 시다리다 운명하셨다는 말이 이어지자 결국 여기저기의 훌쩍임과 함께 잠시 장내는 숙연해졌습니다.

 

그에 대한 감사의 답변일까요. 할머니께서 '대통령과 국민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낭독하셨습니다. 언뜻 보기에도 읽어 내려가시는 것이 힘에 겨워 보이셔서 무척 안타까웠는데요, 그래도 씩씩하게 끝까지 마치시고 우리 참가자들과 국민, 정부 등을 향해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세계 연대 행동 주간 캠페인 선언문을 낭독하고, 그 후 시작할 때 썼던 정의의 띠를 서로 이어 할머니들께 함성과 박수로 힘을 드리는 것으로 한 시간 가량의 수요집회가 끝났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욱 질서있고 깔끔하고 예의바르게 진행된 수요집회. 감정이 격할 수 있을 텐데도 담담하고 씩씩하게 나서주신 할머니들과 학생들, 그리고 모든 참가자들에 감동했는지 취재나왔던 취재진의 일부나 만약의 필요를 위해 나와 있던 전경들도 구호에 같이 동참하는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지속적인 관심은 http://www.womenandwar.net 을 통해서 표현해 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역사는 우리의 생명입니다.

비뚤어진 역사 위에 아름다운 미래를 건설할 수는 없습니다.

늦기 전에 역사를 바로잡는데 우리 모두 조금씩 힘을 모았으면 좋겠습니다.

 

'일본정부는 위안부 문제를 공식사죄하고 법적배상하라'

'한국정부는 위안부 문제와 할머니들의 생활고에 대해 정부차원의 지원과 협력을 시작하라'

'우리 모두는 할머니들의 목소리를 잊지 말고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