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김형석2007.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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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거제시문화예술재단 김형석 예술기획부장



세계 3대 미항의 꽃,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세계 건축계의 명품!

“속지말자, 화장발! 다시 보자, 조명발!” 일찍 결혼한 벗이 취중에 자주했던 얘기다. 무지로 머얼건 눈에 천박한 호기심만 가득한 불혹의 동양인을 맞이한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의 야경은 너무나 수수한, 요즘 유행한다는 트렌드인 ‘생얼미인’이었다. 세계적인 거장들이 품고 싶어 안달하는 밤꽃(夜花)은 화장도 안한 채 6월의 차가운 늦가을 해풍에도 은백색으로 고고히 서 있었다. 못생긴 걸(Girl)이 화장에 목숨 걸 듯 우리나라 도시들이 휘황찬란한 조명으로 건물의 외관을 치장하는 풍경에 익숙했던 섬마을 촌놈 눈엔 그 명성에 비해 의외로 생경한 첫인상으로 다가왔다. 외모뿐만 아니라 내면의 아름다움도 간직하며 시드니의 랜드마크(land mark)이자 호주의 문화경쟁력인 오페라하우스는 얼마전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된 세계 건축계의 명품이다.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랜드마크는 형태, 규모, 역사성, 공간적 배치, 색채 등에서 두드러져 주변 경관과 대비되는 도시의 상징물을 말하며, 경제적인 효과는 물론 도시의 이미지와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국내외 많은 도시들이 앞다퉈 건립을 시도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과 미국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등이 대표적이다. 오스트레일리아의 경우, 문화예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시드니 오페라하우스(The Sydney Opera House)를 연상할 것이며 청소년들에게도 아마 캥거루와 함께 대표적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을 것이다.

시드니는 호주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도시이며 호주 개척의 출발점이 된 곳으로 뉴사우스웨일스(New South Wales) 주의 주도이다. 시드니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개최하면서 보다 더 국제적인 도시로 발돋움 하고 있으며 전세계 도시평가에서도 최근 연속 3년간 최고의 도시로 평가받고 있다. 이탈리아 나폴리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와 함께 세계 3대 미항(美港)인 시드니항의 코발트 빛 바다와 조화로운 오페라하우스가 그 위용을 자랑하며, 뒷배경으로 ‘코트 행어(옷걸이)’라는 애칭을 가진 하버 브릿지가 완만한 타원형으로 맞은 편 만으로 뻗어있다.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근처에는 세계적인 호텔들과 큰 규모의 수변공원, 그리고 NSW(Austral state New South Wales)주와 시드니 시의 관공서들이 빼곡하게 밀집되어 명실공히 행정, 문화관광, 비즈니스에 있어 도시의 중심 지역이다. 시내중심가에는 대회의장(컨벤션 센터), 미술관, 박물관, 해양수족관, 쇼핑타운, 푸드 타운(food town) 등과 가족 놀이 시설 등이 있는데 관광, 컨벤션 산업과 시민들의 친수공간과 수변공원으로 짜여있어 많은 시민들과 각국의 관광객들 휴식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대중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시내중심가를 벗어나 교외로 나가면 본다이 비치나 맨리 비치 등 아름다운 전망과 경치를 자랑하는 해변이 있어 해수욕이나 서핑을 즐길 수 있다.


웅장한 해양경관에 떠 있는 하나의 초점으로 표현된 현대건축의 백미!

처음 만들 때, 현 위치에 크게 영감을 받은 건축가 조엠 어츤(Joem Utzon)은 ‘웅장한 해양경관에 떠 있는 하나의 초점’으로 표현해 모든 각도에서도 매력적인 건축물을 만들려고 시도한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는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종합 공연예술센터 중 하나다. 오페라하우스의 컨셉트는 고딕 교회의 건축양식으로 바람을 가득 담은 돛을 형상화한 것으로 흡사 조가비 모양이 연상되는 지붕은 106만 5천 장의 타일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무대연단은 과거 문명에서 그 아이디어를 찾아 멕시코 마야사원의 연단이라 한다. 전체 길이 183m, 최고 넓이 118m2, 최고 높이 해발 67m이다. 해저 25m 깊이에 세워진 5백 80개의 콘크리트 받침대가 총 160,956톤의 건물 무게를 지탱하고 있단다.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좌석수 2,679석이며 기계로 작동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오르간을 갖추고 있는 음악전문 공연장인 콘서트홀, 오페라와 발레 공연이 주로 이루어지는 공연장으로 1,547석의 객석을 갖추고 있으며 호주의 미술가 존 코번의 추상적인 작품인 ‘태양의 막’이라 불리는 무대 커튼이 인상적인 오페라극장과 연극관, 플레이하우스, 스튜디오, 전시홀, 그리고 건축가를 기념해 재개관한 다목적홀인 어츤(Utzon) 룸과 1,000여 개의 부설 룸, 레스토랑 등으로 이뤄졌다. 1973년 개관한 이래, 매년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매혹적인 감동의 시간을 제공하며 지속적으로 세계 정상급의 예술인들이 무대에 서고 있다. 현재까지도 많은 방문객들이 오페라하우스가 유명한 둥근 천장 아래 모든 극장과 홀이 연결된 복합단지라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는 전시회 및 영화뿐만 아니라 연극, 뮤지컬, 오페라, 현대무용, 발레, 심포니에서 재즈에 이르는 다양한 공연을 하며, 매년 약 1,700회의 공연과 2,400회의 각종 행사가 이루어지고 총관객수가 20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단, 한해의 행사계획이 공고되는 새해 1월 1일과 부활절은 휴관한다. 오페라하우스를 둘러보며, 거제도 바닷가에 태평양으로 항해하는 범선의 형상으로 건립되어 거제문화예술회관을 방문하는 관람객들로부터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를 닮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껍데기’ 보다 ‘알맹이’가 닮았다는 말을 더 듣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간절해졌다.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아내의 사랑이 만든 불멸의 걸작, 문화적 태생은 불행한 사생아!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는 멀리서 보면 과일을 잘라 엎어놓은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로도 커팅된 오렌지 조각에서 디자인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덴마크 출신 무명의 건축가 조엠 어츤은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국제공모 작품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집에 와서도 밤을 새우며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의 건강을 걱정한 아내가 야식 쟁반에 담아온 잘려진 오렌지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는 야사가 있다.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1957년 1월 29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현상설계 당선 발표가 되자 불멸의 작품들이 그랬듯 괴상한 형태에 찬반양론으로 시끄러웠으며 건축공사는 1959년 시작되었으나 그의 작품이 완공되기까지는 우여곡절 끝에 14년이 시간이 필요했다. 예정공사기간 4년의 3배가 넘는 세월이다. 공사착수 후 9년이 경과한 시점에서 초과한 예산과 공사기간 연장으로 오스트레일리아 정부에 의해 조엠 어츤은 공사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불행을 겪기도 했다. 1954년 뉴사우스웨일즈 정부의 주도로 이 프로젝트가 발주될 당시는 국가를 대표할만한 건축물을 만들어내자는 원대한 의지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그러나 예산과 시간이 예상을 완전히 빗나가자 당선작으로 선정한 건축가를 해고(?)하는 헤프닝이 연출된 것이었다.

1972년에 완성되어, 1973년 10월 20일 영국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참석한 개관식으로 시작된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는 독창적인 조엠 어츤의 작품이라 할 수 있으며, 금세기를 대표하는 최고의 건축물로 인정받아 2003년 건축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The Pritzker Architecture Prize)상을 수상했다. 이제 세계적인 건축물이자 호주 최고의 자랑거리인 오페라하우스는 40여 년 전 독창적인 한 건축가의 선견지명과 노력으로 완성되어 40여 년이 지난 오늘날 그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게 된 셈이다. 조엠 어츤은 뉴사우스웨일즈 주 초청으로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건립 40주년’ 기념행사에서 그 상을 수상해 그 감회 또한 남달랐을 것이다.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시대정신과 창조적 상상력이 예술적 표현을 통해 생생히 살아나는 호주 예술의 전당!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는 하드웨어 만큼 소프트웨어도 최고다. 오페라하우스는 시드니 교향악단(Sydney Symphony Orchestra)과 호주 오페라단(Opera Australia), 호주 발레단(the Australian Ballet), 시드니 극단(Sydney Theatre Company), 시드니 무용단(Sydney Dance Company) 등이 상주해 있다. 이러한 유명 예술단체들의 공연장으로 제공될 뿐 아니라 자체 프로그램도 제작하고 여러가지 비전통 예술장르도 계발하며 다양한 문화적 배경과 소양을 지닌 예술가들의 공연도 적극 유치하고 있다. 오페라 하우스에서는 늘 참신하고 활기 넘치는 현대 및 고전 예술이 펼쳐지며 국제적인 공연예술단체들과 창조적인 공동작업들도 지속적으로 기획하고 있다.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는 단지 공연장의 의미를 넘어 전 세계의 훌륭한 예술가들에 의해 창의적인 예술이 창작되고 선보이는, 그래서 예술적인 표현과 공간을 겸비한 호주 공연예술의 전당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정신과 창조적 상상력이 혁신적인 예술적 표현을 통해 다시 생생히 살아나는 곳이다. 오페라하우스는 호주 공연문화에 중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개관 이후 그 역할을 확대하여 정부나 시의 대규모 행사, 즉 호주 200주년 행사, 밀레니엄, 시드니 올림픽, 신년 전야제 등과 올해 9월에 열릴 APEC 정상회담 장소로도 활용된다고 한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의 내부 및 공연 관람과 무대 뒤 숨겨진 모습을 둘러보는 ‘유료 가이드 투어’도 진행한다. 내부를 둘러보며 건축물의 공학기술과 무대소품 창고와 연습실, 조명 부스를 비롯한 여러 곳을 둘러볼 수 있으며 영어, 일본어, 중국어 외에도 한국어 투어도 매일 가능하다. 그리고 극장과 홀을 구경하는 단순한 견학코스뿐만 아니라 저녁식사와 공연을 함께 즐기는 ‘공연 패키지 투어’, 황혼의 시드니항과 오페라하우스를 감상하며 만찬을 맛볼 수 있는 ‘크루즈 투어’ 체험상품도 있다.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시드니에는 오페라하우스와 함께 호주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축제가 있는데 남반구의 한여름 1월에 열리는 ‘시드니 페스티벌’로 호주의 가장 큰 문화 예술행사다. 1977년 처음 시작된 이래 매년 연극과 무용, 음악, 미술, 영화, 대규모 팝 공연 등을 하며 100만 명의 관람객을 끌어들이는 축제로 성장했다. 2007 페스티벌 역시 전세계 예술가 8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100여 개의 행사를 시드니의 명물 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해 시드니 곳곳의 극장과 공원 등지에서 선보이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대중성과 실험성의 조화를 표방하는 축제의 성격에 걸맞게 해외에서 명성을 얻은 검증된 작품과 참신한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새로운 창작물들이 축제를 수놓았다.


죄수들의 유배지에 세계적 문화도시라는 왕관을 씌워준 창조적 건축가!

시대를 앞서간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의 설계자 조엠 어츤의 창조적 발상이 오페라하우스를 호주를 대표적으로 상징하는 건축물로 만들었고 세계 각국에서 벤치마킹 한다. 그리고 해마다 이 건축물을 보러 호주를 방문하는 여행자들이 1,00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오늘날 선진국의 경쟁력은 각 도시의 경쟁력으로 나타난다. 도시들은 고유한 상징성과 독창적인 브랜드로 지구촌 사람을 유인하고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려고 심혈을 기울인다.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나는 사각형 형태를 만드는 대신 하나의 조각품을 만들었습니다. 지나칠 때나 하늘 위를 쳐다볼 때 항상 새로운 것이 스쳐갑니다. 태양, 광선, 구름 등과 더불어 그것은 하나의 생명체가 됩니다.” 오페라하우스 내부 투어 때 나누어준 한국어판 가이드북에서 읽은 창의적인 삶을 산 건축가 어츤의 말을 되새기며 죄수들의 유배지였던 호주에게 세계적 문화도시라는 왕관을 씌워준 건축가에게 경의를 표하며 귀한(歸韓)했다.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 같은 대형 건축물이 아니라 덴마크 코펜하겐의 인어상처럼 도시를 상징하는 작은 조형물이라도 만들어 국제경쟁력 있는 해양문화관광도시를 지향하는 거제시를 상징했으면 하는 꿈을 푸른 하늘에서 꾸었다.

-거제문화예술회관에서 발행하는 문예정보지 '예술을 사랑하는 거제사람들' 전재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