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날 옛날에

신선애2007.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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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옛날에

옛날 옛날에 손이 참 못생긴 여자가 살았대.

얼마나 못생겼냐면, 그 여자의 엄지손가락이 꼭 엄지발가락 같았대.

사람들도 수군수군수군...

"째는 얼굴은 예쁜데 손이 너무 못생겼어, 손이 너무 못생겼어."

그래서 여자는 어려서부터 버스 손잡이를 잘 잡으려 하지 않았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언제나 장갑을 끼고 다녔지.

그런데 그런 손을 겁도 없이 놀리는 사람이 있었어.

그건 바로 남자 친구라는 사람이었는데

사실 처음엔 그 남자도 몰랐대.

그 여자 손이 그렇게 생긴지.

그 여자가 만날 손을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고

손잡는 대신 팔짱만 쏙쏙 끼고 다녀서

한 번도 손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나 봐.

 

어쨌든 이 남자는

여자가 무안해하거나 말거나 여자의 손에 대해 감탄을 아끼지 않았어.

"이야~ 진짜 신기하게 생겼다!"

"아무리 봐도 발 같아. 어쩜 엄지손가락이 이렇게 생겼냐?"

"너 최고 해 봐, 최고! 엄지손가락 이렇게 세우는 거, 이거 돼? 안 되지?"

그럴 때마다 여자의 눈썹이 사나워졌어.

"보지 마! 보지 말라니까.. 하지 마! 하지 말라니까.."

 

처음엔 화도 나고, 창피하기도 하고, 원망스러웠겠지.

그런데 남자가 만날 놀려 대니까

여자는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더래.

"그래, 봐라 봐!"

하고 포기가 되더니

나중엔 남자가 손바닥을 내밀면서 "자, 앞발~" 그러면

여자는 못 이기는 척

그 위에다가 자기 손을 척 올려놓는 경지까지 됐다나 봐.

웃기지?

 

그런데 잘 지내던 두 사람이 한번은 심하게 싸웠대.

"그래! 헤어져."

그러곤 각자 집으로 가 버렸겠지.

여자는 집으로 들어가자마자 화장실로 가서는

코를 핑핑 풀면서 펑펑 울어 댔어.

한참을 울다가 거울을 보는데 세상에..

눈물을 닦고 있는 자기 손이 눈에 확 들어오더라는 거야.

음~ 그 못생긴 손!

 

그 순간 여자는 "어,떡,해"

그 세 글자를 내뱉고는 남자 집으로 달려갔어.

그러곤 그 남자를 불러내서 하는 말이

"나 너랑 못 헤어져.

발이 네 개인 여자하고 누가 사귀겠어?

나 너랑 계속 사귈 거야.."

그러면서 여자가 뚝뚝 우니까

남자도 여자의 앞발, 아니 손을 붙잡고 눈물을 글썽글썽.

그래서 두 사람은 안 헤어졌대.

 

사람들은 그렇게들 사랑한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을 그렇게 불러 대면서.

내 사랑 곰탱이, 내 사랑 뚱돼지, 내 사랑 못난이, 내 사랑 울보,

내 사랑 동희..

 

Everyone says I Love you

-이미나 '아이러브유'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