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6] 청소

장기영2007.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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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 청소
 

민머리 빗자루와 구멍난 쓰레받이를 챙겨 청소를 시작한다.

 

후덕한 연륜은 빗자루의 머리숱을 야금야금 앗아가

아무리 힘껏 쓸어내도 먼지들은 버젓히 자리를 보존한다.

 

애써 모아 놓은들 헛일이다.

뻥 뚫린 쓰레받이는 배가 부른지 자꾸만 먹이를 토해낸다.

 

그렇게 크지도 않은 방을 한바탕 휘젓고 난 뒤,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연장이 허술하니 공사가 신통치 않다.

애꿏은 땀방울만 눈알을 찌를 뿐이다.

 

제 아무리 기력좋은 천하장사라 한들

부질없는 청소질에 결국은 지치게 마련이리라.

 

그래서 내 몸이 먼저 포기한다.

그리고 내 마음도 차분히 그 뒤를 따른다.

 

아무리 그녀를 지워내려 애를 쓴들

쓸고 담는 일이 노상 어리석어

그녀의 흔적 위에 소리없이 주저 앉는다.

 

오늘도 청소는 이렇게 아프다.

 

070808 PM06:26

Written by. BW[;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