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정든이놈, 제손으로묻어줬습니다..

이별2006.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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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눈팅만하며 웃다 승질내다가 이렇게 쓰게되네요

 

용인 양지에있는 모주유소에 있지요

불혹의 나이를 넘기면서 세상의 감정에 시큰둥할때가 많구요 슬픈얘기엔 느닷없이 닭똥눈물이

주루룩 흘러내리기도 하구여 여튼 이렇게 저렇게 하루하룰 지내고 있답니다

 

요즘 애완동물에 관심들이 대단하던데 전 딱질색이거든요 개키우는 집에가면 왠지 냄새가 배어 있는거 같기도 하구 털이 날려서 몸에 붙어 스멀거리는거 같기두하구 어렸을적엔 개두 꽤 좋아했었는데

살다보니 것두 변하나바여..

 

하루는 우리 주유소에 마트가 있는데 젊은 아가씨둘이 와서는 컵라면에 과자에 실컷머드만 가는데

차에타고 잠시 있더니 먼가를 휙 던지고는 그대루 줄행랑치더라구여 먼가해서 밨더니 조막만한 고양이가 어쩔줄몰라하며 울어대는데 참 어이가 없더라구여 그걸어째? 걍데려다 키웠는데 이것이 절대 정을 안주더라구요 덕분에 생쥐한마리 보이지않구여 그러나 어느날 홀연히 사라지더군여 숫놈였는데

지가 독립할때가 되서그런가? 일주일 기다리다 포기하구 말았죠...

 

용인엔 아직도 장날이 있어요 우연히 장구경하다 고양이를 팔더라구요 그래서 뱃속에서 나온지 일주일밖엔 안된  놈을 만원주구 사버렸지요 무늬가 아주 특이하고 호랑 줄무늬가 있는....

 

이놈 오자마자 설사하구 밥두 못먹어서 병원데려가서 주사맞히구 사료도 사오구 며칠 정성들였더니 그나마 고양이 꼴이 되가는데 신기하더라구요 근데 이놈, 먹성이 어떻게나 좋던지 고양이가 아니라 돼진줄알았다니까요 우리 여직원이 견을 키우는데 사료를 한날 사서 먹이는데 이놈이 두배는 더먹구 강아지걸 뺏어 먹더라구요 아놔, 내가 고양이를 카우는건지 돼지를 키우는 건지..

 

매일밤 클럽을 가는지 홍대를 가는지 아침에 비실비실 들어오믄 밥한사발 먹고는 하루죙일 자다가 저녁어스름에 일어나 밥달라구 조르는데 이건 완전 사람을 달달 볶아요 하는짓이 꼭 강아지더라구요

물컵에 물먹다 맘에 안들면 앞발루 툭! 쳐서 엎어놓구 손님오믄 앞에가서 알랑알랑거리구 하는짓이 고양이 같지 않아 다들 귀엽다 그래요 잠자기 시작하믄 아예 대자로 뻗어서 자는데 누가 와서 건드려두 신경두 안씁니다

 

하루는 출근을 했는데 난리가 났어요 보등이 다죽게 생겼다구 아, 이름이 보등인데요 왜보등이냐 하면요 주유소 파는 기름이  보일러 등유가 있거든요 줄여서 "보등" 이라 부르는데 그걸루 딱 정했죠..

이놈 걷지두못하구 울지두 못하구 먹지두 못하구... 병원서 진단하길 사람이라면 죽었대요 갈비가 나가구 폐까지 뼈가 찔러서 치료가 되도 한쪽은 못쓴다 하더라구요 그냥 응급 처치해줄테니 가서 낫기를 바랄뿐이라는데 참... 그래두 일주일정도 주유소 식구들이 보살펴서 살아났는데 다행이더군요

 

어느날 부터 큰 대로를 가로질러 건너기 시작하더라구요 기를쓰구 건너는데 그거 아무도 못막습디다

그래요 이놈이 드뎌 어른이 된거예요 아침에 보면 온몸에 상처에다 비실비실 또 밥한사발 뚝딱하구

죙일 자다 큰길건너 가구 이러더니 아예  살림을 냈는지  안들어오더니 집나간지 한달째 결국 건너 동네에서 우연히 마주친 나에게 딱걸려 머리끄댕이를 잡혔죠 그래두 순순히 오네요

 

집떠나믄 고생이라구 얼마나 굶주렸던지 실컷먹구 실컷자구 에구 저거 내자식아님 그꼴 못보죠

삼일 그러더니 또사라졌어요 이틀째 이놈 또안들어올려나 했는데...

우리 직원이 길중앙에 먼가가 있는데 꼭 보등이 같데요..

얼른 가봤죠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길바닥에 형체가 없이 깔려있는 모습을 순간 우리 고양이구나 하는 느낌이 확들더라구요 큰트럭에 깔렸는지 아무 형체두 없는데 알수있겠더라구요....

 

그때 그 황당함... 옆에서 쌩쌩 달리는 차들이 넘 원망스럽더라구요 괜히 데리구와서 저지경이됐나 그냥 동네서 살게 놔둘걸 하는 후회도들구... 아.. 미치겠데.. 어떡해요 그냥 들구와서 주유소 옆에다 묻어줬습니다... 그제 핸폰 정리한답시구 우리 보등이 사진까지 싹지우고요 오늘 혹시 남은거 있나 하구 보니 저장된 파일이 없다자나요  남은 흔적이라곤 보등이 밥그릇과 먹다남은 사료가 전부네요...

 

컴하구 있으믄 괜히와서 몸부비구 슬그머니 무릎으루 폴짝뛰어올라 오구 그랬는데...

비두 부슬부슬오구... 기분 영 꽝이네요...

이제 애완 잃어버려서 울구불구 하시는분 이해가 가네요  백프로는 아니지만..

 

첨으루 올려 봅니다.. 위로 받자구 하는것도 아니구 그냥 이러면 기분이 나아질까해서 올려바요....

글이 꽤 길죠? 원래 나이 먹음 그렇다우...

또한가지..  기름값이 왜 이렇게 비싸지느거야... 미치게따 장사안되서

이글보구 우리 주유소 방문하시는 분들 특별세차 서비스해드립니다..

양지IC 입구 정면 좌측에 있엉요... 암호는"보등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