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반짝반짝 빛나는 밤

녹색연합2007.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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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반짝반짝 빛나는 밤
야근으로, 혹은 밤새 이어지는 술자리로 24시간을 가득 채우는 사회에서 우리는 밤의 가치를 점점 잊어버리고 있다. 밤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어둠과 평화와 균형의 가치를.

[세계의 녹색칼럼]

별이 반짝반짝 빛나는 밤

글·제레미 스미스│옮김·김미영



세상에 가장 큰 자연공원을 잃어버리다

미국에서는 해마다 엑손 발데즈호 사건(* 주 참고) 때보다 더 많은 새들이 인공 빛 때문에 생긴 여러 원인으로 죽고 있다. 밥 미즌(Bob Mizon)씨는 바닷가의 하얀 절벽이 보이는 언덕의 푸른 풀밭에 앉아 신문을 꺼내 들고 읽기 시작했다. 이제는 오후 시간은 물론 새벽 2시에도 10마일 떨어진 여객선 터미널에서 나오는 빛 덕분에 자잘한 글씨로 인쇄된 신문기사를 읽을 수 있다.
미즌 씨는 차 뒤에 회색 간이 천문투영기(별자리가 그려진 지도 같은 것)를 싣고 영국 남부, 유서 깊은 대학들을 여행 다닌다. 그는 ‘어둔 하늘을 위한 캠페인’(The Campaign for Dark Skies )이라는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우리를 둘러싼 세상의 절반은 저 지평선 너머에 있습니다. 그 절반은 법에 의해 보호받지 못하고 있어요. 밤하늘은 과학자들의 호기심을 끊임없이 일으키며, 그 자체로도 뛰어난 자연미를 지녔지요. 그러나 지난 50년 동안 개발에 혈안이 된 세상의 흐름에 밀려 조용하게 차츰차츰 그 모습을 잃어가고 있어요. ‘어둔 하늘을 위한 캠페인’단체의 동료는 이렇게 탄식합니다. 밤하늘을 잃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큰 자연공원을 잃어버리는 셈이라고요.”
영국 천문학회와 ‘잉글랜드의전원을지키기위한모임’에 따르면, 영국사람 85퍼센트가 밤에 전구를 밝히고 살고 있다고 한다. 영국 4분의 1에 이르는 지역이 ‘빛공해’로 고통 받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더 이상 밤하늘에서 은하수를 볼 수 없다는 뜻이다. 천문학자들은 수십 년 전에 설치한 망원경은 더 이상 그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로스엔젤레스 근처 윌슨 산에 세운 2.5 미터짜리 망원경은 이제 쓸모없어졌다. 430미터 높이의 하와이 마우나케아 화산 꼭대기에 있는 대형 천문대도 빛공해의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뭘 어쩌란 말이냐고 묻는 이도 있을 것이다. 별을 더 이상 볼 수 없는 건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런 감상에 젖어있기보다는 땅과 물이 오염되고 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지 않은가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빛공해는 매우 심각한 결과를 낳고 있다. 그 결과는 마치 꺼져가는 별빛처럼 우리가 알아차리기는 힘들다.

자연을 뒤죽박죽으로

자전하는 지구에 사는 생물은 하루를 낮과 밤으로 나눠 살고 있다. 자연계의 많은 동식물들은 먹이 구하기, 잠자기, 새끼를 낳기 위해 좋은 서식지로 이동하기처럼 모든 활동을 낮과 밤의 리듬에 맞춰 살아간다. 하늘의 이 자연 질서를 사람이 망가뜨리는 것은 동식물들의 생존력을 해치는 셈이다.
2005년 성능 좋은 가로등이 영국의 시골마을, 레이체스터에 설치되었을 때 이 지역의원은 신문에 이렇게 기고했다. ‘가로등은 마치 상점에서 나오는 불빛과 같다. 불빛은 충격을 받을 정도로 밝은 데다가, 이 시골길에서 마주치고 싶은 물건도 아니다. 이 가로등을 설치한 첫 날 저녁, 새들은 노래를 멈추지 않았고 심지어 밤이 되어도 쉬지 않았다. 새들은 밤인데도 낮이라고 착각한 듯했다. 가로등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또 다른 날 새벽녘, 라디오 전파장애(극광으로 인한 전파 장애로 새벽녘에 종종 발생)는 점점 더 이른 시간에 발생하고 있다. 인공불빛 때문에 혼란을 겪고 있는 새처럼 말이다. 수면 주기에 혼란을 겪으면서 이 새들은 민첩하기가 예전만 못해 먹이 잡이에 고생을 한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많은 새들이 높은 빌딩의 창문에 반사되는 빛을 멀리서 빛나는 별로 착각하고 유리창에 부딪힌다. 이런 식으로 해마다 미국에서는 많은 새들이 죽는데, 이는 엑슨 발데즈 호 사건 때 죽은 새의 ‘진짜’ 수치(보도에 따르면 3만6천 마리)보다 더 크다.
미국 과학자들은 어떻게 철새들이 해마다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가서 정확한 목적지에 다다르는지, 그 신비한 방법을 알아내는 중요한 발견을 했다. 개똥지빠귀가 태양이 뜨는 방향에 따라 ‘생체나침반’을 다시 조절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바다거북도 철에 따라 이동하기로 유명하다. 암컷 바다거북 무리는 알을 낳기 위해 대서양을 며칠 동안 헤엄쳐 카리브 해안에 정확히 도착한다. 몇 달이 지나면 그 해안에서 부화한 새끼 바다거북 무리가 며칠 밤을 헤엄쳐 이동한다. 이 무리가 바다에 다다르려고 일제히 종종 걸음하는 그 모습은 장관이다.
불행하게도 아름다운 카리브 해안에 오는 것은 바다거북만이 아니다. 관광업이 성행하면서 해안가 도로를 따라 가로등이 들어섰다. 바다거북의 천연 산란지에 인공 불빛이 더욱 밝아진 것이다. 만약 불빛이 꺼지지 않는다면 어미 바다거북은 더 이상 이 해안으로 오지 않을 것이다. 알에서 깨어난 새끼 바다거북이 인공불빛의 교란으로 방향을 잘못 잡아 바다로 들어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불빛을 다소 줄이기 위해 노력했지만 많은 바다거북들은 고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해변의 불빛은 약해질 수 있지만 해안에서 멀리 위치한 도시가 발산하는 빛공해는 밤하늘을 여전히 부옇게 밝히기 때문이다. 1998년 플로리다 환경보호과는 엄격하게 해변가로등 점등을 규제했지만 1만9천9백7십 마리 새끼 바다거북이들이 참변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불빛에 헷갈린 나머지 헤매다가 무기력하게 갈매기나 다른 천적의 먹이가 되었고, 또 가까스로 바다에 뛰어들 수 있었다 해도 수영하기에는 이미 너무 지쳐버렸기 때문이다.

어둠이란 삶의 절반을 빼앗기면
별이 반짝반짝 빛나는 밤부엉이, 쥐, 박쥐처럼 밤의 서식지를 공유하는 야행성 동물들은 더욱 고통을 받는다.  짝짓기를 할 상대의 불빛을 보고 서로를 알아보는 반딧불이류는 인공 빛에 의해서 가장 위협 받는 생물이다. 쇠똥구리도 부분으로 악영향을 받고 있다. 2003년 영국 국영방송은 ‘많은 새들이 해와 달, 별을 하늘의 기준점으로 삼고 있지만, 아프리카 쇠똥구리는 훨씬 더 민감하다. 이 생물은 달빛이 대기 속 미립자에 부딪힐 때 생기는 주기를 이용해 스스로 방향을 찾고 직선으로 움직인다. 그래서 밤하늘에 구름이 꼈을 경우에는 땅을 기어 다니는 모양이 원을 그리며, 움직임이 둔하고 서툴다.’고 보도했다.
물고기도 혼란을 겪는다. 송어는 투광조명(건물이나 인물 등에 여러 각도에서 빛을 비추어 뚜렷이 드러나게 하는 조명 방법) 때문에 이상행동을 보인다. 넙치무리(북쪽 해양의 큰 가자미)의 산란 시기도 인공 빛의 영향으로 변해가고 있다. 심해생물조차도 이런 영향을 피해갈 수 없다. 심해생물들의 눈은 평소에 빛을 볼 일이 없기 때문에 빛에 익숙하지 않아 잠수정에서 나온 밝은 빛이 어두운 심해를 비추면 심각한 해를 입는다.
식물들도 영향을 받는다. 인공조명에 심하게 노출되어 생체조직에 이상이 생긴 사례가 연못에 서식하는 녹조류나 나이 많은 나무에서도 발견되었다. 때가 아닌데도 낙엽이 지기도 하고 밤에 광합성을 한다거나 꽃을 피우는 식물도 생겼다. ‘실질적인 보존을 위한 언론’은 말한다. ‘인공조명은 생태계 균형을 파괴하여 인간의 식량문제도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또 야행성 생물들이 활동하고 번식하는 서식처를 교란시켜 각 생물들의 개체 수와 종의 생물학적인 진화까지도 조작해 버릴 수 있다.’

‘슬픈’ 이야기

인간 스스로 빛공해을 일으켜 생태계 교란을 가져오는 원인이면서 또 하나의 피해자가 된다. 사람도 역시나 스스로 마구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자연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사람도 보통 어두울 때 잠을 잔다. 그래서 빛에 지나치게 노출되면 수면 장애가 온다는 사실도 잘 알려져 있다.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는 계속 밝은 빛에 노출되는 고문을 받았다고 폭로한 수감자들의 목록을 작성했다. 높은 자살률로 유명한 스칸디나비아 반도 사람들은 겨울철 짧은 낮보다 여름철 긴 밤에 목숨을 끊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총 자살자의 숫자가 가장 높을 때는 봄~여름(5월~7월) 시기이고 가장 낮을 때는 겨울~봄(12월~3월) 시기이다.
인간들은 집 ‘밖’이 아니라 집‘안’의 불빛으로 고통을 받는다. 불을 켜고 자는 아이들이 나중에 근시가 될 확률이 더 높다. 크리스 이드지고브스키 박사는 밤에 불을 밝혀 두는 것은 수면을 방해하고 과잉행동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밤에 인공조명을 너무 많이 받으면 암 발생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밤에 불빛에 노출되면 밤에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가운데 하나인 멜라토닌 형성이 방해를 받는다. 멜라토닌은 에스트로겐(여성 호르몬의 일종)을 생성시키는 일을 하는데, 멜라토닌이 점차 감소하면 유방암과 같이 에스트로겐과 관련된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날씨와 기후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조사를 한 팻 토마스는 말한다. ‘1973년 플로리다에서 어린이들을 상대로 한 연구는 과잉행동장애를 보이는 아이들에게 ‘풀 스펙트럼’ 빛을 비출 때 차분해지고 성적도 올라갔다고 한다. 풀 스펙트럼은 태양광선 분광기에 통과시킬 때 빈틈이 없는 여러 색깔의 완벽한 짜임을 볼 수 있다. 우리가 사물을 볼 수 있는 것은 이 가시광선 때문이다. 태양은 가시광선 외에 적외선과 자외선 같은 여러 에너지를 방출한다. 반면 형광등이나, 태양빛에 그나마 가깝다는 백열등을 분광기에 통과시키면 가시광선 색의 짜임에 빈틈이 보인다. 대부분은 가시광선 외의 다른 파장 방출 여부와 양도 태양에 미치지 못한다. 인공불빛은 풀 스펙트럼이 아닌 것이다. 1980년 캐나다의 비슷한 연구에서도 풀 스펙트럼 빛을 받고 있을 때 아이들 행동이 좋아지고 스트레스 수치도 낮아지고, 수축혈압도 한 아이마다 20수치 정도 내려갔다. 풀 스펙트럼 빛을 원래의 차가운 백색 형광등으로 바꾸니까 아이들 스트레스 지수가 빠르게 예전으로 돌아갔다.’
또한 적절한 태양빛을 쐬는 것이 혈압을 낮추고 심전도를 향상시키며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체중 감소에 도움을 주고, 건선피부질환을 치유하며 성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킨다는 결과도 나왔다. 팻 토마스가 지적하는 인간의 역설이란, 실내 인공조명이 얼마나 해로운지는 모르면서 자연 빛인 태양빛(물론 풀 스펙트럼)을 많이 쬐면 암에 걸린다고 믿고 있다는 사실이다.
“태양빛의 위험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자꾸 대중에게 각인되면, 인공빛의 위험에 대한 연구는 자꾸 묻힐 것입니다. ‘영국 의학저널’에는 인공조명 아래서 하루 종일 일한 사람들이 밖에서 일하거나 주기에 따라 햇볕을 쬔 사람보다 더 피부암에 잘 걸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있어요.”

자연의 대순환을 받아들인다는 것

겨울이 긴 북유럽 사람들의 2~10퍼센트 정도 앓고 있다는 계절성 정서장애(겨울철이 되면 반복되는 우울병)도 이러한 현상과 관련이 있다. 이 증세를 치유하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은 인공 빛을 일부러 쬐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라고 하니, 별로 놀랍지도 않다. 그러나 우울증이 어떤 증세로 드러나든, 이런 접근은 그것에서 배우겠다는 자세라기보다 치료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겨울이 다가오듯 좀 차분해지고 사람을 만나 돌아다니는 것을 좀 덜 즐기면 어떻게 될까? 넘치는 일을 좀 줄이고 심신을 쉬도록 하는 게 나쁜 일일까? 명상에 잠겨 우리를 둘러싼 사물들의 숭고한 의미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나쁠까? 계절이 바뀌는 것을 자연의 대순환으로 받아들이고 겨울의 시간은 내년 봄을 편히 기다리는 시간으로 인정하는 게 훨씬 더 좋지 않을까?
의학계에서는 보통 ‘계절성 정서장애’를 동면(겨울잠) 반응으로 알고 있다. 알래스카의 해가 뜨지 않는 겨울철에도 9시부터 5시까지 일하는 미국인들은 계절성 정서 장애를 겪는 반면, 같은 위도의 시골마을에서 전통에 따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이누이트족은 전혀 그런 증상을 호소하지 않는다. 겨울이 오면 이 부족 사람들은 일을 덜 하고 잠을 더 잔다.
과학기술이 일상의 자잘한 일로부터 우리를 해방시켜 여가시간이 충만한 미래를 약속해준다고 굳게 믿던 1960년대에 철학자 세바스챤 드 그라지아는 책에서 이렇게 썼다. ‘우리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침대에서 빈둥빈둥거리거나 한가하게 커피를 홀짝거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에 따라서 그 땅의 건강정도를 판단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들이야말로 생각이 닿을 수 있는 곳까지 사고를 뻗고 마침내 마음의 평화를 얻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 말은 현대사회에서는 저주처럼 들릴 것이다. 우리는 어두운 구석이 있는 곳은 모조리 밝히는 이상한 증세에 사로잡혀 있다. 영국 대부분 가정에서 조그만 움직임도 금방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환하게 비추는 조명을 정원에 설치하고 있다. 가정용 방범조명은 지나치게 밝다. 그러나 그 조명등이 강도를 막는 데 얼마나 좋은가 하는 문제에는 대답하기 어렵다. 조명이 자주 꺼져도 사람들은 누가 침입했는지 가서 살펴보는 경우는 드물고, 그냥 그 조명이 부랑자들이나 내쫓아주길 바랄 뿐이다. 오히려 방범조명은 강도들이 자신들에게 필요한 도구를 어둠 속에서 잘 찾게(덤불 사이에서 횃불을 들고 있는 것에 비하면 훨씬 덜 의심스럽지 않은가!) 해주는 역할을 한다. 우리는 오직 빛만 생각하기 때문에 더 밝을수록 그늘은 더 어둡게 내린다는 사실을 잊어버린다. 강도는 인공조명을 파악하고 그 주위에 생긴 그늘에 몸을 쉽게 숨길 수 있다. 정부는 ‘환하게 불을 켜놓는다고 해서 범죄가 줄지 않습니다.’라고 말한다. 아무도 안 그럴 것 같은 낮 시간에 가택침입 범죄가 더 빈번하게 발생한다.
“흡혈귀를 막겠다고 현관문에 마늘을 달아놓던 중세시대 미신과 같아요. 이제는 지붕에서부터 조명등을 주렁주렁 달지요. 그건 단지 우리가 안전하다고 느끼게 만들 뿐입니다. 그게 전부예요.” 미즌 씨는 말한다.
2001년 블레어 총리내각은 ‘24시간 열려진 사회’라는 보고서에서 공공서비스가 어떻게 새로운 24시간 생활양식을 줄 것인지 적었다. 영국은 언제나 원하는 모든 것을 다 얻을 수 있는 장소로 새로 태어났다. 밤하늘에 빛나는 은하수는 더 이상 보이지 않고, 수천대 텔레비전 화면이 켜져 있다. 우리는 밤하늘의 ‘별’이 아닌 화면에 나오는 ‘스타’에 열광한다. 빛공해 덕분에 우리는 12천궁 가운데 5개밖에 보지 못한다. 나머지 일곱 가지는 잃어버린 별이 된 것이다.

삶의 리듬
별이 반짝반짝 빛나는 밤자연에 대해 알려고 파고들수록 우리는 자연에 지배받고 있다는 사실을 더 잘 알게 된다. 생활의 밀물과 썰물을 정의해주는 이 하루 주기 순환만 봐도 너무 명백하다. 박테리아는 물론 인간에 이르기까지 모든 유기체는 정해진 시간에 따라 순환하며 잠이 들고 깨어난다. 단순히 수면뿐만 아니라 면역작용, 호르몬 수치, 소화작용, 소변생성까지 이런 리듬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러나 우리는 생체 시계가 똑딱똑딱 잘 가는 만큼이나 계속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 태양이 날마다 조금씩 다른 시간에 뜨고 이에 따라 날은 길어졌다 짧아진다. 우리는 외부세계와 우리 생체시계의 균형을 맞추는 데 빛을 이용한다. 우리가 받는 어지러운 빛은 생체시계를 잘못 작동하게 한다. 우리 뇌 속에도 생체시계 핵(SCN)이 존재한다. 과학자들은 낮에 활동하고 밤에 자는 습성을 가진 얼룩 다람쥐에서 이 핵을 제거해보았다. 그러자 이 다람쥐들은 낮과 밤에 대한 개념을 상실한 듯 밤에도 활동하고 깨어있었다. 감각을 잃어버리고 밤에 돌아다니는 이 다람쥐들을 보고 이 지역 야생고양이만 신이 났다. 반면 이 핵을 제거하지 않은 다람쥐 무리는 다른 동료들의 참사를 모른 채 늘 그랬던 것처럼 깊은 잠을 자고 있었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비슷한 실험은 일상생활이 얼마나 자연스럽지 못한지 보여준다. 현대 사회에서 직업을 가진 성인은 하루에 16시간 이상 깨어있다. 그동안 하는 일 가운데는 인공조명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도 많을 것이다. 보통 하루에 8시간을 자긴 하지만 몸에서 만들어진 주기가 아니다. 다른 종들도 우리처럼 하루 24시간을 살아가지만 두 차례, 혹은 그 이상 잠을 잔다.
미국 국립 정신건강 연구소는 지원자를 받아 하루에 14시간을 어두운 환경에서 생활하도록 해 보았다. 지원자들이 원하는 시간에 얼마든지 잘 수 있도록 하고 깨어있는 시간 동안에는 어떤 일도 주지 않았다. 실험 초기에 참여자들은 긴 시간 내내 잠만 잤다. 마치 평소 모자란 잠을 보충하는 데 사로잡힌 것처럼 하루 절반을 잠으로 보내기도 했다. 곧 그들은 실험환경에 익숙해졌고 시간이 흐르자 자연스럽게 하루 평균 8시간 15분 정도를 자게 되었다. 깨어있는 시간에는 더욱 정신이 또렷하게 깨어있는 모습이었고 수면습관 또한 바뀌었다. 연구진들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그들은 두 차례 나눠서 자기 시작했다. 어두워지면 두 시간 여 동안 조용히 누워 쉬다가 끝 무렵에야 잠들기 시작해 네 시간 동안 꿈꾸며 잠을 잤다. 그 뒤 자연스럽게 깨어났고, 다시 두 시간 여 정도를 어둠 속에서 누워있다가 다시 잠들어 네시간 동안 잤다. 마침내 이른 아침 잠에서 깼을 때, 두 시간 정도 누운 상태로 쉰 후에 비로소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런 현상은 그들이 게을러지고 있어서가 아니다. 깨어있을 때는 예전에 비해 훨씬 더 또렷한 정신 상태를 유지한다. 어둠이 주는 평화 속에서 조용히 휴식을 취하는 시간 동안 그들은 사색하고 꿈을 회상해 보았다. 어둠은 우리가 평소에 정의 내리듯 단지 ‘빛이 없는 상태’만을 뜻하지 않았다. 어둠은 빛이 있는 동안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어떤 목적과 이점을 가지고 그 자체로서 바르게 존재하는 상태를 뜻했다.  

어두운 하늘을 위한 캠페인

보통 미국 성인들이 빠르게 자연스런 수면 주기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은 희망의 증거이다. 빛공해가 다른 형태의 공해와 완전히 다른 것은 우리가 쉽게 고칠 수 있다는 점이다. 공해를 일으키는 빛은 유출되어 어렵게 제거를 해야 하는 기름도 아니고 수백만 년 동안이나 지나야 분해되는 핵폐기물도 아니고, 이미 우리 삶 속에 깊이 침투한 농약 잔여성분도 아니다. 스위치를 내려 불을 끄기만 하면 빛공해는 사라진다. 애리조나주의 플래그스태프 지역, 이탈리아의 롬바르디아, 체코 공화국처럼 세계 곳곳에서 불을 좀 덜 켜고 살려는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
정전이 생긴다면 촛불을 켜지 말자. 도둑이 침입할까 전전긍긍하지도 말고 그냥 밖으로 나가서 하늘을 쳐다보자. 어두운 하늘을 위한 캠페인은 1989년 영국 천문학회 회원 가운데 일부가 모여 만든 단체이다. 이들은 1950년 뒤 영국 밤하늘을 해치는 ‘인공노을’ 범위가 점점 넓어지는 것을 보고 이 단체를 만들었다. 인공노을은 가로등과 하늘을 향해 쏘는 투광조명기를 마구잡이로 설치한 결과이다. 지금  이 단체는 120명 지역 활동가와 수백 명 후원회원을 가진 기구로 성장했다. 이들은 지역의회와 단체에 적절한 불빛이 가지는 이점에 대해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세상에 가장 큰 자연공원, 밤하늘을 잃어버리는 것은 인간 스스로 만드는 가장 불행한 일이니까.  

* 액손발데스호 사고│1989년 3월 대형유조선 액손발데스호가 알래스카 암초에 좌초되었다. 그 결과 3만6천 톤의 기름이 바다로 흘러나왔고 좌초 뒤 3일째 되던 날 시속 백킬로미터 강풍 때문에 기름이 퍼지는 것을 막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 때문에 알래스카 중남부의 2,000킬로미터의 청정 해변이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몇 주 만에 모두 오염되었다. 그 지역에는 천만 마리의 바다새, 3만 마리 이상의 바다수달, 5천 마리의 대머리 독수리 들이 살고 있었으나, 1989년 3~9월 사이에 약 3만6천 마리의 새, 천 마리의 바다수달, 153마리의 독수리 들이 기름유출로 죽었다.


제레미 스미스 님은 영국 언론인으로 생태환경에 대한 통찰력 있는 글을 쓰고 있다.
김미영 님은 녹색연합 활동가로 일하다 지금은 배움의 길에 있으면서 에 번역자원활동가로 함께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