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있는 한, 일본은 용서를 구해야 합니다”

김현수2007.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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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있는 한, 일본은 용서를 구해야 합니다”
“역사가 있는 한 일본은 한국에 용서를 구해야 합니다. 과거 일본이 행한 여러 가지 잘못에 용서를 구합니다. 일본인들에게 화해의 손을 내밀어 주십시오.”

올해로 6번째 맞은 ‘PPP 십자가 대행진’ 공동대표대회장인 일본 중의원 6선 의원인 도이 류이치 목사가 광복절을 앞둔 한국인들에게 용서를 구하며 화해의 손길을 요청했다.

“역사가 있는 한, 일본은 용서를 구해야 합니다”도이류이치 목사는 일본 중의원 6선의 중진 정치인이다.©뉴스미션
한일관계를 근본적으로 푸는 해법은 ‘화해’

‘2007 PPP 십자가 대행진 신문방송기자단 초청 오찬간담회’가 끝나고 난 13일 오후, 한일기독의원연맹 사무실에서 도이 류이치 목사를 만났다.

그는 다음날인 14일 수원 제암리교회에서 진행되는 ‘8ㆍ15 62돌 기념 PPP 화해와 용서의 날’ 행사에서 아사호란도 선교사와 미와노부오 선교사 등 20여 명의 일본인들과 함께 ‘사죄의 십자가 행진’ 및 ‘한국에 대한 사죄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어떻게 이와 같이 힘든 일을 하게 됐느냐’는 질문에, 그는 “일본이 한국에 지은 많은 죄를 인정한다”며 “이 문제는 일본인이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언제까지 용서를 구해야 하는가’라고 묻는 일본인들이 많은데, 역사가 존재하는 한 일본은 한국에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ㆍ일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의 실마리는 일본인의 ‘사죄’에서 비롯돼야 하지만, 그 마무리는 한국인의 ‘용서’와 ‘화해의 손길’에서 매듭지어져야 한다는 것이 그가 제시하는‘한일관계를 푸는 근본적 해법’이다.

그는 “과거 (일본이 한국에 행한)여러 가지 잘못에 용서를 구한다”며 “(한국은)용서뿐 아니라 화해의 손을 내밀어 주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침략한 자가 화해의 손을 먼저 내밀기보다는 침략으로 인해 고통을 당한 자가 먼저 화해의 손을 내밀 때 의미가 있고 화해의 열매가 맺힌다는 것이다.

이게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그는 잘 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이라면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에 그는 “기독인들은 모두 죄인이었지만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말미암아 (하나님과의)화해라는 은혜 속에 살아가고 있다”며 “양국의 그리스도인들이 이와 같은 시각에서 한ㆍ일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1998년 4월 한일기독의원연맹 창립 때부터 지금까지 일본 측 대표를 맡아 활동해 오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는 “한일기독의원연맹은 과거사와 관련해 정치ㆍ외교적으로 풀지 못하는 동아시아 지역 문제를 신앙의 차원에서 풀어나가고자 하며, 이를 위해 1998년 7월부터 PPP 십자가대행진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가해의 역사’ 씻기 위해 목사의 길로

 도이 류이치 목사는 일제 강점기에 조선총독부 고위 관리의 아들로 서울에서 태어났다. 그는 동대문초등학교를 6개월여 다니던 중 2차 대전 종전을 맞아 중국(내몽고)을 거쳐 일본으로 돌아갔다.

일본에서 그는, 법관이 되길 바랐던 아버지의 뜻에 따라 고시 공부를 했다.

그러나 그는 일본 역사를 공부하던 중 일본의 역사가 ‘피의 역사’이며, ‘가해의 역사’임을 깨닫고 ‘이러한 가해의 역사를 씻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법관의 꿈을 포기하고 신학을 공부해 목사가 됐다. 목사가 된 뒤 그는 고베 지역에서 18년 동안 노인 사역에 힘을 썼다.

그러던 어느날 ‘노인회’에서 그를 불러서 가 보니 “국회의원 선거에 나서라”고 했다. ‘당신 같은 사람이 국회의원이 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정치의 ‘정’자도 모르는 그는 마침내 노인회가 벌인 ‘도이 류이치를 국회에 보내자’는 캠페인 덕에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이때가 1990년 2월이었다.

이후 그는 지역민들의 지속적인 사랑과 지원 속에 현재 6선을 기록 중인 중진 정치인으로 자리매김 했고, 특히 노인복지 사역에 관한한 중의원 최고의 전문가로 의정 활동 중이다.

지난 2001년 4월 한일의원연맹 한국대표인 김영진 장로(당시 국회의원)가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에 항의하며 7일간 일본 중의원의사당 내 의원회관 앞에서 단식시위를 벌였을 때에는, ‘정치 생명이 끝날 수도 있다’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김 장로가 단식농성을 할 수 있도록 경찰에 집회 허가를 받아 주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한반도 통일과 동아시아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진정한 기도밖에 없다”며 “그런 점에서 기독교도가 전체 인구의 3분의 1 가량을 차지하는 한국의 교회와 기독교 정치인들의 책임이 큼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는 당부의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역사가 있는 한, 일본은 용서를 구해야 합니다” 도이 류이치 의원은 ‘가해의 역사’를 씻기 위해 법관의 꿈을 버리고 목사의 길을 택했다.©뉴스미션 이병왕기자,wanglee@newsmission.com(뉴스미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