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로드> 하루동안 일어나는 권총과 돈가방을 둘러싼 예측불허의 사건

박철원2007.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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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로드> 하루동안 일어나는 권총과 돈가방을 둘러싼 예측불허의 사건

2007년 전주국제영화제에 참석했다가 개막작으로 선정된 라는 영화에 관심이 쏠렸었다. 는 개막작으로써 상영되어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었다. 전라북도 영상산업육성을 위한 저예산영화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전라북도와 영화진흥위원회, NCN(New Cinema Network)이 함께 제작한 HD장편영화인 는 한 순간 은행강도가 되어버린 남자와 그의 인질로 잡힌 남자를 둘러싸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을 통해 이 시대 젊은 청춘들이 꿈 같은 하루를 그린 영화라고 간단히 설명할 수 있다.  

<오프로드> 하루동안 일어나는 권총과 돈가방을 둘러싼 예측불허의 사건

[무대인사를 하는 백수장, 선우선, 한승룡감독, 조한철]  영화, , 등을 공동편집하고, 단편 을 연출한 신인 한승룡 감독의 데뷔작이며, 신인배우 조한철, 백수장, 선우선 등이 출연한다. 앞서 이 영화에 대해 전주국제영화제 측은 "전주 지역이 제작에 참여한 최초의 '전주지역영화'로 로드무비라는 형식을 통해 아름다운 전라북도의 자연 풍광과 그 속에서 고뇌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대조적으로 잘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며 평가한 바 있다. 

<오프로드> 하루동안 일어나는 권총과 돈가방을 둘러싼 예측불허의 사건

[양아치 은행강도 철구 역 백수장]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 역시 언뜻 보면 낯설은 배우들이겠지만 연극을 좋아하고 눈썰미가 있는 관객들이라면 낯익은 배우들이다. '택시 운전사 상훈' 역을 맡은 조한철은 연극과 영화를 오가며 활동하는 10년차 배우이다. 뮤지컬 에서 드러머 역을 맡아 주목을 받기도 했다. 또한, '양아치 은행강도 철구' 역을 맡은 백수장은 연극과 뮤지컬에 출연할 정도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이다. 두 남자 배우 사이에서 열연을 한 '모텔 창녀 지수' 역을 맡은 선우선 역시 언뜻보면 낯설지만 이미 , , 드라마 등에 출연하며 지속적으로 활동하던 배우이다. 특히 선우선은 가수 은지원의 연인으로 알려지면서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를 하며 관심을 받았었다. 

<오프로드> 하루동안 일어나는 권총과 돈가방을 둘러싼 예측불허의 사건

[은지원의 여친으로 알려진 선우선]  이렇게 자세히 하나하나 보면 배우의 인지도나 감독의 실력면에서 볼때 저예산 독립영화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영화로 보여진다. 하지만 앞서 말했던 것처럼 분명 이 영화는 저예산 독립영화가 맞고 개봉을 8월30일날 앞두고 있다. 개봉을 앞두고 기자시사회가 16일 스폰지 하우스에서 한승룡감독을 비룻 주연배우가 참석하여 진행되었다. 배우들은 낯설은 자신들의 PR을 하며 촬영당시 고생했던 에피소드를 하나씩 밝혔고, 연출을 맡은 한승룡 감독 역시 저예산 독립영화가 개봉을 하는 것에 대하여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오프로드> 하루동안 일어나는 권총과 돈가방을 둘러싼 예측불허의 사건

[단아한 원피스 차림으로 등장한 선우선의 무대인사 및 포토타임]  영화에 대한 소개는 이쯤으로 하고 스토리에 대하여 이야기 해보자만일, 자신에게 5억원이라는 거액이 불쑥 통장으로 입금됐다는 상상을 해보자. 너무 많은가?? 그럼 그 절반인 2억5000천만원 정도라면? 이 같은 상상을 해보면 행복하기 그지 없다. 하지만 막상 그 돈을 어떻게 쓸지를 생각해보는 것은 그리 유쾌한 일만은 아니다. 막상 쓸려면 많은 돈도 아니요, 집을 살지, 차를 살지, 누굴 줄지.. 등등 생각이 잘 나질 않는다. 하지만 애꿎은 '머리통'을 탓할 필요는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했지, 그 돈을 어떻게 써야겠다고는 잘 생각해보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 는 바로 이 같은 상황에서 출발한다. 물론 영화에서는 상상처럼 불쑥 자신의 손 안으로 돈이 들어오지 않는다. 사건은 우연히 권총을 손에 쥔 철구(백수장)가 은행에 침입, 성공적인 '한 건'을 통해 장밋빛 나날을 보낼 수 있다는 황당무계한 생각에서부터 시작된다. 세상에 사연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마는, 그는 '순진하게' 매회 로또 복권을 사는 수고로움 대신 이 '한방'으로 인생역전을 꿈꾼다.  

<오프로드> 하루동안 일어나는 권총과 돈가방을 둘러싼 예측불허의 사건  철구는 은행에서 돈을 탈취하고 경찰과 총격전을 벌인 뒤 은행 앞에서 여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던 택시기사 상훈의 차에 오르면서 이야기를 펼쳐간다. 전직 은행원이었던 상훈은 직장 상사의 지시로 불법대출에 가담했다 옥살이까지 하고 나와 생계를 위해 택시운전사가 된 인물. 그는 자신의 여자친구 주희의 미래를 위해 이별을 고하고, 이를 받아들일 수 없는 주희는 상훈에게 마지막 제안을 한다. 그러나 둘의 계획은 철구의 등장으로 뒤틀리고 상훈은 은행 강도인 철구의 인질이 돼 끌려다니는 신세가 되고 만다.   영화는 두 사람이 서울에서 목포까지 향하는 길에 일어나는 일들을 로드무비 형식으로 풀어낸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로드무비라는 장르가 던져주는 잔잔하거나 덤덤한 분위기와는 사뭇 거리가 멀다. 시종일관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하는 것. 이 영화의 매력이다.   

<오프로드> 하루동안 일어나는 권총과 돈가방을 둘러싼 예측불허의 사건  상훈과 철구가 하나로 동화되는 과정에서 창녀 지수를 만나게 되고, 이는 사건의 꼬리에 꼬리를 물게 만든다. 인생 막장에 놓인 세 사람이 은행에서 탈취한 돈을 두고 각자의 현실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에서는 실소를 금할 수 없지만, 오직 돈만이 장밋빛 나날을 보증할 수 있다는 믿음이 우리의 비루한 현실임에는 가슴이 아려온다.  

<오프로드> 하루동안 일어나는 권총과 돈가방을 둘러싼 예측불허의 사건

[한승룡 감독의 포토타임, 무대인사의 모습]  "이번 영화를 통해 사회적 약자들의 꿈과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한승룡 감독은 말했지만 '오프로드'는 그보다는 그럴 수 밖에 없는 현실과 좌절에 더욱 무게를 둔다. 영화 속 호남의 풍광과 색감은 눈이 시릴 정도로 아름답기도 하다. 노동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지만 자본으로부터는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오늘. 희망이 보이지 않는 벼랑 끝에 내몰린 막장 인생들의 외침이 아련하게 가슴 한 켠에 울려퍼진다. 상훈이 총에 맞은 철구에게 던진 한 마디 말처럼.  "너무 큰 상처를 입으면 당장은 괜찮은 것 같지만 서서히 고통이 오더라. 참을 수 없을 만큼." 

<오프로드> 하루동안 일어나는 권총과 돈가방을 둘러싼 예측불허의 사건

[택시 운전사 상훈 역의 조한철의 무대인사 및 포토타임]  앞서 말했지만, 이 영화는 로드무비의 영화로써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주며 빠르게 진행된다. 특히 마지막에 해피엔딩으로 끝날 듯 보이는 이 영화가 비극적 결말로 마무리 되는 마지막 장면은 안타깝다는 느낌마저 든다. 너무나 처절하게 돈이 필요한 세사람에게 결국 그 상황이 행복하지만은 않다는 결론.. 하지만 이 영화는 사뭇 무거운 내용을 담고 있긴 하지만 가벼운 터치로 스케치 하듯 그려낸 오후의 피크닉 같은 영화다. 가벼움 뒤에 닥치듯 비극적 결말이 우리의 현실이라고 말하는 듯 하다. 

<오프로드> 하루동안 일어나는 권총과 돈가방을 둘러싼 예측불허의 사건  저예산의 비용으로 분명 실력있는 신인감독과 연기력이 있는 배우들의 작품으로 상업영화와 견주어 손색이 없다. 다만 마지막 결론에 다달으면서 처절함의 감정이 덜 다가오고 사건의 개연성과 돈을 훔치고 달아나는 과정들이 , 등의 로드 무비에서 느끼던 탄탄함은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이러한 저예산 독립영화들이 관객들과 조금더 자주 만난다면 한국영화계의 미래는 밝지 않을까?  가끔 스폰지에서 배급하는 저예산 영화가 스펀지하우스, 혹은 필름 포럼 같은 일부 극장에서만 개봉되어, 물론 독립영화 중 지극히 선택된 영화들이겠지만.. 기자시사를 가질 때면 분명 좋은영화고 충분히 작품성에서도 인정을 받은 작품이지만 스크린에 걸리지 못해 관객들이 접할 수 없는 경우 안타까운 영화계의 현실을 다시 한번 느낀다. 이번 주말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에 걸리는 블럭버스터 및 상업영화도 좋지만 나름 느낌있는 저예산 독립영화 한편을 보는 것도 관객의 입장에선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을 듯 하다. 

(씨네통 닷컴 빡's의 기자시사회 리뷰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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