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향기

정성일2007.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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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의 향기


몇 년전 어머니께서 더덕 두 뿌리를 캐오셔서 담 밑에 심어두셨다

 

햇빛도 안드는 큰 나무 밑도 아니고 뿌리 내리기 힘든 딱딱한 땅도

 

아니어서였던지 그 두 뿌리는 금새 꽃을 피우고 씨를 뿌리기 시작

 

했다. 어느새 더덕 밭이 되어버린 담 밑에서 꽤 굵어보이는 더덕 몇

 

뿌리를 캐보았다. 군복무 시절 지뢰밭에서 산더덕 캐는게 취미였

 

기에 담 밑의 더덕은 큰 감흥이 없었다.

 

바로 먹을거라 흙을 깨끗이 씻어 내고 한 입 먹어보았다. 더덕 향

 

이 입 안에서 확 퍼질거라는 기대는 흙과 함께 씻겨버렸나보다.

 

지뢰밭의 응달진 바위 틈의 더덕은 몇 시간동안 한뿌리 일지라도

 

그 땀을 시원케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지만.. 이건..

 

그렇다. 그 둘은 달라도 한참 달랐다. 담 밑에서 퇴비로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받고 따스한 햇빛에 뿌리 내리기 좋은 땅

 

그에 반해 해발 1000미터의 산소가 희박한 산 속의 악명 높은 잣나

 

무 아래서 바위를 뚫고 뿌리를 내려야 하는 더덕은 근본이 달랐

 

던 것이다. 5미터 근방에만 가도 찬란한 향기를 내뿜고, 그 잎은

 

맹독을 가진양 진하디 진한 녹색을 띠며 네 잎이 대칭을 이루며

 

하늘을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뿌리는 수많은 굵은 주름들이 빽

 

빽히 세월의 아픔을 대변하고 있었다.

 

담 밑의 더덕은 3년만 자라도 손가락만큼 자라지만, 깊은 산 속에서

 

엄지만한 더덕은 근..5년은 됐으리라

 

 

 

작고 굵은 주름으로 가득찬 산더덕은 잊혀질지 모르나, 그 향기는

 

절대 잊을 수 없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