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쉬케시, ‘요가의 고향’에 머물다배낭 여행자의 인

김정삼2007.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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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쉬케시, ‘요가의 고향’에 머물다

배낭 여행자의 인도방랑기 2

히말라야에 발원지를 둔 갠지스강은 상류로 올라갈수록 살아 있다. 물살은 더 힘차고, 세찬 물보라가 일구는 물빛은 더 탁하다.
열대 우기의 습한 날씨에 젖은 인도 중북부 도시 리쉬케시는
‘요가의 고향’ 답게 묘한 분위기에 젖어있다. 글 ·사진 김정삼  


리쉬케시, ‘요가의 고향’에 머물다배낭 여행자의 인
 인도인의 얼굴 표정을 보면 거칠다는 느낌을 받는다. 한국인과 다르게 얼굴 윤곽이 뚜렸한데서 오는 부담일까. 검고 주름진 피부, 이마 밑으로 쏙 들어간 커다란 눈동자가 선입관을 갖게 한다. 아울러 얼굴 생김새와 달리 볼륨있는 몸매는 인도인의 특징이다. 생활 형편이 나아지면서 얼굴 표정이 예전보다 한결 부드러워 졌다는 한국인을 떠올리면서, 인도인들의 얼굴 표정을  다시 본다.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아갈까, 신을 섬기는 일이 생활의 한 부분이 된 인도이기에 그들 신 안에서 생각해야 할까.

전 세계에 ‘요가의 고향’이라고 알려진 인도 중북부 도시 리쉬케시는 힌두교의 대표 성지다. 인도인들의 커다란 눈동자 속에 숨겨진 영혼의 실체를 만날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사두 수행자 은거하는 요가 리쉬케시, ‘요가의 고향’에 머물다배낭 여행자의 인고향             
리쉬케시 락쉬만 줄라 부근에는 사두의 숲이 있다. 바랑 하나 짊어진 채 아무런 소유도 원하지 않는 수행자들의 삶처럼, 힌두교 수행자 사두의 차림새는 눈에 띈다.  오렌지색 겉옷과 이마 위 흰 줄, 바랑. 사두의 숲에서 검소하게 살며 기도를 하고 요가 하는 삶. 사두들이 믿고 따르는 종교가 무엇이었는지 다시 곰곰하게 돌아보게 한다. 수많은 수행자들이 은거하면서 ‘요가의 고향’이 된 리쉬케시는 그 명성답게 갠지스강 양편으로 수많은 요가 센터와 힌두사원이 즐비하다. 여행자들도 장기 체류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리쉬케시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 진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 비틀즈 멤버인 존레논이 동양 사상을 알기 위해 머물렀던 일화가 있다. 최근에는 브래드피트가 다녀가면서 소란이 일었다. 서양 유명인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한 가지다. 동양 사상을 엿볼 수 있는 요가에 매료된 탓이다. 실제로 비틀즈의 음악에는 요가의 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내면 세계에 대한 동경이 담긴 곡들이 존재한다.            

사흘 만에 받은 하타 요가 수료증
힌두교 수행자들이 깨달음을 얻는 과정으로 평생하는 일이 요가라지만, 리쉬케시를 찾은 여행자는 요가의 실체가 무엇일지 궁금할 따름이다. 요가 센터 강좌는 길게는 1년 여 과정도 있지만, 여행자들이 많은 찾는 강좌는 매일 한 시간씩 사나흘에 걸쳐서 배우는 프로그램.  배낭 여행의 고단함을 푸는 역할도 하고, 요가의 고향에서 요가를 배운다는 설레임이 겹쳐 겹쳐 한 시간 강의 시간이 생각보다 무척 빨리 지나간다. 일행이 함께 배운 하타 요가센터 스승은 30대 초반 젊은 나이다. 복식호흡을 오래하다 보니 배가 나왔다는 설명에 일행들은 고개가 가우뚱 하기도 했다. “요가하면 배나오는 거 아냐”라며 요가 동작을 잠시 멈추고 한참 웃던 기억이 새롭다. 스승에게 한국에 요가 열풍이 불어 호감이 많다는 얘길 전하자, 요즘들어 리쉬케시를 찾는 한국인이 부쩍 늘었다는 얘길 전한다. 스승의 유연한 몸놀림을 좇아 호흡과 함께 몸을 움직이다 보니, 평소 몸을 잘 다스리는 일이 얼마나 귀중한 일인지 깨닫게 된다. 누구나 경험하는 마음 따로 몸 따로 현장이다. 일행은 3일 동안 요가 수업료로 1백50루피(한화 3천5백 원)를 지불하고, 마지막 날 하타요가 수료증을 받았다. 다들 쑥스러운 표정으로 수료증을 받아든다. 최근 한국에서 불고 있는 요가 열풍의 한편에서 요가 지도자들이 모두 이런 과정으로 배출된 것은 아닐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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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와 마약이 공존하는 도시
리쉬케쉬의 풍경은 여러 가지다. 힌두교의 성지 갠지스강을 끼고 있는 도시답게 매일 저녁 예배를 겸한 힌두 축제가 강가에서 열린다. 아울러 바라나시 다음으로 힌두교인들의 영험한 성지 순례 장소로 꼽히기에 사람들의 왕래가 꽤 많은 편이다. 장기 체류하면서 성지를 돌고 요가를 배우는 여행자들은 건강한 영혼을 살찌우는 사람들에 속한다. 다른 한편으로 영혼을 망치는 부류도 있다. 대략 50불 정도면 쉽게 마약을 구할 수 있는 현지 사정으로 그 재미에 빠진 여행자들이 많은 탓이다. 실제 음식점에서 비스듬히 누운 채, 눈이 풀려 마리화나나 하시시 등을 피우는 광경을 종종 볼 수 있다. 인도 당국도 마약거래를 불법으로 엄단한다고 하지만, 단속의 손길은 전혀 미치지 않는 듯 보인다. 수행으로 행복에 이르는 길을 깨우친다는 요가가 다른 모습으로 빠져들면 마약이라는 경계에서 흔들리는 셈이다. 강가에서 열리는 힌두 축제 현장에서, 마약에 취한 여행자들이 음악을 따라 춤을 추는 모습을 종종 발견한다. 

 

반디불이가 사는 청정 순례지 
리시케시가 주는 즐거움은 다른데 있다. 이방인의 눈으로 주위를 가만히 돌아보면 특별체험을 할 기회가 있다. 강가 축제가 끝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서 반가운 손님을 만났다. 처음에는 작은 불빛이 날라다녀 무엇인지 보이질 않았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 오로지 전등 불빛만이 앞길을 밝히는 데, 차츰 길을 걷다보니 밝은 빛 무리가 수없이 하늘을 떠다닌다. 사두의 숲과 강 사이에 수풀 속 소리 없는 움직임이 계속된다. 수많은 반디불이가 군락을 이룬 것. 키가 4~5m에 이르는 우람한 나무 사이를, 마치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환하게 밝히는 반디불이, 그 현란한 모습에 일행들은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탄성만이 흐른다. 반디불이는 깨끗한 흙, 물, 숲에서 사는 데, 갠지스강이 탁한 회색 물빛을 띄어도, 히말라야 산맥을 타고 흐르는 물이라 깨끗했다. 리쉬케시는 ‘요가의 고향’이라는 별칭처럼 인도의 정신을 나타낸다. 요기가 깨달음을 얻어 세상에 회향하듯, 자기 불빛으로 세상을 밝히는 반디불이와 어느 구석 닮아있다. 세상이 어둠으로 잠긴 뒤에 제 모습을 드러내는 반디불이처럼, 리쉬케시는 척박한 삶을 견디는 인도인들에게 건강한 영혼을 일깨우는 등불 역할을 하고 있지 않을까. 


Tip 리쉬케시 알리는 인도 전통 음식 ‘탈리’
리쉬케시, ‘요가의 고향’에 머물다배낭 여행자의 인리쉬케시에는 인도 대표 음식 탈리(thali) 전문 식당인 초티왈라가 있다. 탈리는 흰 쌀밥과 차파티(빵)을 기본으로 달·커리·다히 등으로 구성된 요리. 금속으로 된 큰 쟁반에 밥과 반찬을 담은 작은 그릇을 올려서 낸다. 달은 인도식 국 또는 수프며, 다히는 인도식 요구르트다. 간혹 인도의 독특한 향내를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한국 사람들 입맛에 잘 맞는 편이다.  밥에 달이나 커리를 섞어 뭉쳐서 먹거나 차파티나 푸리를 달·커리·다히에 찍어서 먹는다. 고추·양파 등의 야채를 곁들이기도 한다. 가격에 따라 달과 커리의 종류가 10가지를 넘는 경우도 있다. 인도에서 원대 서민적인 요리인데, 초티왈라의 탈리는 200루피(한화 5천 원)를 받는 비싼 식당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