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사람들은 사랑하는 연인에게 마음을 전할때-그

정문철2007.08.20
조회126

흔히 사람들은 사랑하는 연인에게 마음을 전할때-

그 마음을 가득 담아,

그 정성을 가득 담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사랑을 가득 담아 편지를 쓰곤 하죠.

그를 처음 만난건-

내가 사랑했던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보내는 편지를 부치려 했던 날이었어요.

내가 사랑했던 그 사람은,

내가 손수 편지지에 써주는 편지를 너무도 좋아했어요.

예쁜 편지지를 사는것도, 모으는것도 모두 다 내 취미가 되어버렸구요흔히 사람들은 사랑하는 연인에게 마음을 전할때-

그 마음을 가득 담아,

그 정성을 가득 담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사랑을 가득 담아 편지를 쓰곤 하죠.

그를 처음 만난건-

내가 사랑했던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보내는 편지를 부치려 했던 날이었어요.

내가 사랑했던 그 사람은,

내가 손수 편지지에 써주는 편지를 너무도 좋아했어요.

예쁜 편지지를 사는것도, 모으는것도 모두 다 내 취미가 되어버렸구요그걸 모아 정성스럽게 예쁜 글씨로 그에게 편지를 쓰는것은 내 일상이 되어버렸어요.



"이제 그만-

지긋지긋 해..너의..그 편지"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생겼다며,

이제는 내 모든것이 지긋지긋 하다며.

이제는 나와는 끝이라며.

그렇게 매정하게 등을 돌리던 그 사람에게 나는 아무말도 할수 없었어요.

하지만-

등을 돌리던 그 사람에게.

나는, 또다시 이렇게 내 마지막 편지를 전하러 나오고 말았어요.

추웠던 겨울날-

우체국에서 우표를 사서 붙인뒤, 밖에 있는 빨간 우체통에 넣으려는 순간..



"아..씨발, 앞 좀 잘 보고 다녀"
"..죄송해요.."



툭-하며 심하게 내 왼쪽 어깨를 치고 스쳐가는 누군가에

편지봉투를 떨어뜨리고 말았답니다.

아주 추운 겨울날이었는데 그는 고작 청자켓하나를 입은 상태여서 정말 추웠는지

양쪽 귀가 새빨개져서는 험한 말투처럼 입김또한 매우 거칠었죠.

하지만.
샛노랗게 염색된 그의 앞머리 밑에 가려진 까만 눈동자를 바라보고는 한발자국도 움직일수

없어 멍하니 그를 바라보자 그는 어깨를 툭툭 털다가 이내 바닥에 떨어진 편지봉투를

주워주며 또다시 말했죠.



"뭘 꼬라봐? 죽고싶어?"



붉은 그의 입술에서,

예뻐보이는 그의 입술에서.

그렇게 거칠고 험한 말이 쏟아져 나올줄은 몰랐는데-
하지만 그 말들과는 정 반대로, 그의 손은 이미 떨어진 편지봉투를 들어 내 손에 쥐어주고 있었죠.




"가..감사합니.."


"소매치기야!!!!!!!!"


"아..이런 제기랄!!!"



내 손에 편지봉투를 쥐어주는가 싶더니, 누군가의 찢어질듯한 목소리에그는 이내 그 봉투를 들고 뛰어가버리고 말았습니다.

어라?..

그건..내..봉투..인데?..



"..저기..!!!!"



바람처럼 사라져버리는 그의 모습.

그의 샛노랗게 염색되던 머리카락이 벌써 저만치 가버리고 말았어요.

아아..그건..내..봉투인데..
뛰어보려 했는데, 또다시 툭-.. 투둑-

왠 아줌마 한명과 경찰 한명이 제 어깨를 스치고 먼저 그를 쫓아 가버렸어요.

잡힐까 두려웠는지 자꾸 뒤를 흘깃거리며 돌아보는 그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눈에 담아보려 했지만 그는 이미 사라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아..

그 사람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였는데..

다른 사람이 가져가 버렸으니..이거..어쩌죠?..

이상하게도-
마음에 동요는 없었지만,

단 한 순간이었지만.

그 짧은 한 순간이었지만.

잠시나마 마주쳤던 까만 눈동자와 붉은 입술이 자꾸만 눈앞에 아른거리네요.

하마터면 잡힐뻔했다.

그 망할놈의 멍충이같은 녀석이 서있는 바람에..

그 바람에...



"얼레?"



주머니를 뒤적거려 아까 슬쩍한 아줌마의 두툼한 지갑을 발견했고

오른손에 들린 분홍색의 편지봉투를 발견했다.

뭐야, 이건?
조그맣게 뭐라고 써있는데-




"하..나...씨발..별..그지같은게.."




확 찢어버리려다가 문득, 이걸 들고있던 그녀석이 생각났다.

이건 편지 아닌가?

어디 초상집에 보내는 편지야?

병신같이 울것같은 얼굴 하고 있더니만..
양쪽 끝을 잡고 찢으려다가 그냥 도로 주머니에 넣어버렸다.

그리고는 아까 슬쩍한 뚱보 아줌마의 두툼한 지갑을 꺼내들었다.

빨간색의 고급 가죽지갑은, 만져보는것 자체로도-

그 촉감으로도- 여기에 돈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충분히 알수 있었다.



"헤에...오늘 재수 좋은데?"



여느때처럼 백화점의 화장실로 숨어들어 대충 돈만 빼고 얼른 지갑을 버렸다역시나,

넉넉잡아 족히 30장은 되어보이는 시퍼런 만원짜리가 내 기분을 한층 더 좋게 만들었다.

이 돈으로 뭘 하지?..

일단 밖으로 나왔다.



"젠장, 더럽게도 춥네"



오늘따라 왜이리도 추운건지, 자꾸만 몸이 움츠려 들었다.
딱히 갈곳이 없다.

그냥, 전에도 몇번 가보았던 그곳을 찾았다.



"오랜만이야? 돈 좀 생겼나봐?"


"닥치고 술이나 내와"
들어서자마자 날 반기는건 진한 화장에 독한 향수를 뿌려댄.

그리고 가릴듯 말듯, 아예 벗고다니는건지 옷을 입은건지 구분조차 되지않는

그런 여자들.

그저 그렇고 그런 여자들.

어쩌다가 마음에 들면 그냥 하룻밤 충분히 즐길수 있는 그런 여자들.

하지만-

오랜만에 찾은 이곳이 왠지 싫지만은 않다.
"오늘 왜그렇게 술만 마셔?

뭐 기분 안좋은 일이라도 있어?"




기분이 안좋아?

내가?

오늘 현금 30만원이나 뜯은 내가,

이런 내가- 뭐때문에 기분이 안좋아?

하지만, 평소와는 달리 별로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뭐..

평소에도 나는 말을 별로 하지 않았으니..




"어?..이거 뭐야?"


"뭔데뭔데?"
부시럭-부시럭 소리가 나더니,

누군가 내가 벗어놓은 자켓주머니에서 구겨진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무슨 구경거리라도 난 마냥,

서로들 궁금해하며 그것에 시선이 쏠리기 시작했다.




"왜 남의 주머니를 뒤지고 지랄이야?"


"어머어머, 너 이거 어디서 났니?"
뭔데!"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나는 왜 자꾸 머리가 아프지?

머리가-

내 머리가-

무언가 세게 얻어맞은것 처럼-

왜 자꾸, 머리가 아프지?

무언가 꺼내든 그녀의 손에 들린것을 어렴풋이 보았다분홍 편지 봉투?..

지끈- 거리며 또한번 머리에 통증이 왔다.




"아..몰라"


"뭐야, 이거 네꺼 아냐?"



내 코앞에 들이밀며 확인해 보라는데-
내가 아니라는데-

너희들은 왜 자꾸 나를 귀찮게 하는데-




"아, 씨발! 아니라니깐?"


"아니면 아니지 왜 신경질을 내고 지랄이래?"


"야, 그럼이거 읽어봐도 돼?"


"읽던지, 코를 풀던지, 지랄을 하던지"
뭐가 즐거운지 지들끼리 히히덕 거리며 편지봉투를 뜯는다.

읽던지, 코를 풀던지, 그걸 가지고 화장실을 가던지

니들 마음대로 해라-

푹신한 의자에 몸을 뉘여 눈을 감았다.

눈을 감으니, 이상하게도 또 생각이 난다.

저 편지봉투의 주인-

울것같은 얼굴을 하고 있던 그 멍청이같던 녀석.

무슨 내용이..써있..을까?..
"야!"


"왜?"


"읽어봐"


"뭐?"


"그거 읽어봐, 뭐라고 써 있는지"
궁시렁거리더니 이내 편지를 읽기 시작한다.

눈을 감고 술이 약간 들어가서 인지,

그 멍청이같은 녀석이 쓴 편지를 듣는 순간 꽤나 감상적이 되어버렸다.



"내가 정말 싫다면..떠나줄께.

그리고..

이제 다시는 편지같은거 하지 않을께.

귀찮게 하지 않을께..

전화도 하지 않고, 편지도 하지 않고..

이것이 내가 보내는 마지막 편지야.....
이제..네가 원하는 대로..널..떠나줄께.."



쌩 쑈를 한다. 쌩 쑈를 해.

무슨 소설쓰나?..

피식, 웃음이 흘러나오려는데 가슴 한구석이 바늘로 쿡쿡 찌르듯 아파왔다.




"뭐야, 이거 연애편지 아니었어?"
"아- 시시해, 찢어버릴까?"



좋아서 뜯어볼땐 언제고, 찢는다고 난리야?

아무튼간에..

가만?..편지를 찢는다고?



"야야!!! 잠깐!!!"



번쩍 눈을 뜨고는 몸을 일으켰다.
편지를 봉투에 넣어 막 찢으려는 순간 내가 말을 하자 그자세 그대로 동작을 멈춘채 있다.

1초라도 늦었으면 찢어질뻔했네.




"야, 찢지말고 이리내"


"왜? 너 이거 관심있니?"


"닥치고 내놔"
그 멍청이가 지금 이걸 얼마나 찾고 있겠어?

니들같은 애들은 모르지.

그녀석이..

...그녀석이..

얼마나 울것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는지..

얼른 자켓을 주워입고 대충 돈을 꺼내 던져주었다.
"야, 여기 어디냐?"






편지 [ 002 ]



다시 편지를 쓰려 했지만,

왠일인지 손이 멋대로 움직여주질 않았어요.

그리고 더 중요한건-

내가 아까 썼던 내용들이 생각이 나질 않는다는 것.

왜..그럴까요?

나는, 그사람을 쉽게 못잊을것 같았는데-

나는, 그사람을 쉽게 보내지 못할것 같았는데-

가끔 이렇게 머리가 복잡해지곤 할때면,

어김없이 집앞에 나와 대문앞에 쭈그려 앉아 하늘을 보곤 해요.

추운 날씨이지만.

오늘도 어김없이- 내가 좋아하는 별들이 반짝거려요.




"아..씨발, 집들이 다 똑같이 생겨먹었어"



환청이 들린걸까요?..

갑자기 어디선가 들어본듯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네요.

내가 바라보던 하늘을 한순간에 우뚝- 가려버린 이 사람.
환청이 아닌, 이 목소리.

어두운 달빛이라 자세히 보이지 않는 이 얼굴.

가로등 아래 간간히 비춰보이는 그 얼굴안에,

그 까만눈동자가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았고.

그 붉은 입술이 천천히 열리더니 차갑게 말을 합니다야, 너지? 너 나 알지?"




추워보이는 청자켓과 여전히 새빨개진 양쪽 귀.

그리고 붉은입술이 열릴때마다 나오는 거친 입김.

구겨진 분홍봉투를 흔들흔들 거리며 한걸음 더 내게 다가옵니다.



"어..어떻게..."
여기 니 주소 맞냐?

이야..집 더럽게 좋은데?"



그는 오히려 나보다 내가 살고있는 이 집에 관심이 더 많아보이는듯 하네요.

어떻게 왔는지는 그가 다 말하지 않아도 다 알것 같아요.

편지봉투에 써있는 주소를 보고 왔는듯,

그는 내게 다 구겨진 봉투를 툭 던져주며 금새 등을 돌렸습니다.



"아..오느라 뒤질뻔했다"
고..고맙습니다.."


"고마우면 밥 좀 사라?"



알싸한 알콜향이 풍겼지만은,

다시 나를 향해 등을 돌린 그 사람의 입가에 살짝 미소가 지어졌어요.

아..! 이제보니 편지봉투가 뜯어져 있군요.



"..펴..편지..보셨.."
"아- 그깟거 봐서 뭐해? 어쩌다 보니 뜯어졌어.

밥 살꺼야, 안살꺼야?

그리고 나 여기까지 오는데 차비도 많이 들었거든?"



그가 무얼 원하는지 다 알것 같습니다.

밥과 돈.

그리고 아마도 잠잘수 있는 곳을 원하는듯-

왠지 그냥 보내기 싫은 마음에 얼른 봉투를 주머니에 넣고는 대답했죠"아..자,잠깐만 기다려주세요.

집에가서 지갑을.."



그때까지 쭈그려 앉아있던 나는 얼른 일어나 집으로 다시 들어가려 했는데

그때- 갑자기 그의 손이 내 손목을 덥썩 잡았습니다.



"너-

그냥 째려고 하는거지?"
차가운 손.

차가운 냉기.

알싸한 알콜향에 점점 취할것만 같은 이 기분.




"아,아니에요.

지갑이 방에 있어서.."

"좋아, 딱 5분 기다린다.

5분내로 안나오면 너 그냥 짼건줄 알고 다음에 복수할꺼야.

나 한다면 하는 놈이야"


"금방 나올께요"




그의 까만 눈동자가 왜그리도 서글퍼보였는지.

저도모르게 고개를 끄덕이자, 그가 잡았던 손목을 스르륵 풀어줬습니다.

잠깐 잡은것인데도 어찌나 힘을 주어 잡았는지,
금새 손목에 빨간 손자국이 나있었어요.

아프지는 않고 뜨겁기만 하던 그 손자국-

어찌됐든, 빨리 집안으로 들어와 지갑을 들고 나가려는 참에.

이 밤중에 어딜가냐며 붙잡는 엄마때문에 5분이 넘어 10분이나 걸리고 말았어요.

갔으면 어떡하지?..

그사람을 보니, 정말로 복수할것같이 생겼었는데..

이제..나는..어떡하지?..

끼이익-

조심스레 대문을 열고 주위를 살폈는데 아무도 없습니다.



"..저기요!.."



대답또한 없는 고요한 이 밤.

정말..가버린건가?..

문을 닫고 계단을 내려와서 주위를 둘러보려는 순간"아~ 추워 뒤질뻔했어"



담장 밑 전봇대 뒤에 있었는지, 불쑥 튀어나오며 또다시 내 손목을 꽉 잡았습니다.

이제는 그의 거친 말투가 무섭다기보다는 재밌어 지려 합니다.



"미..미안해요..

엄마가 잠드실때까지 기다리느라..."
미안하면 좋은데로 모셔라?"



나는 술을 잘 마시지는 못하지만-

친구들을 만나면 자주 가는 곳으로 그를 데려갔습니다.

그곳은 분위기도 좋은 Bar였는데, 그는 왜그런지 그곳이 싫다며

이내 다른곳으로 또다시 손목을 잡고 끌고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나서 그가 도착한곳은-
손바닥만한 포장마차.



"니는 입이 고급이라 그런거 넘어갈지 몰라도,

나는 입이 싸구려라 이런거만 넘어가"



그날 처음으로-

소주라는것을 마셔보았고,

그날 처음으로-

골뱅이 안주라는 것을 먹어보았고,
소주라는 그 달콤쌉싸름함에,

골뱅이라는 그 새콤달콤한 매운맛에,

술도 마시지 못하는 나는 어느덧 취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술에 취한 나는- 그날 처음으로-여관이란 곳을 갔습니다.

싫다고 하는 나를 때려가며, 그는 내 몸을 탐했고

이미 그도 술에 취한 탓에, 내 말은 들리지도- 먹히지도 않았습니다.

그렇게-

처음으로 겪었던 그 모든것을, 처음만난 그와 겪었습니다.







*







연희동이라는데 이곳이 어떤곳인지는 나도 어렴풋이 알고는 있다구.
니들이 그렇게 난리법석, 호들갑 떨지 않아도,

나도 이곳이 어떤곳인지는 알고는 있다구.



"씨발, 더럽게 춥네"



집들은 온통 똑같이 생겨먹었고,

하늘은 어두워 이미 밤이 되어버렸고.

이러다가 차비만 버리고 헛짓하는거 아냐?

이것들이 진짜 주소 제대로 가르쳐 준거 맞아?
넓직한 골목을 걸으며 중얼중얼 거리던 그 순간-

누군가 앉아있는게 보인다.

대문 앞 계단에 쭈그려 앉아 멍청이같이 하늘을 바라보는 녀석-

그 실루엣이 누구인지 대충 알것 같다.

적어도 제대로 찾긴 찾은가 보다.




"후우-"
그녀석이 맞나 확인해보려 가까이 간 순간-

땅이 꺼질듯한 한숨을 쉬고 나자빠졌다.

어쭈?..

땅 꺼지겠다?

달빛아래, 그리고 가로등 아래 은은히 비춰지는 실루엣에서

점점 더 그녀석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흰색의 더플코트를 입고는 연붕홍 벙어리 장갑을 끼고있다.

까만생머리 같은데, 아무렇게나 질끈 묶은것이 꼭 재수생같이도 묶어놨다.
그나저나..

옆모습은 꽤 봐줄만 하다?

무슨 생각을 저렇게도 해대는지 부풀어오르는 볼과 입술때문에,

얼굴이 다 터져버리겠네.

또다시- 멍청이같은 표정을 하고 있다니..

하늘보면 돈이 떨어지냐?



"지랄을 해요, 지랄을.."



무심코 내뱉은 말에 나도 모르게 하늘을 쳐다보았다.
깜깜한 밤 하늘.

달도 구름이 가려버렸는지? 아니면 내가 못찾는건지?

그나저나 별이 한개도 없어, 이놈의 도시는..

아..그나저나 별이고 뭐고 추워 죽겠다.



"야, 너지? 너 나 알지?"



동그래진 두 눈이 이렇게나 가까이 보니 꽤나 귀엽다

울지말고..밥 잘 먹고..아프지 말고..

  이 세가지중에서 하나라도 소홀히 한다면, 내가 너 가만안둬.

  너 나 알지? 나 한다면 하는 놈이야?!!

  ....아무튼...많이..보고싶다.

  그리고..많이..사랑한다.

  그리고 말이지..

  니가 좋아하는 그 편지냐 뭐냐..그거..나..연습 많이 했다.

  내 머리가 워낙에 돌대가리라서 배워도 잘 모르겠더라.

  하지만 말이지..
울지말고..밥 잘 먹고..아프지 말고..

  이 세가지중에서 하나라도 소홀히 한다면, 내가 너 가만안둬.

  너 나 알지? 나 한다면 하는 놈이야?!!

  ....아무튼...많이..보고싶다.

  그리고..많이..사랑한다.

  그리고 말이지..

  니가 좋아하는 그 편지냐 뭐냐..그거..나..연습 많이 했다.

  내 머리가 워낙에 돌대가리라서 배워도 잘 모르겠더라.

  하지만 말이지..
내가 써보낸 그 다섯글자는, 이제 정확히 알것 같아.

  ...사랑해...수진아.... ]




무언가 더 말하려 했는데, 그의 목소리는 여기서 끝이 났습니다.

마지막에 목이 메였는듯 숨을 잠깐 참는것 같았는데-

또 무슨말을 하려는것 같았는데-

벌컥 문열리는 소리와 함께 그의 목소리는 여기서 끝이 났습니다.

다시한번 그가 적어보낸 편지지를 집어 들었습니다.
아무리봐도 삐뚤삐뚤..

글씨를 보고 그린건지, 쓴건지 구분조차 가지 않을 정도로 심하게 삐뚤거렸지만

그것은 그리지 않은.

그가 직접 써준 소중한 편지라는것을-

자기 이름 조차 제대로 쓸줄 모르면서도,  내 이름을 이렇게 써보낸 편지라는 것을-

흔히 사람들이 사랑하는 연인에게 마음을 전할때-

그 마음을 가득 담아,

그 정성을 가득 담아,

그리고 마지막으로..그 사랑을 가득 담아 편지라는 것을-

그렇게 그는 내게 사랑을 담아주었다는 것을-

알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