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소 따라가서 울면 헤어진다고 하길래, 부르르 떨리는 입술로 간신히 웃던게벌써 2년이 되었습니다.'인제 가면 언제오나(원통해서...는 아닙니다)' 라고도 말하는-강원도 인제에서 군 생활을 하던 그 아이는,지금 말년 휴가 중이며 29일에 복귀하면 31일에 제대합니다. 혹자는 대단하다고도 말해주고, 또 누군가는 신기하다고도 말합니다.대한의 건아들을 보내기엔 너무나 긴 2년, 사회에서 학교 생활하기엔 꽤나 짧은 2년을어떻게 기다릴 수 있느냐고 묻습니다. 그럴 때마다 언제나 어렵습니다.저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내가 그 아이를 기다릴 수 있었던 것은,제 의지가 대단해서도 아니고-그 아이가 특별히 저에게 잘 해서도 아니고-우리의 사랑이 절대 반지 같은 강인함을 가지고 있어서도 아니며-'2년'이 짧은 세월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은 더더욱 아닙니다. 그저, 시간은 흘렀고-우리 사랑의 수명은 2년보다 길었기 때문입니다. 군대를 가지 않았더라도 2년 이상 사귀었을거고,혹시나 중간에 헤어졌다면-군대를 가지 않았더라도 그맘때쯤 헤어졌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2시간에 한번씩 보던 CC가 전화도 제대로 못하고 얼굴도 못보고 지내는 건 힘들죠. 군대에서 고생하는 남자분들도 힘들지만,밖에서 기다리는 여자도 쉽지만은 않거든요.늘 함께 가던 곳, 함께 걷던 거리, 함께 전화하던 시간을혼자 지나치면서 함께 하던 순간을 곱씹어야 하는 것은,이별과 같은 고통이기 때문입니다. 일부러 일을 벌려가며 바쁘게 지내고 정신 없이 나 자신을 몰아치는 자학도어느 정도 하고 나면 한계에 부딪쳐서 이내 익숙해져버리면-가끔 어찌할 도리가 없구나 싶기도 하거든요. 하지만-가끔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 아이가 군대 가지 않았더라면-우리는 헤어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서로가 세상의 전부고, 일상이고, 너무나 당연해지는 1년차 커플인 우리를 갈라놓은 게군대였습니다. 군대는 저에게 '그 아이가 없어도 살아갈 수 있다'는 새삼스런 사실을 알려주었습니다.보통은 이걸 깨달은 순간 헤어짐이 시작된다고들 하지요. 하지만, 웬걸-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과 내 삶에 대한 책임감은,나를 더욱더 여유롭게 사랑하도록 도와주었습니다.내 의지로 사랑하고 내 뜻으로 신뢰하고 내 마음으로 받아들여 왔다는 사실을,그것이 그 누구의 뜻도 아니고, 운명도 아니고, 조작도 아니고, 그의 작전도 아니고-오롯이 나, 스스로의 주체적 움직임이라는 명제를 주어주었습니다. 헤어지는 것도, 사랑하는 것도-이유는 밖이 아니라 안에 있음을 알게 되면 사실 군인을 기다리는 게 아무것도 아니게 됩니다.나만 변하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하니까요. '군인을 기다린다'는 것의 가치는 이런 것입니다.세상 모든 원리는 Give&Take라지요.그런데 설마-사랑하는 연인들에게 2년을 그런 식으로 보내게 해 놓고 입 싹 씻을 파렴치한 신은 없습니다.군대에 끌려 가야 했던 그 아이에게는 미안하지만,저는 오히려 많은 것을 얻은 기분입니다. 그 아이는 제대가 조금 무섭다고 합니다.다시 사회로 나와 대학이라는 곳을 다니며 경쟁의 최전선으로 던져진다는 게-기대도 되지만 조금은 두렵다고 합니다.그래서 더 저에게 의지하게 되었지요.2년 전 멈춰버린 이 아이의 사랑 수준은,저보다 낮지만 어쩌면 깊이는 더욱 깊은 것 같아-서로 맞춰가는 과정이 새삼스레 '시작하는 과정'같아 두근거립니다. 군인을 기다리고 있나요? 혹은 기다리시게 되었나요?그렇담 지레 겁먹고 마음을 결정하지 마세요.못기다릴 것 같고 힘들 것 같아서 헤어지지 말고,도저히 못기다리게 되었고 미칠것처럼 힘들면 그 때 헤어지세요.하지만 사실은,마음이 떠나서 헤어지게 된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곧 군대에 가시나요?그렇담 헤어질까 계속 만날까 정도는 여자가 결정하게 해주세요.군대에 가게 될 당신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닐테지만,나라에 남자친구 뺏긴 것 같은 여자친구의 억울함도 장난이 아니거든요.거기다 대놓고 배려해준답시고 헤어짐을 이야기하는 건-여자친구가 평생 애국자의 길을 걷지 못하도록 하는거나 다름 없어요. 제대하셨는데 다양한 연애의 욕구가 치밀어 오르시나요?하나만 기억하세요.세상은 Give&Take.이 세상에 꽃신 신은 여자들을 보건대,지금 당신이 이별을 말하려는 여자는-지금 당신이 흔들리고 있는 그녀와 수준이 달라요. 결코 동등하지 않아요.분명 무엇가를 더 잃게 되거나 돌이킬 수 없을때 후회가 밀려올꺼에요. 그리고 또 잊지 마세요.그녀는요-,당신이 기다려달라고 말하고 떠난 2년은 기다려줄 수 있지만,미안하다고 말하고 떠난 몇 개월은 기다려주지 않아요. 전-군복에 개구리 쳤다고 실실거리는 이 아이를 기다린 걸 후회하지 않아요.15
''군인을 기다린다''는 것의 가치
훈련소 따라가서 울면 헤어진다고 하길래, 부르르 떨리는 입술로 간신히 웃던게
벌써 2년이 되었습니다.
'인제 가면 언제오나(원통해서...는 아닙니다)' 라고도 말하는-
강원도 인제에서 군 생활을 하던 그 아이는,
지금 말년 휴가 중이며 29일에 복귀하면 31일에 제대합니다.
혹자는 대단하다고도 말해주고, 또 누군가는 신기하다고도 말합니다.
대한의 건아들을 보내기엔 너무나 긴 2년, 사회에서 학교 생활하기엔 꽤나 짧은 2년을
어떻게 기다릴 수 있느냐고 묻습니다.
그럴 때마다 언제나 어렵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내가 그 아이를 기다릴 수 있었던 것은,
제 의지가 대단해서도 아니고-
그 아이가 특별히 저에게 잘 해서도 아니고-
우리의 사랑이 절대 반지 같은 강인함을 가지고 있어서도 아니며-
'2년'이 짧은 세월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은 더더욱 아닙니다.
그저, 시간은 흘렀고-
우리 사랑의 수명은 2년보다 길었기 때문입니다.
군대를 가지 않았더라도 2년 이상 사귀었을거고,
혹시나 중간에 헤어졌다면-
군대를 가지 않았더라도 그맘때쯤 헤어졌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2시간에 한번씩 보던 CC가 전화도 제대로 못하고 얼굴도 못보고 지내는 건 힘들죠.
군대에서 고생하는 남자분들도 힘들지만,
밖에서 기다리는 여자도 쉽지만은 않거든요.
늘 함께 가던 곳, 함께 걷던 거리, 함께 전화하던 시간을
혼자 지나치면서 함께 하던 순간을 곱씹어야 하는 것은,
이별과 같은 고통이기 때문입니다.
일부러 일을 벌려가며 바쁘게 지내고 정신 없이 나 자신을 몰아치는 자학도
어느 정도 하고 나면 한계에 부딪쳐서 이내 익숙해져버리면-
가끔 어찌할 도리가 없구나 싶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가끔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 아이가 군대 가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헤어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서로가 세상의 전부고, 일상이고, 너무나 당연해지는 1년차 커플인 우리를 갈라놓은 게
군대였습니다.
군대는 저에게 '그 아이가 없어도 살아갈 수 있다'는 새삼스런 사실을 알려주었습니다.
보통은 이걸 깨달은 순간 헤어짐이 시작된다고들 하지요.
하지만, 웬걸-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과 내 삶에 대한 책임감은,
나를 더욱더 여유롭게 사랑하도록 도와주었습니다.
내 의지로 사랑하고 내 뜻으로 신뢰하고 내 마음으로 받아들여 왔다는 사실을,
그것이 그 누구의 뜻도 아니고, 운명도 아니고, 조작도 아니고, 그의 작전도 아니고-
오롯이 나, 스스로의 주체적 움직임이라는 명제를 주어주었습니다.
헤어지는 것도, 사랑하는 것도-
이유는 밖이 아니라 안에 있음을 알게 되면 사실 군인을 기다리는 게 아무것도 아니게 됩니다.
나만 변하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하니까요.
'군인을 기다린다'는 것의 가치는 이런 것입니다.
세상 모든 원리는 Give&Take라지요.
그런데 설마-
사랑하는 연인들에게 2년을 그런 식으로 보내게 해 놓고 입 싹 씻을 파렴치한 신은 없습니다.
군대에 끌려 가야 했던 그 아이에게는 미안하지만,
저는 오히려 많은 것을 얻은 기분입니다.
그 아이는 제대가 조금 무섭다고 합니다.
다시 사회로 나와 대학이라는 곳을 다니며 경쟁의 최전선으로 던져진다는 게-
기대도 되지만 조금은 두렵다고 합니다.
그래서 더 저에게 의지하게 되었지요.
2년 전 멈춰버린 이 아이의 사랑 수준은,
저보다 낮지만 어쩌면 깊이는 더욱 깊은 것 같아-
서로 맞춰가는 과정이 새삼스레 '시작하는 과정'같아 두근거립니다.
군인을 기다리고 있나요? 혹은 기다리시게 되었나요?
그렇담 지레 겁먹고 마음을 결정하지 마세요.
못기다릴 것 같고 힘들 것 같아서 헤어지지 말고,
도저히 못기다리게 되었고 미칠것처럼 힘들면 그 때 헤어지세요.
하지만 사실은,
마음이 떠나서 헤어지게 된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곧 군대에 가시나요?
그렇담 헤어질까 계속 만날까 정도는 여자가 결정하게 해주세요.
군대에 가게 될 당신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닐테지만,
나라에 남자친구 뺏긴 것 같은 여자친구의 억울함도 장난이 아니거든요.
거기다 대놓고 배려해준답시고 헤어짐을 이야기하는 건-
여자친구가 평생 애국자의 길을 걷지 못하도록 하는거나 다름 없어요.
제대하셨는데 다양한 연애의 욕구가 치밀어 오르시나요?
하나만 기억하세요.
세상은 Give&Take.
이 세상에 꽃신 신은 여자들을 보건대,
지금 당신이 이별을 말하려는 여자는-
지금 당신이 흔들리고 있는 그녀와 수준이 달라요. 결코 동등하지 않아요.
분명 무엇가를 더 잃게 되거나 돌이킬 수 없을때 후회가 밀려올꺼에요.
그리고 또 잊지 마세요.
그녀는요-,
당신이 기다려달라고 말하고 떠난 2년은 기다려줄 수 있지만,
미안하다고 말하고 떠난 몇 개월은 기다려주지 않아요.
전-
군복에 개구리 쳤다고 실실거리는 이 아이를 기다린 걸 후회하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