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정말 그렇다. 니트가 패션의 키워드로 떠올랐다. 조금 과장한다면, 정장·캐주얼·액세서리 등 니트 없이는 명함도 못 내밀 것 같다. 긴 우기(雨期)가 잦아들고, 막바지 폭염이 이글거리는 요즘 멋쟁이를 꿈꾸는 ‘여심(女心)’은 이미 청명한 가을로 달려가고 있다. 언제나 계절을 한발 앞서가는 패션계도 여름 장사를 접고 가을 단장에 나서고 있다. 그 한복판에서 니트가 진화하고 있다. 한국과 외국에 동시에 불어닥친 ‘니트 바람’을 알아본다.
1. ‘스웨터+카디건’은 이제 그만
니트는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면 단골로 등장하는 ‘흔한’ 옷이다. 신축성이 좋아 편하게 겹쳐 입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온 효과가 뛰어나 몸을 따듯하게 유지해 준다. 그래서 가을로 들어설 때쯤이면 남녀노소 모두 즐기는 ‘필수 패션’이 됐다. 이런 니트가 올가을엔 유난히 주목받고 있다. 이유가 뭘까.
“니트는 ‘트윈셋(카디건과 스웨터를 함께 입는 것)’ 하나면 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 이런 평범한 의류는 소비자들이 찾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 되다 보니 니트에도 디자인이 강화되고 있다. 이제 그 꽃을 피우는 시기가 온 것 같다.” (패션전문지 ‘패션비즈’ 민은선 부사장)
이런 경향은 올봄 뉴욕·파리·밀라노에서 열린 2007 가을·겨울 컬렉션에서도 확인됐다. 스텔라 매카트니·칼 라거펠트·리처드 채·자일스 디컨·크리스토퍼 베일리 등 지구촌 패션계의 저명 디자이너 거의 모두 니트로 된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였다.
특히 카디건이나 스웨터 종류로 한정됐던 니트의 쓰임새가 훨씬 넓어졌다. 패션 전문 인터넷 사이트인 스타일닷컴에서도 “트윈셋은 이제 그만 입을 때”라고 지적하면서 ‘니트의 다양한 변신’이 이번 시즌 최대 화두임을 강조했다. 스타일닷컴은 ‘올가을 주목해야 할 트렌드’의 하나로 ‘니트 퍼레이드’를 꼽았다. 말 그대로 언제 어디서건 니트를 입은 사람을 보게 될 것이란 예측이다.
2. 무한 변신 ‘트랜스포머’ 니트
이 같은 추세는 올가을을 겨냥해 나온 의상에 그대로 반영됐다. 니트의 다양한 표현법을 어렵지 않게 눈치챌 수 있다. 예컨대 명품 브랜드 아이그너는 니트를 이용한 ‘캡 케이프’를 내놓았다. 어깨에 걸치는 단순한 케이프에 모자를 단 것으로, 원피스와 함께 입을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어깨가 살짝 드러나는 드레스와도 어울린다.
‘후드 드레스’라는 것도 나왔다. 티셔츠에 모자를 단 ‘후드티’를 응용, 편안한 외양의 니트 드레스에 모자를 달았다. LG패션의 헤지스 레이디스가 선보인 니트 판초(천 중앙에 구멍을 뚫어 머리를 내 입는 옷)도 눈에 띈다. 주요 재료는 알파카 털. 이 회사의 이경희 디자인실장은 “늦가을에서 초겨울까지 부츠나 짧은 바지와 함께 입을 수 있다”며 “묵중한 코트보다 훨씬 부담 없이 멋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가을 니트는 액세서리에도 강세다. A6에서 나온 부츠가 한 예다. 부츠 위쪽을 니트로 마감했다. 최근 유행하는 짧은 치마를 고려한 디자인이다. 무릎 아래로 부츠의 니트 끝자락이 노출된다. 이쯤 되면 ‘나도 유행을 좇아 니트를 골랐다’는 것을 자랑할 수 있을 것 같다.
스토리아 디 돈나의 ‘오프-숄더’ 셔츠 역시 기존의 평범한 스웨터·셔츠에서 볼 수 없었던 과감한 디자인을 앞세웠다. 어깨를 시원하게 드러내는 형태라 흰색 셔츠와 함께 입으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색채와 질감을 다르게 표현한 니트도 있다. 미소니는 니트 원피스에 색다른 변신을 시도했다. ‘그러데이션 벨티드 미니 원피스’라는 긴 이름의 옷이다. 손뜨개 느낌을 살린 짜임을 그대로 드러내면서도 여러 가지 색깔의 ‘그러데이션(단계적으로 변화를 주는 방법)’을 주었다.
모스키노 쿠튀르에서는 니트로 된 평범한 미니드레스에 금빛을 섞었다. 모스키노는 아예 이번 시즌의 모토를 ‘새로운 소재와 테크닉으로의 여행’으로 정했는데, 이 미니드레스가 그 대표격이다.
스타일리스트 한희연씨는 “요즘 니트는 과거의 전형적 디자인에서 벗어난 것이 많다”며 “금속 느낌을 준 것, 그러데이션 같은 색상 변화를 시도한 것, 크고 넓은 실루엣을 강조한 것 등 니트의 다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3. 남성 패션에도 니트 바람
남성 패션에도 니트는 빠지지 않는다. 니트로 된 타이나 코트가 있다. 올 1월 파리에서 선보인 랑방의 남성복 패션쇼에서 소개된 니트를 둘러본 패션평론가 팀 블랭크스는 “(랑방의 색다른 니트 의상은) 남성적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마초(여성차별주의자 또는 남성우월주의자) 느낌은 아니다. (니트라서) 왠지 연약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니트가 주는) 이 연약한 느낌에 여성적인 면은 없다”고 평가했다. 니트 코트는 여성적이라는 이유로 꺼릴 수 있는 남성들이 참고할 만한 내용이다.
스타일리스트 강윤주씨는 “니트가 워낙 주류를 이루다 보니 남성 스타들에게 옷을 입힐 때도 니트로 된 코트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남성복 브랜드 TNGT 최혜경 실장은 “올 가을 니트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소재의 고급화”라며 “기존의 울 100% 니트보다 울과 실크, 울과 캐시미어 등을 섞은 것이 많아졌으며, 두께 또한 기존 것보다 얇아 겹쳐 입기에 적당한 게 다수”라고 설명했다.
니트는 너무 평범해’ 올가을, 과연 그럴까…
니트는 너무 평범해’ 올가을, 과연 그럴까…
‘니트를 빼놓고 올가을 패션을 이야기하지 마라’.
올가을, 정말 그렇다. 니트가 패션의 키워드로 떠올랐다. 조금 과장한다면, 정장·캐주얼·액세서리 등 니트 없이는 명함도 못 내밀 것 같다. 긴 우기(雨期)가 잦아들고, 막바지 폭염이 이글거리는 요즘 멋쟁이를 꿈꾸는 ‘여심(女心)’은 이미 청명한 가을로 달려가고 있다. 언제나 계절을 한발 앞서가는 패션계도 여름 장사를 접고 가을 단장에 나서고 있다. 그 한복판에서 니트가 진화하고 있다. 한국과 외국에 동시에 불어닥친 ‘니트 바람’을 알아본다.
1. ‘스웨터+카디건’은 이제 그만
니트는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면 단골로 등장하는 ‘흔한’ 옷이다. 신축성이 좋아 편하게 겹쳐 입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온 효과가 뛰어나 몸을 따듯하게 유지해 준다. 그래서 가을로 들어설 때쯤이면 남녀노소 모두 즐기는 ‘필수 패션’이 됐다. 이런 니트가 올가을엔 유난히 주목받고 있다. 이유가 뭘까.
“니트는 ‘트윈셋(카디건과 스웨터를 함께 입는 것)’ 하나면 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 이런 평범한 의류는 소비자들이 찾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 되다 보니 니트에도 디자인이 강화되고 있다. 이제 그 꽃을 피우는 시기가 온 것 같다.” (패션전문지 ‘패션비즈’ 민은선 부사장)
이런 경향은 올봄 뉴욕·파리·밀라노에서 열린 2007 가을·겨울 컬렉션에서도 확인됐다. 스텔라 매카트니·칼 라거펠트·리처드 채·자일스 디컨·크리스토퍼 베일리 등 지구촌 패션계의 저명 디자이너 거의 모두 니트로 된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였다.
특히 카디건이나 스웨터 종류로 한정됐던 니트의 쓰임새가 훨씬 넓어졌다. 패션 전문 인터넷 사이트인 스타일닷컴에서도 “트윈셋은 이제 그만 입을 때”라고 지적하면서 ‘니트의 다양한 변신’이 이번 시즌 최대 화두임을 강조했다. 스타일닷컴은 ‘올가을 주목해야 할 트렌드’의 하나로 ‘니트 퍼레이드’를 꼽았다. 말 그대로 언제 어디서건 니트를 입은 사람을 보게 될 것이란 예측이다.
2. 무한 변신 ‘트랜스포머’ 니트
이 같은 추세는 올가을을 겨냥해 나온 의상에 그대로 반영됐다. 니트의 다양한 표현법을 어렵지 않게 눈치챌 수 있다. 예컨대 명품 브랜드 아이그너는 니트를 이용한 ‘캡 케이프’를 내놓았다. 어깨에 걸치는 단순한 케이프에 모자를 단 것으로, 원피스와 함께 입을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어깨가 살짝 드러나는 드레스와도 어울린다.
‘후드 드레스’라는 것도 나왔다. 티셔츠에 모자를 단 ‘후드티’를 응용, 편안한 외양의 니트 드레스에 모자를 달았다. LG패션의 헤지스 레이디스가 선보인 니트 판초(천 중앙에 구멍을 뚫어 머리를 내 입는 옷)도 눈에 띈다. 주요 재료는 알파카 털. 이 회사의 이경희 디자인실장은 “늦가을에서 초겨울까지 부츠나 짧은 바지와 함께 입을 수 있다”며 “묵중한 코트보다 훨씬 부담 없이 멋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가을 니트는 액세서리에도 강세다. A6에서 나온 부츠가 한 예다. 부츠 위쪽을 니트로 마감했다. 최근 유행하는 짧은 치마를 고려한 디자인이다. 무릎 아래로 부츠의 니트 끝자락이 노출된다. 이쯤 되면 ‘나도 유행을 좇아 니트를 골랐다’는 것을 자랑할 수 있을 것 같다.
스토리아 디 돈나의 ‘오프-숄더’ 셔츠 역시 기존의 평범한 스웨터·셔츠에서 볼 수 없었던 과감한 디자인을 앞세웠다. 어깨를 시원하게 드러내는 형태라 흰색 셔츠와 함께 입으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색채와 질감을 다르게 표현한 니트도 있다. 미소니는 니트 원피스에 색다른 변신을 시도했다. ‘그러데이션 벨티드 미니 원피스’라는 긴 이름의 옷이다. 손뜨개 느낌을 살린 짜임을 그대로 드러내면서도 여러 가지 색깔의 ‘그러데이션(단계적으로 변화를 주는 방법)’을 주었다.
모스키노 쿠튀르에서는 니트로 된 평범한 미니드레스에 금빛을 섞었다. 모스키노는 아예 이번 시즌의 모토를 ‘새로운 소재와 테크닉으로의 여행’으로 정했는데, 이 미니드레스가 그 대표격이다.
스타일리스트 한희연씨는 “요즘 니트는 과거의 전형적 디자인에서 벗어난 것이 많다”며 “금속 느낌을 준 것, 그러데이션 같은 색상 변화를 시도한 것, 크고 넓은 실루엣을 강조한 것 등 니트의 다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3. 남성 패션에도 니트 바람
남성 패션에도 니트는 빠지지 않는다. 니트로 된 타이나 코트가 있다. 올 1월 파리에서 선보인 랑방의 남성복 패션쇼에서 소개된 니트를 둘러본 패션평론가 팀 블랭크스는 “(랑방의 색다른 니트 의상은) 남성적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마초(여성차별주의자 또는 남성우월주의자) 느낌은 아니다. (니트라서) 왠지 연약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니트가 주는) 이 연약한 느낌에 여성적인 면은 없다”고 평가했다. 니트 코트는 여성적이라는 이유로 꺼릴 수 있는 남성들이 참고할 만한 내용이다.
스타일리스트 강윤주씨는 “니트가 워낙 주류를 이루다 보니 남성 스타들에게 옷을 입힐 때도 니트로 된 코트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남성복 브랜드 TNGT 최혜경 실장은 “올 가을 니트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소재의 고급화”라며 “기존의 울 100% 니트보다 울과 실크, 울과 캐시미어 등을 섞은 것이 많아졌으며, 두께 또한 기존 것보다 얇아 겹쳐 입기에 적당한 게 다수”라고 설명했다.
중앙일보 | 기사입력 2007-08-22 18:51 | 최종수정 2007-08-22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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