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로 (どろろ: Dororo, 2007)

정보정2007.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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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로 (どろろ: Dororo, 2007)

올해 초 일본에서 개봉하여 한달 이상 박스 오피스 1위를 고수한 영화 '도로로'.  '괴물', '디워'를 라는 국적불명의 신조어로 부르듯 '도로로'도 로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일단 영화 자체를 차치하고 그것을 둘러싼 여러 요건들은 충분히 어느 정도의 기대를 하게 만든다.

 

국내에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이후 매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츠마부키 사토시'와 '메종 드 히미코'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시바사키 코우'가 주연으로 출연한다. 거기에 '노다메 칸타빌레'의 '에이타', '불량공주 모모코'의 '츠치야 안나' 등이 조연으로 출연하여 관객들의 구미를 당긴다. 게다가 이 영화의 원작은 으로 불리우는 '데즈카 오사무'의 것이다. 이 정도면 국내 팬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요소는 갖춰진 셈이다.

 

하지만 일본낸 흥행과 국내 지명도 높은 배우와 대단한 원작자의 힘에도 불구하고 국내 개봉은 요원해 보인다. 일단 장르적으로 우리나라에 '먹히지 않는' 일본식 판타지 액션 영화라는 점이다. '츠마부키 사토시' 만큼이나 인기 있는 '오다기리 죠'가 출연한 '시노비'가 국내 개봉을 하지 못하고, 신세대풍의 사무라이 활극이었던 '사무라이 픽션 - 적영'이 흥행 참패한 것을 본다면 이 장르가 국내 관객들에게 공감을 얻기 매우 어려운 장르라는 것이 확연해 보인다.

 

거기에다 일본 흥행과 SF 판타지라는 수식어에서 연상되는 것과 달리 실제 영화의 규모나 특수 효과는 상당히 조악하게 느껴진다. 주인공의 액션씬은 관객에게 어떤 쾌감도 전달하지 못할 만큼 단조롭고, 초반 어느 정도 볼만하던 특수효과는 중반을 넘어서면서 확연하게 퀄리티가 떨어져 '특촬물' 수준이 되어 버린다. 특촬물에 익숙한 일본 관객의 반응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인형의 탈을 뒤집어쓴 괴물은 그저 관객에게 웃음 밖에 주지 못할 것이다.

 

익숙하지 않은 장르와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는 볼거리로 인해 뛰어난 배우들이 빛이 바랜느낌이다. 이 젊은 배우들에게는 액션보다 이야기가 더 잘 어울린다.

 

자식의 몸을 요물들에게 넘긴 아버지와 요물에게 뺏긴 신체를 되찾으려는 아들의 이야기 자체는 여러모로 흥미있는 이야기임에 틀림없다. 보지 못했지만 영화보다 훨씬 깊고 풍부한 이야기를 가졌을 원작을 압축하는 과정에서 사라진 이야기들이 영화 전체의 힘을 약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인물들의 고뇌와 갈등이 과연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는 것을 볼때 그렇다. 팔기 위한 영화를 위해 어김없이 희생되는 이야기들의 존재는 그래서 서글프다.

 

/정보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