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워 - 수준급 초등학생용 영화

유상근2007.09.03
조회23
 
디 워 - 수준급 초등학생용 영화


 

1. 세계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이무기

 포스터는 많은 것을 함축한 듯 보인다. 이무기라는 특이한 소재도 보여주고.... 그렇게 자신있어 하는 컴퓨터그래픽에 대해서도 슬쩍 맛보기를 허용한다. 하지만 가장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마천루를 감고 올라가는 이무기의 모습에서 드러나는 헐리우드에 도전하는 무명감독의 심정이 아닐까 싶다.

 

디 워 - 수준급 초등학생용 영화


 

2. 2007년 여름 최고 화제의 영화 = 디 워

 2007년도 여름에 가장 화제에 올랐던 영화는 단연 '디-워'였다. 개봉소식만으로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던 영화는 한 무명 여성 감독의 직설적 비판에 기자들을 비롯한 매니아들이 거세게 반응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논쟁을 예고했다.

 그 후 '~빠'와 '~까' 간의 대결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는 했지만, 인터넷과 기타 언론 매체를 통해서 과거에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논쟁과 상호비판이 촉발되었고, 이는 공중파방송의 100분 토론에 주제로 사용되어 미학자인 진중권의 거침 없는 비판으로 한계점에 다다랐다.

 그 와중에 민족주의, 애국주의, 괴수영화, 영화사 등의 다소 전문적인 개념이 난무하고, 흥행성적은 700만을 훌쩍 넘어섰다. 평소에 SF영화나, 전쟁액션에 매우 흥미를 갖고 있는 난 많이 궁금해졌다. 정말 볼만한 건가?? 왜들 이렇게 난리지?? 결국 황금 같은 일요일에 시간을 내어 찾은 영화관에서 난 그 논란의 발원지를 확인할 수 있었고... 내 느낌은... '뭐 별 거 아니구만.....' 이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별 것 아니라는 표현이 영화 자체가 쓰레기거나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다만 사회 전체를 논란으로 밀어넣을 정도의 작품은 아니라는 거다. (^.^);; 설마 이 정도 언급에 나도 '~까'로 몰려 욕을 먹을 일은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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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훌륭한 컴퓨터 그래픽!!!

 평소에 나름 액션과 SF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영화팬의 입장에서 감히 이야기 하건데, 이 영화는 한국영화에서 이전에 볼수 없는 정도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준다. 비록 그 것이 특수효과에 국한된 것이기는 하지만, 뭐 이 정도를 구현해내기 위해 심형래 감독이 기울인 노력만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한국 최고의 코미디언이라는 자리를 스스로 내치고 영화제작의 길에 뛰어들었으며, 비록 장르가 애매하기는 하지만, 특촬물이나 괴수영화에 해당하는 특수효과 기반의, 한국에서는 불모지나 다름 없는 시장에 뛰어들었다.

 비록 거품이 많았고, 감독 스스로도 그 거품을 한 번 이용해보려고 했기에 실패를 자초하기는 했지만, '용가리'에서도 그는 일정 정도 수준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특히 잇다른 실패에도 불구하고 그가 포기하지 않았던 미니어쳐와 실사 방식의 특수효과를 통해서 그는

나름의 독특한 노하우를 축적했고, 그 노하우는 '디-워'에서 그가 적어도 한국에서는 범접할 수 없는 CG혹은 특수효과의 경지에 오르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4. 거기까지......

 하지만 거기까지이다. 이 영화는 적어도 그런 부분을 제외한다면 볼 것이 하나도 없다. 그 것만으로 되지 않았느냐?? 누군가 묻는다면 난 '맞다'라고 답하고 싶다.

 맞다.. 그렇다면 이 영화가 그 힘 만으로 700만 관객을 동원한 것일까?? 물론 영화의 작품성, 흥행성, 완성도에 따라 적정 동원관중 수가 존재한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겠지만, 적어도 내가 본 이 영화는 그런 힘을 가진 영화는 아니다.

 강력한 CG의 힘을 뒤에 업었지만, 아쉽게도 그 것으로 이 영화의 단점을 가릴 수는 없다. 주연들은 연기력을 발휘할 여지조차 없고, 줄거리는 매우 유치하다.. 더우기 많은 CG 장면이나 전투액션은 스토리상의 전개과정과 맞아떨어지기는 커녕 보여주기 식으로 일관한다.

디 워 - 수준급 초등학생용 영화


 

 블랙호크 헬기와 M1탱크가 출동하는 장면은 충분히 개연성은 있지만, 그 길이에서 관객들의 지루함을 자극한다.

 물론 여기까지는 참을 수 있다해도, 이무기를 잡으러 출동한 정예부대가 쫓기는 장면은 그야마로 코미디이다. 코끼리를 집어삼키는 뱀을 잡으러... 소총으로 무장하고 출동한 20여명이라.... '디-워'가 갖는 한계점을 가장 잘 보여준 장면이 아닐까 한다.

 '난 이런 기술을 갖고 있어요', '난 이 정도 수준의 장면을 구현할 수 있어요' 하고 애처롭게 외치는 감독에게 관객들이 뜨거운 애정을 보인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글쎄다.... 이런 영화는 그 전에도 많지 않았나??

 

5. '쉬리'와의 비교 - 부족하지만 이쁘게 봐주세요...

 '디-워'와 '화려한 휴가'가 흥행돌풍을 일으키는 바람에 '쉬리'가 역대 흥행 순위 10권 밖에서 밀려나게 되었다. 하지만 꼭 그 때문이 아니라도 난 '쉬리'를 떠올렸다. 할 일 없는 휴일날 재탕해주는 탓에 꼼꼼히 비교할 수 있는 기회를 잡기도 했고...

 '쉬리'가 개봉했을때, 그 때만 해도 지금처럼 사회가 인터넷 기반은 아니었다, 조악한 특수효과 때문에 욕을 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았다. 그리고 무리한 줄거리 구성, 비현실적인 스토리를 공격하는 의견도 꽤 설득력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래도 이만한 영화가 개봉된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왜?? 그래도 그 영화에는 분단현실을 고민하게 해주는 면이 있었고, 최민식, 김윤진, 한석규가 각각 매우 출중한 연기를 보여주었으며(차마 송강호는 못 집어넣겠다), 지금 봐도 유치 않은 정도 수준의 총격씬과 명장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긍정적인 면 때문에 미니어쳐 기반의 특수효과와 비현실적 스토리를 난 관대하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디-워'는 그 후로부터 10년 후에 만들어진 영화다. 물론 두 영화의 장점이 다르기는 하지만, 부족한 점이 많다는 점은 같다. 단순비교를 해 볼 때, 전체적인 이야기구조나 연기력 등은 완전 퇴보한 영화가 흥행돌풍을 일으키는 현실은 왠일인지 어색하다.

 물론 적어도 난, 그 CG와 전투씬을 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았겠지만, 그래도 뭔가 석연치 않다는 느낌을 갖는 것은 나뿐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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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꿈은 이루어진다 by 심형래

 이제 그는 진정한 영화감독이 되었다. 아무도 이제 그에게 감독이라는 칭호를 어색해하지 않고, 그는 당당하게 세계시장을 공략하겠다고 이야기한다. 그 의지나 꿈의 크기가 대단하다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이제 없어보인다.

 하지만 그렇기에, 엔딩장면에서 아리랑을 틀고, 자막으로 자신의 심경을 토로하는 그가 좀 어색해 보였다.

 그는 이야기한다. 자신은 정말 고생 많이했다고... 하지만 적어도 영화를 하나 완성한 감독 치고, 영화 자체가 엎어질뻔한 위기 한 번쯤 경험하지 않은 사람 없고, 제작비 조달 같은 문제는 충무로에 적을 둔 사람들은 모두 늘 달고 사는 사안이다.

 또한 그의 옹호론자들은 이야기한다. 충무로가 그를 왕따시켰다고.. 글쎄... 그가 충무로에 무엇을 원했고, 충무로가 그를 어떻게 배척했는지 난 알지 못한다. 아니 적어도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 자리에서 심 감독은 그에 관련해서 구체적 발언을 한 적이 없다. 눈물을 흘리면서 너무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하는 그를 보았지만, 거기서도 어떤 구체적인 이야기는 들을 수 없었다.

 이제 그가 첫 발걸음을 띤 영화쟁이이기에 많은 것을 보완해 나가리라고 믿지만, 적어도 그의 이런 읍소형 마케팅은 굉장히 보기 좋지 않았다. 뭐... 앞으로 이제 그가 한국영화계에서 강자가 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기에 앞으로 그의 행보에서 이런 웃지못할 촌극같은 마케팅 전략은 없으리라 믿어본다.

 

 마지막으로, 우연찮게 며칠 후 '화려한 휴가'를 보았다. 너무나 다른 두 영화기에 비교 자체가 무리일 수는 있지만, 난 '화려한 휴가'의 엔딩이 백 배는 더 훌륭하게 보였다.

 

 다음 작품에서는 심형래 사단도 정말 '쉬리'에서의 명장면과 '화려한 휴가'에서의 감동적 엔딩을 보여주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