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생각난 이야기, 』

윤영식2007.09.04
조회36

『오랜만에 생각난 이야기, 』


 

 

참, 오랜만에 생각난 이야기 ..

 

어렸을 때에 난,

 

꽤나 많이 맞고 자란 기억을 가지고 있다.

 

학교에서, 혹은 집에서,

 

내가 잘못을 했건 안했건 많이 맞아야 했던것이

 

내가 살아야했던 어릴 적 인생의 전부였던 것 같다.

 

 

문득, 한번은

 

아버지에게 흠씬 두들겨 맞았던 날이었다.

 

모든 것을 다 내팽개쳐놓고서는 그저 주머니에 있던 십여만원의 돈과

 

옷 몇가지만을 챙겨서

 

집을 나와버렸다.

 

 

...얼마나 지났을까

 

 

여기가 어딜까. 라는 생각이 들만큼이나 뛴 후에야, 난 그곳이

 

내가 살던 곳에서 조금 떨어진 중랑교 뚝방이라는 것을 알았다.

 

 

아 .. 여기까지 와버렸구나 ...

 

 

무작정 나왔으니, 갈 곳이 필요했다.

 

돈이 있는걸로 일단 밥과 추위는 해결할 수 있었다.

 

 

밥은 대충 먹었고 ... 그래, 일하던 주유소로 가자

 

 

주유소에서는, 어린 나이임에도 2년 이상의 경력으로

 

무언이지만 꽤나 높은 자리에 있던 나는,

 

역시 예상했던대로 그 곳에서 밥도, 잠자리도, 또한 일자리도  

 

구할 수 있었다.

 

 

여긴 이제 내 집이야. 아무도 날 방해못해.

 

 

그렇게, 그곳에서 일도 하며, 일을 하지 않거나 쉬는 날에는

 

어딘가 친구를 만나거나 그저 누군가를 만나서 노는것이 즐겁기만 할 때에,

 

문득 주머니를 뒤져보았다.

 

 

꺼져있는 핸드폰 ...

 

 

집을 나온 그 후부터, 꺼둔 핸드폰이 마음에 걸리기도 했고,

 

조금 낯설어보이기도 했었다.

 

얼마만일까, 핸드폰을 켜 보는 순간, 몇통의 전화화 문자가 와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도, 걱정이 되긴 되나보네?

 

 

그렇게 난 또 핸드폰을 닫아버린 채 꺼두고는 짐가방 속으로 던져 눈에 보이지 않게 했다.

 

 

그 날 밤은, 몇번이나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동이 트도록 내내 잠을 이루지 못한 날이었다 ..

 

 

시간이 지나 한달이 넘어가고 두달이 되어가고 ..

 

일을 하고, 밖에서 술을 마시거나 친구들과 놀며 지내고,

 

자고 싶으면 언제든 주유소에 마련된 내 방에서 잠을 자는 것이

 

꽤나 익숙해지게 되었다.

 

그렇게 모든 것이 익숙해질 때 즈음에,

 

같이 일하던 형이 내게 물었다.

 

 

"넌 이렇게 사는게 행복하냐"

 

"응? 글쎄, 행복하다면 행복하겠지"

 

"근데, 난 왜 니 얼굴이,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더 아파보이나 모르겠다"

 

"..."

 

"사실은, 걱정 되지? 다른게 아니라, 니 동생, 너희 어머니, 너희 아버지가

  널 걱정하고 있는 것보다도, 니가 니 가족들이 걱정되지?"

 

"그런거 아냐"

 

"지금 너희 가족이 많이 밉냐?"

 

담배를 한대 태워 물었다.

 

"후  .. 그냥, 지금은 미운건 별로 없는데, 가족이랑 같이 못살아먹겠어"

 

"왜?"

 

"자꾸 나한테 내가 할 수 없는 걸 강요하려 하고, 내가 하고싶은걸

  억제하려고만 하니까"

 

"그렇구나..."

 

"그건 왜?"

 

"만약에 있잖아,?

  40-50년.. 짧으면 20-30년, 혹시 내일 모레..

  너희 어머니나 아버지 둘중 한분 아니면,

  너희 부모님 두분 다 돌아가실 때 쯤에,

  넌 그때에나 니가 지금 이러고 있는거 후회할거지?"

 

"....."

 

"형이 내가 후회할지 안할지는 모르는거잖아.

  난 솔직히 우리 엄마아빠 돌아가셔도 안울 것 같은데."

 

"모르지 당연히, 내 경우엔, 내가 나온지 한달만에 심장발작으로 돌아가셨으니까.

  너희 부모님이 언제 돌아가실지, 니가 울지는 나도 모르는 일이지."

 

"......"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그로부터 6-7년이 지난 후, 난 지금 ...

 

이미 나의 아버지 한분을 잃었다.

 

 

어려서부터 받은 것도 별로 없었고, 항상 가난함에 춥게 살아야 했던 가족이었지만,

 

집에 일찍 들어오라던 잔소리만큼은, 언제나 혼자일 때면 언제쯤 집에 올까

 

혼자 울며 기다려야만 했던 가족이었지만, 허구 헌날 뭐만 잘못하면 맞아야 하는

 

우리 가족이었지만 ...

 

.......

 

 

도데체 왜 몰라 이 바보야...

이렇게 니 걱정만 하고 있는걸 .....

 

 

『아주 오랜만에 생각난 내 옛날 이야기』

 

- mIN-H-y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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