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책] 3살까지는 엄마가 키워라

최유진2007.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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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살까지는 엄마가 키워라

원제 Raising Babies

스티브 비덜프 지음

북섬 출판서

 

 

p 57

보육교사들이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를 안아주고, 아이의 감정에 반응하는 등의 상호작용을 할 때에는 그것이 직업적인 일이라는 사실이 영향을 미친다. 그들은 항상 냉정함을 유지한다. 눈을 맞출 때도 그렇다. 눈을 맞추는 순간은 길지도 않고, 평화롭지도 않고, 친밀하지도 않다. 이때에도 관심을 조절하고 감정이입을 자제해야 한다. 수백명의 아이가 자신을 거쳐갔고, 지금 당장 자신의 보살핌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10명 아니 20명이나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육교사가 어떤 아이에게 진정한 애정을 보인다면 부모는 걱정을 하게 되고 그 보육교사는 곤란을 겪을 수도 있다. 보육교사가 할 일은 아이를 보살피는 것이지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보살핌과 사랑의 간극은 엄청나다.

 

p 77

남자든 여자든 일에 대한 절대적인 권리를 가질 수는 없어요. 아이를 가지기로 했다면 가장 중요한 책임은 아이를 제대로 돌보는 것이죠. 그게 자신의 경력에 영향을 미친다 해도 어쩔 수 없죠. 그러나 누구도 이런 현실을 인정하려 하지 않아요. 남자가 직장일에만 몰두하고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면 그는 평균 이하의 아빠라는 평가를 받지요. 그러나 여자가 똑같이 행동하면 오히려 '슈퍼맘' 이라고 높이 평가받아요. 그건 정말 위선적이에요.

 

p 94

아이의 발달에 있어서 아이를 보육시설에 맡겼느냐 아니냐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이는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으로 연구자들도 강조하는 바이다. 아이의 정신 건강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모성의 민감성' 즉, 아이의 요구에 따뜻하고 민감하게(충분히 미세하게) 반응해주는 능력이다. 이런 능력은 엄마(혹은 아빠)가 안정되어 있고,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스트레스에 시달리지 않고, 아이에게 집중할 수 있고, 물질적으로나 정서적으로 풍요로워서 부모 노릇을 하면서도 우울함이나 외로움이나 당황스러움을 느끼지 않아야 발휘되는 것이다. 이런 자질은 부모가 시간을 투자하여 연습함으로써 아기와 민감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 때 습득 가능한 것이다. 즉 아기를 이해해야 습득할 수 있는 것이다.

 

p 110

부모의 사회적 지위나 교육수준이 아이들의 발달과 관련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보다는 환경의 질이 더욱 중요하다. 부모의 사회적 지위나 교육수준은 어느 정도까지만 영향을 미쳤다. 부모가 어떤 사람인가보다는 무엇을 주느냐가 더 중요하다.

 

p 122

우린 그런 과정을 '아이를 키운다'고 표현한다. 이는 매우 광대하고 복잡하고 많은 것들이 얽힌 일이다. 그것은 정원 가꾸기나, 그림 그리기나, 교향곡 작곡보다도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워야 가능한 일로, 복잡한 과정이 점진적으로 더해지는 신비로운 일이기도 하다. 이 일은 20년에 걸쳐 수행되며, 이 기간동안 우리는 아이가 평생 행복하게 살기 위해 갖추어야 할 도구들을 발달시킬 수 있도록 도와준다.

 

p 129

부모와 아이 사이의 이런 소통과 공감은 자동적으로 주어지는 게 아니라 조금씩 발달시켜나가는 것이다. 아기가 부모를 가르치고 부모는 아기를 가르친다. 점차 부모와 아기는 서로의 언어를 배우고 잘 맞는 파트너로 거듭나는 것이다. 엄마와의 모든 상호작용을 통해 아이는 점점 부모의 보살핌이 덜 필요한 독립적인 개체로 자라난다. 우리가 아기를 달래주면 아기는 스스로 달래는 법을 터득한다. 우리가 행복해하면 아기는 어떻게 해야 더 행복해질 수 있는지를 배운다. 우리가 아기를 안정시켜주면 아기는 고통이나 변화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배운다. 우리가 아기 '옆에 함께' 있어줌으로써, 아기들은 나중에 더욱 독립적인 성인이 될 수 있다. 우리의 존재가 뼛속 깊이 새겨져 있기 때문에 아이는 우리가 옆에 없더라도 의지할 수 있는 것이다.

 

p 133

아기는 엄청난 노력이나 기술 없이도 성장하게 되어 있다. 부모노릇이라는 것이 머리를 싸매야 할 만큼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당신은 아기에게 '자극'을 주기 위해 '슈퍼 부모'가 될 필요가 없다. 아니 오히려 그렇게 함으로써 모든 걸 망칠 뿐이다. 놀아주고, 이야기해주고, 달래주고, 웃어주는 등 자연스럽게 아기에게 해주는 일들이 우리가 아기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 올바른 정서적 분위기가 뒷받침만 된다면 이런 일상적인 일들이 뇌가 필요로 하는 필수적인 영양분이 된다.

 

p 134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는 그 사람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이고 우리 자신의 요구보다 그 사람의 요구를 먼저 충족시키려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을 한 묶음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서 부모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힘들다. 보육교사들은 아기를 돌볼 수는 있지만, 웬만해서는 사랑하지 않는다. 사랑은 돈으로 살 수도 없고 강요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다. 사랑은 느껴야 하는 것이다. 사랑은 두 사람만의 특별한 감정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자라야 하는 것이다.

 요약하면, 세상에 갓난아기만큼 집중적인 사랑이 필요한 존재는 없다. 생후 몇 년간은, 인간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인, 사랑하는 법과 사랑받는 법을 배워야 한다. 생사가 달린 피치 못할 사정이 아니라면 이런 중대한 시기에 다른 사람의 손에 아기를 맡기는 것은 위험천만한 것이다.

 

p 163

우리가 아기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아기와 함께 있는 시간을 즐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