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사랑이 무사하기를。

김지은2007.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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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솔은 해주고 싶은 말을 차마 입밖에 꺼내진 못했다

손가락 아래 노트북 자판을 낙서처럼 한자한자 두드렸다

마음한구석에 남아있던 구절이 모니터에 차곡차곡 모습을 드러냈다

니 사랑이 무사하기를.. 내 사랑도 무사하니까..


깜박이는 커서 옆으로 방금 새긴 문장을 물끄러미 들여다 보았다

언젠가 건이 썼던 짧은 편지였다. 건네주지 못했던 시집속의 구절

누구를 향한 사랑들인지대상은 모두 빠져있는 그 구절

그래서 내것이도하고 그들의 것이도한 서글픈 바램

자판소리와 함께 아래 또 하나의 문장이 찍혔다

세상 모든 사랑이 무사하기를..

 

백스페이스를 눌러 지금까지 끄적거렸던 문장들을

밑에서부터 차례로 다 지워버리고는 파워를 끄고 노트북을 닫았다

방금쓴 문장은 말이 안된다. 세상에 모든 사랑이 무사할 수 있나?

그렇지 않다. 서로 부딪히는 사랑, 동시에 얽혀있는 무수한 사랑들

어느 사랑이 이루어지면 다른 사랑은 날개를 접어야만 할 수도 있다

그 모순 속에서도 사람들이 편안하게 아침을 맞이하고

눈물을 흘리더라도 다시 손잡고 밤을 맞이하기를 바라는건 무슨 마음인지
무사하기를, 당신들도 나도 같이..

 

 - 이도우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中

 

  http://paper.cyworld.com/agape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