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살던 시절, 외국인 찬구들의 집을 방문해보니 동양의 가구나 소품을 자기네들 식으로 멋지게 매치하여 꾸며놓았더군요. 우리의 가구들이 그렇게 예쁘다는 걸 오히려 그들을 통해 알게 된 셈이죠.”
오랜 외국 생활을 통해 오히려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마음에 새기게 되었다는 갤러리 고색의 박정아 대표가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한식 거실을 선보였다.
볕 잘 드는 창가에 고려 평상을 놓아 마련한 공간은 그대로 그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해주반에 차를 내어 친구를 맞기에 안성맞춤이라고. 창가에서 나란히 햇볕을 받고 있는 것은 홍콩 등 외국에서 살 때부터 수집한 다양한 침목들로 그 시절 친구들과의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더욱 멋스럽다.
뭐니 뭐니 해도 이 공간의 가장 큰 매력은 한국적인 멋을 담고 있는 패브릭 아이템들. 손수 제작해 창가에 드리운 블라인드는 물론, 곳곳에서 시선을 사로잡는 방석과 쿠션들이 고급스러우면서도 화려한 저마다의 독특한 색감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한국 실크의 텍스처와 색상은 세계의 어느 실크보다 좋다고. 가벼우면서도 뛰어난 보온력을 지니는 실크는 아미노산이 풍부해 나이 드신 분들의 이불감으로 더욱 제격인데, 이 이불을 장 위에 간단히 올려놓는 것만으로도 한국적인 일상의 멋이 살아나고 있었다.
조각보의 패턴을 응용한 공단 소재의 방석, 벨벳으로 멋스러움을 더한 쿠션 등 곳곳에 자리 잡은 아이템이 전통적인 것에 현대적인 것을 절묘하게 녹여낼 줄 아는 그녀의 감각을 보여준다.
1 해주반의 매력은 다리판의 멋진 투각에 있다. 만(卍) 자 무늬 투각의 해주반은 가래나무로 만들어졌으며 언제 봐도 정겹다. 해주반 위에 전통 식탁매트를 깔고 천목 찻잔에 난을 하나 띄움으로 찻자리의 운치가 더해진다. 2 광장시장에 새로운 소재를 찾으러 나갔다가 마음이 끌리는 천으로 손수 제작한 그린 컬러의 블라인드가 나뭇잎과 어우러져 멋스럽다. 3 선조들이 안방에서 사용하던 이층장은 콘솔 대용으로 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백자나 여타의 장식물을 올려놓으면 멋스럽다. 전체 소재는 소나무로 만들어졌으며 앞면은 물푸레나무로 만들었다. 4 조각보의 패턴을 응용한 공단 소재의 방석은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아이템. 쿠션은 베갯모를 구입하여 수 부분만을 장식으로 이용해 벨벳으로 멋스러움을 더하도록 만들었다. 알파카 소재에 공단을 트리밍해 만든 2인용 무릎담요는 가벼우면서도 따뜻해서 좋다.
모던함과 어우러진 담백한 멋 플로리스트 신현정
삼성동 타워팰리스, 좌식 생활공간을 찾아 플로리스트 신현정의 집으로 향하는 에디터의 마음이 그리 가볍지만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남다른 감각으로 안성의 예술인마을에 홈 갤러리를 여는 그녀의 센스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현대적인 감각이 물씬 풍기는 타워팰리스 안에서 좌식 생활공간의 단아한 매력을 찾아낼 수 있을까.
마음 한구석을 묵직하게 하던 근심은 그녀의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순식간에 사라졌다. 으레 콘솔이나 거울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겠거니 했던 공간에 시골 집에서나 봄 직한 장독대가 단출하게 꾸며졌다. 모던한 인테리어에 전통적인 멋을 살려내는 그녀의 감각이 여지없이 드러나고 있었던 것.
잠시 후 맞닥뜨린 그녀의 거실에는 전통 가옥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툇마루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더욱이 그 귀한 골동품은 하나가 아니었다. 응당 걸터앉는 용도려니 해왔던 툇마루였지만 하나는 멋스러운 좌식 테이블로 변신한 터였고, 그 위에는 도예가 변승훈의 도자기가 운치를 더하고 있었다.
다른 하나는 그 본연의 모습 그대로를 살린 듯 거실 안에서 걸터앉고 누워 쉴 만한 자리를 마련하고 있었던 것. 서양식 입식 생활과 전통적인 좌식 생활의 경계에 서 있는 현재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정확하게 캐치해낸 그녀의 묘안이었다.
본래의 용도에서 벗어난 것은 맷돌 역시 마찬가지. 초록이끼가 피어나 자연의 냄새와 전통의 모양새가 함께 어우러진 맷돌이 찻상을 대신해 운치를 자아내고 있었다.
또한 집 안 곳곳에 드문드문 배치된 미술 작품들과 생활 용기로 사용하는 도예가의 작품들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홈 갤러리를 방불케 한다.
아끼는 그릇들이지만 그릇은 써야 제맛이라며 웃어 보이는 그녀의 담백한 소신처럼 미니멀한 그녀의 공간 안에서 투박한 멋을 담은 도예가의 작품과 정감 있는 툇마루, 한껏 키를 낮춘 앉은뱅이 의자가 그림처럼 어우러지는 것이다.
1 안방의 침대 역시 툇마루가 대신하고 있다. 그 위에 한식 요와 이불을 깔고 누우면 어느 명품 침대 못지않게 편안하다고. 2 테이블 위에 얹어 향초를 밝힌 도기는 도예가 변승훈의 작품. 3 걸터앉거나 누워 쉴 수 있을 뿐 아니라 때론 진열대의 기능도 훌륭히 해내는 툇마루와, 찻상을 대신하는 맷돌이 한껏 운치를 살려준다. 4 전통과 자연, 모던함이 어우러지는 것이 신현정의 공간에서 묻어나는 매력이다. 5 앤티크 숍에서 낡은 의자를 하나씩 사 모아서 패브릭을 새로 입힌 그녀의 앉은뱅이 의자들은 깊숙이 편안하게 앉아 기댈 수 있을 뿐 아니라 현대적인 인테리어와 전통적인 느낌의 툇마루를 자연스럽게 믹스 매치시키는 꽤 유용한 아이템이다. 6 골동품과 낡은 고재가 현대적인 인테리어 안에서도 은은하게 어울린다.
자연스럽고 군더더기 없는 정갈함 한복 디자이너 이효재
집은 그 주인을 닮는다고 했던가. 경복궁 돌담 옆에 자리 잡은 한복 디자이너 이효재의 집은 자연과 더불어 아기자기하게, 그리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그만의 생활 방식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들어서는 순간부터 마음을 포근하게 하는 자그마한 앞마당이며, 사람 좋은 주인의 심성처럼 수더분하고 편안한 마루가 마치 고향 집에 들어선 것처럼 익숙하고 정겨운 느낌이다.
손에서 쉬 놓을 수 없는 바느질감 때문에도 그렇지만, 어린 시절부터 몸에 녹아 있던 좌식 생활공간이 그녀에게는 더없이 편안하다.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그녀의 느긋한 말투와는 다르게 그녀의 손이 부지런히 움직였다. 물에 띄워두었던 아이비 잎사귀를 천장으로부터 내려온 줄에 매다는가 싶더니, 귀한 맛을 지닌 뽕잎차를 내오며 정겨운 인사를 건넨다.
“추운데 어서 들어와 앉아요. 우리 집에 오신 분은 다들 이 방에서 마신 차 맛을 잊지 못해요. 어느 분위기 있는 찻집에 비할 바 없죠. 우리 몸에 맞는 대로 이렇게 운치 있게 앉아서 마시니 차 맛이 더 좋을 수밖에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그녀의 소박하면서도 정갈한 생활 방식은 가지런히 마주 놓인 무명 방석의 단아한 꽃 자수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졌다.
마치 원래 있었던 듯 자연스러운 매력이 흘러넘치는 집 안 곳곳도 사실 따지고 보면 어느 한곳 그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아담한 한옥에 침범한 현대 건축의 흔적을 없애기 위해 15년 전 이사 오던 날부터 지금까지 손수 가리고 다듬어 전통 한옥 그대로의 운치를 살려낸 것.
시멘트 바닥과 정화조, 수도꼭지 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던 앞마당에 손수 부직포를 깔고 흙을 덮어 텃밭을 꾸미는가 하면, 집 안 곳곳에 무심히 박혀 있던 못 위에 수놓은 헝겊에 가락지를 걸어 예쁘장한 벽 장식을 만들었다. 자연스럽고 군더더기 없는 선조의 생활 방식에 곁들인 그녀의 정성이 한결 정답고 순수한 멋을 더하는 것이다. 마치 그녀 자신처럼.
사진|김민철 에디터|정자림
1 가장 기본적인 좌식의 형태인 보료. 낡은 액자들을 옹기종기 배치한 벽이 더욱 다정스럽다. 2 집 안의 못 자국을 가리기 위해 일일이 수놓은 천으로 감싸고 가락지를 걸어 오히려 멋스러운 오브제를 탄생시켰다. 3 집 안 곳곳에는 그녀가 손수 바느질하고 수놓은 한국적인 생활 용품들이 가득해 아기자기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자아낸다. 4 바느질하는 작업대로, 손님을 접대하는 테이블로 상황에 따라 그 용도를 다하는 좌식 테이블은 시골 집 툇마루를 닮았다. 5 다실 한켠에 딸려 있는 한식 부엌은 자연석을 캐와 부뚜막을 만들고 고재로 선반을 만들었다.
자연스러운 멋을 추구하는 스타일리스트들의 좌식 생활공간
동양 앤티크의 고즈넉한 아름다움
갤러리 고색 대표 박정아
“홍콩에서 살던 시절, 외국인 찬구들의 집을 방문해보니 동양의 가구나 소품을 자기네들 식으로 멋지게 매치하여 꾸며놓았더군요. 우리의 가구들이 그렇게 예쁘다는 걸 오히려 그들을 통해 알게 된 셈이죠.”
오랜 외국 생활을 통해 오히려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마음에 새기게 되었다는 갤러리 고색의 박정아 대표가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한식 거실을 선보였다.
볕 잘 드는 창가에 고려 평상을 놓아 마련한 공간은 그대로 그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해주반에 차를 내어 친구를 맞기에 안성맞춤이라고. 창가에서 나란히 햇볕을 받고 있는 것은 홍콩 등 외국에서 살 때부터 수집한 다양한 침목들로 그 시절 친구들과의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더욱 멋스럽다.
뭐니 뭐니 해도 이 공간의 가장 큰 매력은 한국적인 멋을 담고 있는 패브릭 아이템들.
손수 제작해 창가에 드리운 블라인드는 물론, 곳곳에서 시선을 사로잡는 방석과 쿠션들이 고급스러우면서도 화려한 저마다의 독특한 색감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한국 실크의 텍스처와 색상은 세계의 어느 실크보다 좋다고. 가벼우면서도 뛰어난 보온력을 지니는 실크는 아미노산이 풍부해 나이 드신 분들의 이불감으로 더욱 제격인데, 이 이불을 장 위에 간단히 올려놓는 것만으로도 한국적인 일상의 멋이 살아나고 있었다.
조각보의 패턴을 응용한 공단 소재의 방석, 벨벳으로 멋스러움을 더한 쿠션 등 곳곳에 자리 잡은 아이템이 전통적인 것에 현대적인 것을 절묘하게 녹여낼 줄 아는 그녀의 감각을 보여준다.
1 해주반의 매력은 다리판의 멋진 투각에 있다. 만(卍) 자 무늬 투각의 해주반은 가래나무로 만들어졌으며 언제 봐도 정겹다. 해주반 위에 전통 식탁매트를 깔고 천목 찻잔에 난을 하나 띄움으로 찻자리의 운치가 더해진다.
2 광장시장에 새로운 소재를 찾으러 나갔다가 마음이 끌리는 천으로 손수 제작한 그린 컬러의 블라인드가 나뭇잎과 어우러져 멋스럽다.
3 선조들이 안방에서 사용하던 이층장은 콘솔 대용으로 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백자나 여타의 장식물을 올려놓으면 멋스럽다. 전체 소재는 소나무로 만들어졌으며 앞면은 물푸레나무로 만들었다.
4 조각보의 패턴을 응용한 공단 소재의 방석은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아이템. 쿠션은 베갯모를 구입하여 수 부분만을 장식으로 이용해 벨벳으로 멋스러움을 더하도록 만들었다. 알파카 소재에 공단을 트리밍해 만든 2인용 무릎담요는 가벼우면서도 따뜻해서 좋다.
모던함과 어우러진 담백한 멋
플로리스트 신현정
삼성동 타워팰리스, 좌식 생활공간을 찾아 플로리스트 신현정의 집으로 향하는 에디터의 마음이 그리 가볍지만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남다른 감각으로 안성의 예술인마을에 홈 갤러리를 여는 그녀의 센스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현대적인 감각이 물씬 풍기는 타워팰리스 안에서 좌식 생활공간의 단아한 매력을 찾아낼 수 있을까.
마음 한구석을 묵직하게 하던 근심은 그녀의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순식간에 사라졌다.
으레 콘솔이나 거울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겠거니 했던 공간에 시골 집에서나 봄 직한 장독대가 단출하게 꾸며졌다. 모던한 인테리어에 전통적인 멋을 살려내는 그녀의 감각이 여지없이 드러나고 있었던 것.
잠시 후 맞닥뜨린 그녀의 거실에는 전통 가옥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툇마루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더욱이 그 귀한 골동품은 하나가 아니었다. 응당 걸터앉는 용도려니 해왔던 툇마루였지만 하나는 멋스러운 좌식 테이블로 변신한 터였고, 그 위에는 도예가 변승훈의 도자기가 운치를 더하고 있었다.
다른 하나는 그 본연의 모습 그대로를 살린 듯 거실 안에서 걸터앉고 누워 쉴 만한 자리를 마련하고 있었던 것. 서양식 입식 생활과 전통적인 좌식 생활의 경계에 서 있는 현재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정확하게 캐치해낸 그녀의 묘안이었다.
본래의 용도에서 벗어난 것은 맷돌 역시 마찬가지. 초록이끼가 피어나 자연의 냄새와 전통의 모양새가 함께 어우러진 맷돌이 찻상을 대신해 운치를 자아내고 있었다.
또한 집 안 곳곳에 드문드문 배치된 미술 작품들과 생활 용기로 사용하는 도예가의 작품들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홈 갤러리를 방불케 한다.
아끼는 그릇들이지만 그릇은 써야 제맛이라며 웃어 보이는 그녀의 담백한 소신처럼 미니멀한 그녀의 공간 안에서 투박한 멋을 담은 도예가의 작품과 정감 있는 툇마루, 한껏 키를 낮춘 앉은뱅이 의자가 그림처럼 어우러지는 것이다.

1 안방의 침대 역시 툇마루가 대신하고 있다. 그 위에 한식 요와 이불을 깔고 누우면 어느 명품 침대 못지않게 편안하다고.2 테이블 위에 얹어 향초를 밝힌 도기는 도예가 변승훈의 작품.
3 걸터앉거나 누워 쉴 수 있을 뿐 아니라 때론 진열대의 기능도 훌륭히 해내는 툇마루와, 찻상을 대신하는 맷돌이 한껏 운치를 살려준다.
4 전통과 자연, 모던함이 어우러지는 것이 신현정의 공간에서 묻어나는 매력이다.
5 앤티크 숍에서 낡은 의자를 하나씩 사 모아서 패브릭을 새로 입힌 그녀의 앉은뱅이 의자들은 깊숙이 편안하게 앉아 기댈 수 있을 뿐 아니라 현대적인 인테리어와 전통적인 느낌의 툇마루를 자연스럽게 믹스 매치시키는 꽤 유용한 아이템이다.
6 골동품과 낡은 고재가 현대적인 인테리어 안에서도 은은하게 어울린다.
자연스럽고 군더더기 없는 정갈함
한복 디자이너 이효재
집은 그 주인을 닮는다고 했던가. 경복궁 돌담 옆에 자리 잡은 한복 디자이너 이효재의 집은 자연과 더불어 아기자기하게, 그리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그만의 생활 방식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들어서는 순간부터 마음을 포근하게 하는 자그마한 앞마당이며, 사람 좋은 주인의 심성처럼 수더분하고 편안한 마루가 마치 고향 집에 들어선 것처럼 익숙하고 정겨운 느낌이다.
손에서 쉬 놓을 수 없는 바느질감 때문에도 그렇지만, 어린 시절부터 몸에 녹아 있던 좌식 생활공간이 그녀에게는 더없이 편안하다.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그녀의 느긋한 말투와는 다르게 그녀의 손이 부지런히 움직였다. 물에 띄워두었던 아이비 잎사귀를 천장으로부터 내려온 줄에 매다는가 싶더니, 귀한 맛을 지닌 뽕잎차를 내오며 정겨운 인사를 건넨다.
“추운데 어서 들어와 앉아요. 우리 집에 오신 분은 다들 이 방에서 마신 차 맛을 잊지 못해요. 어느 분위기 있는 찻집에 비할 바 없죠. 우리 몸에 맞는 대로 이렇게 운치 있게 앉아서 마시니 차 맛이 더 좋을 수밖에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그녀의 소박하면서도 정갈한 생활 방식은 가지런히 마주 놓인 무명 방석의 단아한 꽃 자수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졌다.
마치 원래 있었던 듯 자연스러운 매력이 흘러넘치는 집 안 곳곳도 사실 따지고 보면 어느 한곳 그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아담한 한옥에 침범한 현대 건축의 흔적을 없애기 위해 15년 전 이사 오던 날부터 지금까지 손수 가리고 다듬어 전통 한옥 그대로의 운치를 살려낸 것.
시멘트 바닥과 정화조, 수도꼭지 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던 앞마당에 손수 부직포를 깔고 흙을 덮어 텃밭을 꾸미는가 하면, 집 안 곳곳에 무심히 박혀 있던 못 위에 수놓은 헝겊에 가락지를 걸어 예쁘장한 벽 장식을 만들었다. 자연스럽고 군더더기 없는 선조의 생활 방식에 곁들인 그녀의 정성이 한결 정답고 순수한 멋을 더하는 것이다. 마치 그녀 자신처럼.
사진|김민철 에디터|정자림
1 가장 기본적인 좌식의 형태인 보료. 낡은 액자들을 옹기종기 배치한 벽이 더욱 다정스럽다.
2 집 안의 못 자국을 가리기 위해 일일이 수놓은 천으로 감싸고 가락지를 걸어 오히려 멋스러운 오브제를 탄생시켰다.
3 집 안 곳곳에는 그녀가 손수 바느질하고 수놓은 한국적인 생활 용품들이 가득해 아기자기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자아낸다.
4 바느질하는 작업대로, 손님을 접대하는 테이블로 상황에 따라 그 용도를 다하는 좌식 테이블은 시골 집 툇마루를 닮았다.
5 다실 한켠에 딸려 있는 한식 부엌은 자연석을 캐와 부뚜막을 만들고 고재로 선반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