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선수에대한 그나마 호의적인글

이순애2007.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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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선수경기보러갔떤사람 댓글하고 권모양 싸이 알렸다가 게시판정지먹은사람입니다다른사람 아이디로잠깐 들어와서 좋은글이있어 남깁니다 출처: 다음 스포츠게시판 서형욱 씨가쓴글 [스포탈의 눈] 막나가는 서포팅‥폭력과 난동이 어떻게 응원인가<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photo-section.hanmail.net/_ams/sports/03I08_new.js" type=text/javascript>

축구 스타 안정환이 2군 경기 도중 관중석을 '침입'해 벌금 1천만원의 중징계를 받았다. 관록의 스타 안정환에게 관중석 담장을 뛰어넘는 '용기'를 가져다준 것은 상대팀 팬들의 조롱과 비난이었다. 고작 십여 미터 거리에서 쉴 새 없이 가해지는 '언어 폭력'에 평정심을 잃고 만 것이다.

안정환선수에대한 그나마 호의적인글 언어 폭력을 가한 팬에게 물리적 폭력을 가하는 칸토나. 저 심정. 이해는 간다.

아무리 2군 경기라 하더라도 경기 진행 도중 선수가 있어서는 안되는 곳으로 진입해 관중과 정면 대결을 펼친 것은 중징계를 받아 마땅하다. 그러니 향후 경기 출전에 전혀 지장을 받지 않는 수준에서 징계가 결정된 것은 실망스럽다. PA 내부에서 수비자 반칙을 선언한 주심이 PK를 주지 않고 PA 바깥에서 프리킥을 지시한 격이랄까. 안정환의 심정이야 충분히 이해하고, 그 상황에서 '최악의 선'을 넘지 않는 자제력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지만, 원칙과 룰을 어긴 것에 대해서는 분명 적절한 징계가 내려져야 했다. 연맹의 겉치레성 징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이후 유사한 사례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할 참인가. 수원 삼성 역시 자체적인 징계를 통해 프로 축구의 정도를 존중하는 제스쳐를 취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서 중요한 것은 안정환이 아니다. '막 나가는' 응원문화가 그 자리를 대신해야 한다. 이 참에 우리네 응원 문화를 재조명해 응원과 난동 사이에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또한, 관중 또는 팬에 대해서도 연맹이나 구단 차원에서 통제력을 가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막 나가는 응원 문화, 막아야 한다-네거티브 서포팅? 폭력과 난동은 응원(서포팅)이 아니다.

일부 축구팬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응원(서포팅)'과 '난동'이다. 축구장 관중석에서 욕설과 비난이 난무하는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물론, 우리나라만의 현상도 아니다. 그리고 그건 어쩔 수 없다. 상대 선수가 거친 파울에 시간을 끈다든지 심판 판정에 불만이 있거나 양팀 선수들이 충돌하는 경우라면 한 팀을 응원하는 팬의 입장에서 분노를 언어로 표출하는 건 본능적 대응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행위가 용납될 수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몇몇 팬들은 말한다. " 상대 팀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도 응원의 한 방법 " 이라고. 외국말까지 써 가면서 '네거티브 서포팅'이라고 포장한다. 좋다. 설령 그렇다치자. 하지만,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해 폭력을 쓰는 것도 용납해야 할까. 그들은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도가 넘는 비난이나 조롱, 욕설은 분명한 '언어 폭력'이다. 물리적인 폭력만 폭력의 범주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아니, 어쩌면 육체를 가격하는 폭력보다 세치 혀를 굴려 상대의 정신을 갉아먹는 언어 폭력이 더욱 가혹할 수도 있다. 그러니, 이런 류의 폭력 역시 추방되어야 한다. 평일 대낮에 2군 경기장을 찾는 열정과 애정은 정말 감동적이지만, 그렇게 찾은 경기장에서 한다는 응원이 기껏 상대 선수 귓전에 언어 폭력을 가하는 것이라니 가슴이 답답할 뿐이다. (이번 사태의 가해자만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2군 경기장에서는 이런 류의 일이 비일비재하고 하위 리그에서도 마찬가지다. 물론, K리그 경기장이 '비폭력의 성지'라는 뜻은 아니다.)

외국에선 괜찮다? 어불성설이다

듣자하니 몇몇 팬들은 " 외국에서도 이 정도의 욕설이나 비난은 일반적이고 선수들도 다 참는다 " 고 외친다. 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외국에서 하면 다 옳은 일인가. 외국 축구장에서 난동이 횡행한다고 우리네 축구장에서도 이를 용납해야 하나? 어불성설이다. 더욱이, 해외 리그라고해서 선수나 팬들 상호 간의 언어 폭력을 그냥 내버려두는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인종 차별적 구호나 욕설을 하는 축구팬은 경기장 출입 금지 내지는 그에 준하는 조치를 받고 정도가 지나친 난동을 벌이는 경우 사법 처리를 받기도 한다. (인종 차별 발언은 국내에서 없으니 적절한 예가 아니라고? 천만에. 문화와 예법이 다른 한국에서 선수들이 지나친 욕설과 비난을 통해 받는 스트레스는 유럽의 흑인 선수들이 인종 차별적 욕설을 들을 때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유럽 선수들이 팬들의 비난과 욕설에 비교적 담담하고 대처하는 데에는 해당국 협회나 연맹의 적극적인 조치가 큰 힘을 발휘한다. 에토나 지단, 피구 같은 선수들이 마냥 마음이 넓기 때문에 참는 것만은 아니다. 저열한 관중을 배척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어 굳이 본인들이 '응징'하거나 '맞대응'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유럽식 응원이라고? 그렇다면 유럽처럼 징계하라

저 유명한 에릭 칸토나(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격수)의 '쿵후 가격 사건' (칸토나가 자신을 조롱하는 팬을 '날라차기'로 가격했던 초유의 사건) 때 칸토나가 중징계를 받은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를 조롱한 팬 역시 처벌을 받았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지금 생각나는 사례로는 지난 2006년, 잉글랜드 챔피언십리그 울버햄튼 팀의 미드필더 폴 인스는 상대팀 서포터인 조지 잭슨으로부터 인종차별적인 언어 폭력을 당했던 일이다. 하지만 당시 인스는 의연하게 이를 무시한 채 경기를 마쳤고, 잭슨은 재판에 회부되어 벌금형과 향후 3년간 축구장 출입 금지라는 처벌을 받았다.

만일, 누군가 해외 축구 팬들의 과도한 욕설을 우리 축구장에서도 인정하고 싶다면 이런 식의 처벌이나 대처에도 고개를 끄덕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또한, 연맹 측에서도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 리그에서 가장 소중한 자원이 선수와 팬이라고 한다면 선수들을 보호하고 팬들이 선수들의 최고 기량을 관람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라도 난동(지나친 욕설과 비난도 당연히 난동이다)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대처를 해야 한다. K3리그에서 이미 시행된 바 있는 무관중 경기 내지는 서포터석 통제 경기 등을 활용하는 것도 괜찮은 방안이다. 팀을 너무 사랑해 난동을 벌였다면, 해당 팀에 누가 되는 일은 자제할테니.

'그들만의 응원'은 사양한다

요즘 우리네 축구장 분위기가 답답한 것은 팬들의 기질이 양극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열성팬과 일반팬으로 나눌 수 있는 이들 사이에 발생하는 괴리감은 대개의 경기장에서 관전의 방식을 극단적으로 갈라놓아 낯선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한다. 데이트하러 경기장을 찾은 연인과 그라운드를 향해 거친 욕설을 퍼붓는 극렬팬이 동석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소프트하고 가벼운, 그리고 선수 개개인에 관심을 갖거나 데이트 코스나 시간 죽이기 용으로 경기장을 찾는 사람의 수가 적지 않은 게 대한민국의 프로축구장이다. 이건 한국 축구장 고유의 분위기다. 다른 어느 곳과 비교해 '발전이 덜 되었다', '수준이 낮다'고 할 게재가 아닌 것이다. 하지만, 시선을 유럽을 비롯한 해외에 맞춘 몇몇 팬들은 그들과 같은 방식, 같은 스타일로 리그를 즐기고 싶어한다. 좋게 말하면 '앞서' 가려는 것이지만, 사실은 기름처럼 둥둥 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극단적인 집단일수록 또래 집단 내에서 격렬한 행위를 장려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경향성이 그들을 일반 다수로부터 더욱 거리감을 느끼게 한다.

이 작은 리그에도 '사방에 적'?

지금 우리 축구장에 필요한 것은 상호 존중 의식이다. '우리'팀과 '너희'팀이라고 해도 아직 우리는 갈 길이 먼 '작은' 리그일 뿐이다. '네거티브 서포팅' 운운하며 서로를 헐뜯는 문화를 옹호하기 보다는 자신이 응원하는 팀 선수들에게 더 큰 애정을 쏟으면서 상생하는 길을 찾는 편이 옳지 않을까. 그리고 사족처럼 덧붙이자면, 스포츠 스타도 사람이다. 개인적 원한 관계가 있는 것도 아닌 바에야 대체 그렇게 조롱하고 악다구니 쓰듯이 욕할 이유가 어디있나. 스타라고해서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듣는 욕설에 태연할 리는 없다. 상식적으로, 인간적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 그곳이 꼭 축구장이 아니라 하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