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13일 플로리다 5 : 4 워싱턴 김병현(28ㆍ플로리다 말린스)의 구위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13일 워싱턴 전에 선발로 나선 김병현은 공 끝이 꿈틀대는 패스트볼과 예리하게 스트라이크존의 왼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 그리고 막판에 툭 떨어지는 효과적인 체인지업을 앞세워 무려 10개의 삼진을 잡았습니다. 그러나 필리스에 2연승을 거뒀던 지난 두 경기와 차이가 있었다면 그건 제구력이었습니다. 김병현은 그 두 경기에서 11이닝을 던지면서 볼넷은 단 1개만 내줬고, 11개의 삼진을 잡으면서 놀라운 제구력을 과시했습니다. 물론 그 두 경기에서는 타선의 적절한 도움도 있었지만 플로리다의 선발로 복귀하면서 훨씬 안정된 제구력을 선보였습니다. 반면에 이날 워싱턴 전에서 김병현은 1회 초 선두 타자 히메네스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경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5.2이닝 동안에 모두 4개의 볼넷과 한 개의 폭투를 범해 지난 두 경기 만큼의 제구력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몸에 맞는 공도 하나 있었습니다. 다행히 볼넷으로 나간 주자는 한명도 득점하지 못했고, 폭투로는 1점을 내줬습니다. 이날 김병현의 구위가 워낙 뛰어났기 때문에 볼넷의 피해가 없었는데 오히려 아쉬웠던 점은 다소 성급한 승부와 몸에 맞는 공 등 3개 의 투구였습니다. 4회 초의 2실점은 윌리 모 페냐가 친 큰 타구를 중견수 아메자가가 글러브에 잡았다가 떨어뜨리며 만들어준 2루타와 김병현의 폭투, 그리고 투아웃 이후 상대 투수 핸러한에게 맞은 적시타로 내줬습니다. 그런데 실책은 어쩔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3대2로 앞선 5회 초 내준 두 방의 홈런은 성급한 승부로 인한 실투성에 가까워 곱씹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김병현은 첫 두 타자를 깔끔히 잡고 4번 라이언 처치와 맞섰습니다. 첫 두 타석에서 연속 삼진을 잡은 자신감 때문이었을까요. 김병현은 초구 변화구로 룩킹 스트라이크를 잡은 후 2구째 변화구 체인지업을 던진 것이 생각보다 덜 떨어지면 가운데로 약간 몰리고 말았습니다. 이날 4번에 기용된 처치는 이 공을 놓치지 않고 때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자신의 시즌 13호 동점 홈런을 터뜨렸습니다. 김병현은 이어서 최근 타격 감각이 아주 좋은 5번 윌리 모 페냐를 다시 만나 초구 패스트볼로 스트라이크를 잡으며 씩씩한 투구를 계속했지만 3구째 슬라이더를 던진 것이 제대로 꺾이지 않아 한복판으로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이틀 전에도 홈런 두개를 터뜨리는 등 레드삭스에서 이적한 이래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페냐는 4회에도 김병현의 변화구를 때려 중견수 깊숙한 2루타를 터뜨렸는데, 이번에도 김병현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역전 홈런을 쳐냈습니다. 한 경기 100개 이상의 공을 던지다보면 실투도 나오기 마련이지만, 그 실투가 최근 가장 타격 감각이 좋고 파워가 뛰어난 페냐에게 걸린 것이 불운이라면 불운이었습니다. 타자와 투수의 싸움은 결국 타이밍입니다. 투수는 어떻게 해서든지 타자의 타이밍을 흩어 놓아 정타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 목표입니다. 반면에 타자는 다양한 구질과 변화무쌍한 볼 배합으로 투수가 빼앗으려는 타이밍을 어떻게 해서든지 정확히 맞춰 정타를 때려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투수 입장에서는 방심이나 순간적인 집중력 결여가 타자에게 타이밍을 빼앗길 수 있고, 또한 실투가 가장 큰 적이 됩니다. 반면에 투수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정타로 연결하는 능력을 지녀야 좋은 타자로 인정을 받습니다. 김병현의 경우 이날 공의 위력이 대단히 좋았지만 순간적인 방심과 실투가 어김없이 장타로 연결되며 아쉽게 10승고지 점령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그 리고 이날 김병현의 세 번째 아쉬운 공은 6회 초에 나왔습니다 투구수가 100개에 가까웠지만 여전히 위력적인 구위를 과시하며 8번 랭거한스와 9번 대타 로페스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낸 김병현은 1번 히메네스에게도 투 스트라이크를 먼저 잡고 우위를 점했습니다. 그런데 3구째 거의 몸을 맞출 뻔 한 패스트볼에 이어 4구째 다시 회심의 슬라이더를 던진다는 것이 너무 몸쪽으로 휘면서 타자의 무릎을 맞추고 말았습니다. 곧이어 2번 벨리아드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하자 곤잘레스 감독은 3이닝 연속으로 위기에 몰린 김병현을 구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본인은 더 던질 수 있다는 의지가 강했고 구위와 체력도 괜찮아 보였지만 감독에게 교체의 원인을 제공하고 말았습니다. 또 한 가지 생각해볼 점은 이날 김병현의 10K 행진입니다. 5.2이닝 만에 자신의 한 게임 최다 삼진과 타이기록을 만들었는데 그만큼 공의 위력이 뛰어났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새벽에 경기를 중계하면서 기록을 하고, 또 아침에 다시 경기를 보면서 복기를 한 결과 이날 김병현이 잡은 10개의 삼진이 모두 변화구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가공하게 예리한 슬라이더와 변화무쌍한 체인지업을 앞세워 좌타자가 5명이나 나온 내셔널스 타자들을 1번부터 9번(대타 로페스)까지 모조리 한번 이상 삼진으로 잡았습니다. 그것도 10개 중에 9개가 허공을 가르는 헛스윙으로 타자들이 완벽하게 당한 것들이었습니다. 반면에 이날 김병현이 결정타를 맞은 구질들도 모두 변화구였습니다. 4회 페냐의 2루타, 5회 처치와 페냐의 홈런이 모두 변화구로 얻어맞은 것이었습니다. 투수에게 삼진의 유혹은 거부하기 힘든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막강한 파워를 지난 거구의 타자들을 헛스윙으로 돌려세울 때 지켜보는 관중들도 열광을 하는데 본인이야 말이 필요 없겠지요. 그러나 때론 삼진과 범타는 열정과 냉정의 차이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삼진을 잡는 통쾌함은 반드시 많아지는 투구수라는 달갑지 않은 친구와 동반합니다. 공 한 개로 범타는 되지만 적어도 3개는 던져야 삼진이 나옵니다. 그리고 삼진을 의식하면 아무래도 변화구의 사용 빈도가 높아지는 폐단이 있습니다. 다양한 구질 중에서 실투를 해도 용서가 되는 구질은 95마일 이상의 강력한 패스트볼 정도입니다. 변화구의 경우 실투가 나오면 곧바로 결정적인 장타로 연결되는 경우를 너무 빈번히 목격합니다. 김병현 선수가 이날 삼진을 목표로 공을 던졌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상대 타자들의 헛스윙이 계속 늘어나면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삼진의 유혹이 분명히 있었겠지요. 이날 김병현은 볼카운트 초반에 패스트볼로 스트라이크를 잡고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면 변화구 승부로 많은 삼진을 잡았습니다. 오늘 경기장에는 다음 상대인 로키스와 브레이브스의 스카우트들이 김병현의 투구를 분석했을 것이고 그런 성향을 타자들에게 확실하게 전달할 것입니다. 오늘 정도의 구위라면 김병현이 어떤 막강한 타선과 만나고 당당히 맞설 위력을 지녔다고 봅니다. 완급 조절만 조금 잘 하고 삼진의 매력에 너무 빠져들지 않는다면 남은 시즌 3경기에서 10승 돌파는 충분히 가능해 보입니다. 또한 지금의 그런 구위를 유지하면서 경기의 흐름을 읽는 볼 배합과 타자를 적절히 요리하는 법을 조금만 더 익혀나간다면 분명히 한 단계 올라선 더욱 뛰어난 선발 투수가 될 것이라는 희망도 보여준 일전이었습니다13
9/13 김병현 삼진 10개 영상
2007년 9월 13일
플로리다 5 : 4 워싱턴
김병현(28ㆍ플로리다 말린스)의 구위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13일 워싱턴 전에 선발로 나선 김병현은 공 끝이 꿈틀대는 패스트볼과 예리하게 스트라이크존의 왼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 그리고 막판에 툭 떨어지는 효과적인 체인지업을 앞세워 무려 10개의 삼진을 잡았습니다.
그러나 필리스에 2연승을 거뒀던 지난 두 경기와 차이가 있었다면 그건 제구력이었습니다.
김병현은 그 두 경기에서 11이닝을 던지면서 볼넷은 단 1개만 내줬고, 11개의 삼진을 잡으면서 놀라운 제구력을 과시했습니다. 물론 그 두 경기에서는 타선의 적절한 도움도 있었지만 플로리다의 선발로 복귀하면서 훨씬 안정된 제구력을 선보였습니다.
반면에 이날 워싱턴 전에서 김병현은 1회 초 선두 타자 히메네스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경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5.2이닝 동안에 모두 4개의 볼넷과 한 개의 폭투를 범해 지난 두 경기 만큼의 제구력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몸에 맞는 공도 하나 있었습니다.
다행히 볼넷으로 나간 주자는 한명도 득점하지 못했고, 폭투로는 1점을 내줬습니다.
이날 김병현의 구위가 워낙 뛰어났기 때문에 볼넷의 피해가 없었는데 오히려 아쉬웠던 점은 다소 성급한 승부와 몸에 맞는 공 등 3개
의 투구였습니다.
4회 초의 2실점은 윌리 모 페냐가 친 큰 타구를 중견수 아메자가가 글러브에 잡았다가 떨어뜨리며 만들어준 2루타와 김병현의 폭투, 그리고 투아웃 이후 상대 투수 핸러한에게 맞은 적시타로 내줬습니다.
그런데 실책은 어쩔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3대2로 앞선 5회 초 내준 두 방의 홈런은 성급한 승부로 인한 실투성에 가까워 곱씹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김병현은 첫 두 타자를 깔끔히 잡고 4번 라이언 처치와 맞섰습니다.
첫 두 타석에서 연속 삼진을 잡은 자신감 때문이었을까요. 김병현은 초구 변화구로 룩킹 스트라이크를 잡은 후 2구째 변화구 체인지업을 던진 것이 생각보다 덜 떨어지면 가운데로 약간 몰리고 말았습니다.
이날 4번에 기용된 처치는 이 공을 놓치지 않고 때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자신의 시즌 13호 동점 홈런을 터뜨렸습니다.
김병현은 이어서 최근 타격 감각이 아주 좋은 5번 윌리 모 페냐를 다시 만나 초구 패스트볼로 스트라이크를 잡으며 씩씩한 투구를 계속했지만 3구째 슬라이더를 던진 것이 제대로 꺾이지 않아 한복판으로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이틀 전에도 홈런 두개를 터뜨리는 등 레드삭스에서 이적한 이래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페냐는 4회에도 김병현의 변화구를 때려 중견수 깊숙한 2루타를 터뜨렸는데, 이번에도 김병현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역전 홈런을 쳐냈습니다.
한 경기 100개 이상의 공을 던지다보면 실투도 나오기 마련이지만, 그 실투가 최근 가장 타격 감각이 좋고 파워가 뛰어난 페냐에게 걸린 것이 불운이라면 불운이었습니다.
타자와 투수의 싸움은 결국 타이밍입니다.
투수는 어떻게 해서든지 타자의 타이밍을 흩어 놓아 정타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 목표입니다. 반면에 타자는 다양한 구질과 변화무쌍한 볼 배합으로 투수가 빼앗으려는 타이밍을 어떻게 해서든지 정확히 맞춰 정타를 때려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투수 입장에서는 방심이나 순간적인 집중력 결여가 타자에게 타이밍을 빼앗길 수 있고, 또한 실투가 가장 큰 적이 됩니다.
반면에 투수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정타로 연결하는 능력을 지녀야 좋은 타자로 인정을 받습니다.
김병현의 경우 이날 공의 위력이 대단히 좋았지만 순간적인 방심과 실투가 어김없이 장타로 연결되며 아쉽게 10승고지 점령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그
리고 이날 김병현의 세 번째 아쉬운 공은 6회 초에 나왔습니다
투구수가 100개에 가까웠지만 여전히 위력적인 구위를 과시하며 8번 랭거한스와 9번 대타 로페스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낸 김병현은 1번 히메네스에게도 투 스트라이크를 먼저 잡고 우위를 점했습니다.
그런데 3구째 거의 몸을 맞출 뻔 한 패스트볼에 이어 4구째 다시 회심의 슬라이더를 던진다는 것이 너무 몸쪽으로 휘면서 타자의 무릎을 맞추고 말았습니다.
곧이어 2번 벨리아드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하자 곤잘레스 감독은 3이닝 연속으로 위기에 몰린 김병현을 구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본인은 더 던질 수 있다는 의지가 강했고 구위와 체력도 괜찮아 보였지만 감독에게 교체의 원인을 제공하고 말았습니다.
또 한 가지 생각해볼 점은 이날 김병현의 10K 행진입니다.
5.2이닝 만에 자신의 한 게임 최다 삼진과 타이기록을 만들었는데 그만큼 공의 위력이 뛰어났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새벽에 경기를 중계하면서 기록을 하고, 또 아침에 다시 경기를 보면서 복기를 한 결과 이날 김병현이 잡은 10개의 삼진이 모두 변화구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가공하게 예리한 슬라이더와 변화무쌍한 체인지업을 앞세워 좌타자가 5명이나 나온 내셔널스 타자들을 1번부터 9번(대타 로페스)까지 모조리 한번 이상 삼진으로 잡았습니다.
그것도 10개 중에 9개가 허공을 가르는 헛스윙으로 타자들이 완벽하게 당한 것들이었습니다.
반면에 이날 김병현이 결정타를 맞은 구질들도 모두 변화구였습니다.
4회 페냐의 2루타, 5회 처치와 페냐의 홈런이 모두 변화구로 얻어맞은 것이었습니다.
투수에게 삼진의 유혹은 거부하기 힘든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막강한 파워를 지난 거구의 타자들을 헛스윙으로 돌려세울 때 지켜보는 관중들도 열광을 하는데 본인이야 말이 필요 없겠지요.
그러나 때론 삼진과 범타는 열정과 냉정의 차이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삼진을 잡는 통쾌함은 반드시 많아지는 투구수라는 달갑지 않은 친구와 동반합니다.
공 한 개로 범타는 되지만 적어도 3개는 던져야 삼진이 나옵니다.
그리고 삼진을 의식하면 아무래도 변화구의 사용 빈도가 높아지는 폐단이 있습니다.
다양한 구질 중에서 실투를 해도 용서가 되는 구질은 95마일 이상의 강력한 패스트볼 정도입니다.
변화구의 경우 실투가 나오면 곧바로 결정적인 장타로 연결되는 경우를 너무 빈번히 목격합니다.
김병현 선수가 이날 삼진을 목표로 공을 던졌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상대 타자들의 헛스윙이 계속 늘어나면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삼진의 유혹이 분명히 있었겠지요.
이날 김병현은 볼카운트 초반에 패스트볼로 스트라이크를 잡고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면 변화구 승부로 많은 삼진을 잡았습니다.
오늘 경기장에는 다음 상대인 로키스와 브레이브스의 스카우트들이 김병현의 투구를 분석했을 것이고 그런 성향을 타자들에게 확실하게 전달할 것입니다.
오늘 정도의 구위라면 김병현이 어떤 막강한 타선과 만나고 당당히 맞설 위력을 지녔다고 봅니다.
완급 조절만 조금 잘 하고 삼진의 매력에 너무 빠져들지 않는다면 남은 시즌 3경기에서 10승 돌파는 충분히 가능해 보입니다.
또한 지금의 그런 구위를 유지하면서 경기의 흐름을 읽는 볼 배합과 타자를 적절히 요리하는 법을 조금만 더 익혀나간다면 분명히 한 단계 올라선 더욱 뛰어난 선발 투수가 될 것이라는 희망도 보여준 일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