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물가상승, 팔짱 낄 때가 아니다

이양자2007.09.16
조회43

 

                 중국 물가상승, 팔짱 낄 때가 아니다

 

                     중국 물가상승 10년만에 최고


                제대로 진정시키지 않으면 세계적 문제로 번질수 있어…


          중국당국은 경제에 대한 미세조정을 끝내고 대폭적인 수술에 돌입할 때

 

 

중국의 물가상승률이 10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경제분석가(economist)들이 중국 정부에 기대하는 것은 무엇일까? 금리를 약간 올리라는 것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아기가 아장아장 걷듯 금리를 한번에 0.18~0.27%포인트씩 찔끔찔끔 올리고 있다. 다른 나라들처럼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리지 않는 것은 18이나 27이 장수(長壽)를 상징하는 9로 나눠지는 숫자라는 미신과 관련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이 다음 번에 기준금리를 올릴 때 0.27%포인트 대신 10배인 2.7%포인트를 올리지는 않을까 관심을 가진다. 중국 정부의 과감한 경제정책변화를 의미하는 급격한 금리인상은 세계 4대 경제대국으로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중국 경제의 과열을 막기 위해 꼭 필요한 조치다. 물론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중국 공산당이 아무리 (급격한 금리인상이) 필요하다 하더라도 단기 금리를 2.7%포인트씩 올릴 가능성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중국 중앙은행의 가장 큰 실수는 스스로를 미국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나 유럽중앙은행(ECB)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풍부한 채권시장과 투명성, 독립적인 중앙은행을 갖고 있는 선진 경제권에서 0.25%포인트 인상은 중요한 문제다. 반면 개발도상국이나 중국 같은 미성숙경제에서 이 정도의 금리인상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11일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만일 그렇다면 그는 임무달성에 실패한 것이다. 중국의 8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에 비해 6.5% 상승했다. 7월에는 5.6% 올랐다. 돼지고기 공급부족으로 육류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식료품비가 18.2% 급등하며 물가상승을 주도했다. 공산당 지도자들은 5년마다 열리는 다음달 17차 전국대표대회(중국 공산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식료품비 상승이 전체적인 물가상승을 유발해 세계 최대 인구대국의 불안감을 부채질할까 우려하고 있다.

중국의 금리인상은 단순히 시장을 진정시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중국경제가 안정적인 성장궤도를 벗어나지 않도록 잘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다. 중국은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주장할 것이다. 금리 인상과는 별개로 은행의 지급준비율은 올 들어서만 7차례 인상됐다. 정부는 주식과 부동산시장의 투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추가적인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경기과열이란 리스크를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 국민들이 개혁을 요구하며 천안문광장에 집결하는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중국은 수백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긴축을 표방하는 몇차례 립서비스에도 불구하고, 성장 둔화는 중국 지도자들이 끝까지 선택하기 싫은 최악의 수단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은 부분적으로 풍요로운 성장의 부작용이다. “식단에서 육류의 비율증가와 경작할 수 있는 땅과 물의 부족은 장래에 더 높은 식품가격을 의미한다”고 홍콩 JP모건체이스의 중국 주식담당 대표인 징 울리히(Jing Ulrich)는 말했다. 이는 수억명의 중국인들이 하루 2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살고 있음을 감안할 때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지나친 통화공급의 증가다. 중국은 1조3000억달러의 외환보유고가 신용팽창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통화량(M2기준) 증가율은 7월 18.5%로, 유로 10.3%, 미국 6.1%보다 한참 높았다. 중국은 또 기업들의 과잉투자를 억제하는데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의 역할은 터무니없는 수준이었던 기업투자를 그나마 과열상태로 끌어내린 정도였다. 중국 정부의 조치는 다리 전체를 절단해야할 환자에게 간단한 무릎수술만 해주는 의사에 비유할 수 있다. 중국은 은행들의 대출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수준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정말 해야할 일은 은행에서 돈을 대출받는 회사들의 잠재적인 수익성을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당신이 최고경영자이고, 1년 이내에 당신의 돈을 2배로 증가시킬 수 있다고 가정해보자. 금리가 1년에 몇%포인트 오른다고 해서 당신이 차입을 줄이겠는가? 밀튼 프리드먼(Milton Friedman) 같은 자유시장 옹호자들은 강력하게 반대하겠지만, 중국은 높은 세금으로 과도한 투자를 억제해야 한다. 특히 자본이익(capital gains)에 대해서는 더 높은 세금을 물려야 한다.

인플레이션을 가속화시키면 결국 투기 인센티브만 증가시킨다. 가계는 한발 더 나아가 연 4%이자밖에 못받는 12개월 예금을 꺼내 주식시장에 투자하려 할 것이다. 물가상승은 또 향후 중국경제를 내수기반 경제로 전환시키기 위해 소비자들의 지출을 늘리려는 중국 정부의 노력에도 찬물을 끼얹을 것이다.

중국의 물가상승은 세계적인 문제로 번질 수 있다. 만일 각 나라의 중앙은행들이 금융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금리인하를 단행할 경우, 중국발(發) 물가상승은 순식간에 지구 전체로 퍼져나갈 것이다. 이는 중국이 디플레이션을 수출해왔던 최근 몇년간 추세와는 완전히 딴판이다. 중국이 경제에 대한 미세조정(fine-tuning)을 끝내고 다소 대폭적인 수술에 돌입할 때다.

 

윌리엄 페섹 (William Pesek Jr.) 블룸버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