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과 청주

김선숙2007.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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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과 청주

'하늘연못'의 우동과 청주.

 

용목 선생님이 생각났다.

처음으로 이곳에서 청주를 사 준 선생님.

 

소주 한 병도 우습게 해치우던 그 때의 나는

청주 한잔을 받아들고 코웃음을 쳤었다.

어디 이 한 잔으로 내 술 배를 채우려고, 쯧쯧...

 

따끈하게 데운 청주는

아무리 속이 타는 일이 있어도

뜨거워서 단숨에 들이킬 수 없는 술이다.

 

두세모금을 넘기기도 힘든...

 

한 입에 한 모금.

그게 청주를 먹는 방법.

 

그 날 새벽 청주 한잔으로

시간 반 가량을 목선생님과 즐겁게 이야기 했다.

 

집으로 가는 나는 기분좋게 취해 있었고

머리도 상쾌했다.

 

청주와 우동을 마주하니

그 새벽의 공기와

목선생님의 권색 양복과 노총각 특유의 바랜 흰 셔츠

그리고 웃음소리도 생각이 났다.

 

병원에 입원한 엄마를 보고 돌아서던

나의 우울이

그 날의 기억들로 위로가 되었다.

 

살다가 잠시 쉬고 싶거나

위로받고 싶을 때

추억은 나에게

휴식이 되는 것을 배운 날.

 

그래서 추억이 많은 사람은 풍요로운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