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쩌다보니까 -

주동희2007.09.20
조회36


 

어쩌다보니까 한 2년만에야 만난 친구 커플이 있는데

오늘 같이 밥먹으면서 보니까 참 흥미로웠어...

그 커플 처음엔 대단했거든...

'야~ 인간과 인간이 저렇게 서로 좋아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그렇게 좋냐?"

 

물어보면... 이런건 처음이라며

심장이 터질거 같다는 말도 서슴치않던 그 친구...

 

"아니 얘 못생겼는데 어디가 그렇게 좋아요?"

 

물어본 남자의 말에 눈물까지 글썽이면서

'그냥 다~ 너무 좋다' 고 얘기하던 친구의 애인

그런데 1년 반이 조금 지난지금

다시 만난 두 사람의 모습은 확실히 달라보였어

언제나 꼭 잡고있던 손을 따로따로

친구들이 있건말건 서로만 쳐다보면서

얼굴만봐도 좋아서 내내 웃던모습도 이젠 없었고...

대신 이젠 그너 나린히 앉아서

다른 친구들과도 편안히 농담을 주고받던 모습...

친구 어깨에서 머리카락을 떼어주며 그 여자친구는 그랬지...

 

"아우 아무래도 얘 머리 벗겨질거 같아요

어떻게 해 빨리 도망가야되겠다"

 

그런가하면 친구는 와구와구 상추쌈을 먹는

자기 여자친구를 보면서

 

"아이고~ 우리 돼지좀 봐..."

 

장난을 치다가 우리옆에 등짝을 얻어맞기도 했고

이글이글한 눈빛은 사라졌고...

뜨끈뜨끈한 뭔가도 좀 그런거 같고...

하지만 끈적끈적한 뭔가는 좀 더 생긴거 같기도 한

그런 모습이었어... 그 두사람...

 

헤어질 때 나는 그 친구한테 말해줬지... 솔직한 마음으로...

"부럽다 야... 좋아보인다..."

친구가 그러더라...

"좋기는... 그냥 사는거지..."

 

집으로 오는 내내 생각했어... 만약 너랑... 나랑...

해어지지 않았다면 우리 어떻게 됐을까?

우리도 조금만 덜 급하게 사랑했다면... 조금만 참았더라면

자기감정에 초조해하고 그래서 서로에게 초조해하고

사소한 싸움하나 못넘기고 그렇게... 허에지지 않았다면

어떤부분의 감정은 식을 수도 있다는 걸 받아들인다면

그게 꼭 나쁘지 않다는걸 알았다면

우리도 저렇게 적당한 온도에도 예쁘게 지낼 수 있었을텐데 응?

그땐 왜 그걸 몰랐을까?

 

우리가 헤어지지 않았더라면 아마 난 아직도 알지 못했겠지?

뜨거움이 따뜻함으로 안착하는 변화같은거...

그 친구처럼 나도 보지 못했겠지?

나 역시 그 변화의 한 부분이 되어 살고 있을테니까...

변할 수도 있다는거... 그것이 나쁘지도 않다는거...

그때 내가... 니가... 알았더라면 참 좋았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