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내게 온 것

윤혜선2007.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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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내게 온 것

그 날.. 기억하나요?

'아, 떨린다'하며 수줍게 고백해오던 날을.

그 떨림이 고스란히 내게로 옮겨와 가쁘게 가슴이 뛰었었지요.

사랑이 깊어지면서 당신은 '아, 좋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어요. 좌판에서 떡볶이 한 접시를 먹고, 칠칠치 못하게  옷에 묻힌 빨간 국물자국을 지워주고도 그렇게 얘기했더랬습니다.

그래서 사랑이 식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더 아팠습니다. 나를 그렇게 좋아해주던 당신이, 늘 설레이는 말들을 해 주던 당신이, 그늘져있고 침묵했던 건 참으로 형벌같은 일이었으니까요.

이별을 먼저 고한건 그래서입니다. 마지막까지 나는 당신의 사랑만 기억하고 싶었거든요. 여기까지라는, 헤어지자는 말은 당신 입으로 듣고 싶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놓아 줄게요.. 내가 그랬지요. 고마웠던 건, 기다렸다는 듯 아니라 많이 아파해줬단 거예요. 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해요. 감사할게요.

그 날도.. 당신이 내게 온 것도.

 

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