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이 도시..

오혜리2007.09.27
조회120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이 도시..

나는 이 도시가 미치도록 좋고, 또 미치도록 싫다.

요즘 이 도시에서 유행하는 '사랑의 행로'란 이런 것이다.

낭만적인 법석을 떨며 술을 퍼마시다가

남자와 여자는 잠깐 사랑에 빠진다.

그리곤 키스를 하고 섹스를 한다.

사내들은 주먹다짐을 하기도 하고,

여자들은 자기 연민에 찬 목소리로 울기도 하지만

곧 모두들 제자리로 돌아간다.

그러고는 부질없는 것들을 지키기 위해서 모두들 노예처럼 일한다.

그 때문인지 시청 앞 삼성플라자 건너편 빌딩 위에 세워진

거대한 '박카스' 선전탑을 바라보면

가끔 통곡이라도 하고 싶어진다.

도시는 폐허처럼 쓸쓸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이 도시..하다.

그래서 해가 지면 사람들은

술집으로, 클럽으로, 쇼핑센터로,

영화관으로, TV 속으로, 인터넷 싸이월드로 달려간다.

자기도 알지 못하는 외로움에 찌들어 뭔가 털어보고자

저녁이 되면 누구나 다 그렇게 바쁘다.

하지만 그렇다고 외롭지 않은 건 아니다.

나 아닌 다른 것에 의지해 잠깐 도망칠 수 있을 뿐이다.   

가끔은 혼자가 아니라는 그런 바쁜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이 도시.. 몸부림들이

나 자신을 더욱 외롭게 만드는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얼마 전에는 파스칼의 말을 포스트잇에 큼지막하게 써서

침실벽에 붙여놨다.

"세상의 모든 불행은 단 하나의 이유,

방 안에서 조용히 휴식 할 줄 모르는 데서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