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들 조금만 이해해주실수 없나요.

정경진2007.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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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막날이었죠. 군 복무중인 말년병장 친구녀석이

 

집에 사정이 있어서 2년 내내 면회란걸 한번도 못해봣다고 해서,

 

아는 오빠랑 얘기해서 그놈 면회하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버스에서 졸다보니 내려야 할 곳을 지나쳐서,

 

3호선 독립문역에서 지하철을 탔습니다.

 

저와 함께 같은 칸에 노부부 한쌍이 타시더군요.

 

다들 시골에 내려가서 그런지 지하철은 생각 외로 한산했습니다.

 

 

핸드폰으로 DMB 폰을 보던 중, 갑자기 앞에 서 계시던 그 노부부중 할머니가

 

갑자기 막 손짓을 하시네요. 전 저한테 그러는줄 알고 이어폰을 뻈는데,

 

"아녀~우리 다음에 내려~ 그냥 앉아 있어~"이런 내용이였습니다.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외국인 노동자 두명이 앉아서 가고 있었는데,

 

그 중 한명이 일어서다 만 자세로 엉거주춤 서 있더군요.

 

한국인도 아무도 양보하지 않는데, 외국인이 말입니다.

 

 

대학교 1학년 때, 겨울에 계절학기를 듣는데. 학교 식당에서 밥을 먹고,

 

밖에 나와보니 웬 외국인들이 다 나와서 뭔가를 기다리더라구요.

 

학교 근처 무슨 센터에서 무슨 행사를 하고 울 학교로 밥을 먹으러 왔더랍니다.

 

물어보니 몽골인과 필리핀 사람들입니다. 제 이름을 묻고 바로 하는 말이 뭔지 아십니까?

 

"밥 먹었어요?"  당장 지금 우리 학교에서 밥 얻어먹고 있는 사람이,

 

당장 자기 먹을 것도 없으면서 초면에 묻는 말이 "밥 먹었어요?"입니다.

 

전 그때 잠깐 밖에 나온거라 겉옷을 입지 않고 있었는데,

 

얘기가 길어지면서 제가 추워하는것을 보자, 겉옷을 벗어줍니다.

 

더운 나라 필리핀에서 온 사람이 한겨울에 말입니다.

 

교실로 들어가니까 친구들이 과자 먹으면서 물어봅니다. "너- 무섭지 않아?"

 

 

올 5월에 올림픽공원에서 외국인 노동자 축제가 있었습니다.

 

우연치않게 기회가 되어 자원봉사자로 참여를 하게 되었지요.

 

일이 바빠 이리저리 뛰어다니다가 잠시 쉴 틈이 되어 숨 좀 돌리고 있는데,

 

난생 처음본 외국인 노동자가 와서 말을 겁니다. 5미터 정도 뒤에 그 사람 친구들이 있구요.

 

"밥 먹었어요? 이거 먹을래요? 안 먹었으면 저기 가서 같이 먹어요-"

 

물어보니 한국에 온지 4년째랍니다.  4년 만에 고향 사람이 만들어준 고향 음식을 먹는데,

 

더군다나 식권이 한정되어 많이 먹을수도 없으면서, 그걸 나눠주겠답니다.

 

갑자기 코끝이 찡해졌습니다.

 

 

물론 제가 너무 운이 좋아 좋은 사람들만 만난걸수도 있습니다.

 

한국에서 외국인 노동자들 중 나쁜 사람이 있단 말도 많이 들었구요.

 

하지만- 날때부터 나쁜 사람, 범죄자가 세상에 어디 있겠습니까.

 

그리고 야쿠자도 마피아도 아니면서, 죄지으려고 맘먹고 온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여기 올때부터, 가족들 위해서 돈을 벌려고 비행기를 탄 그 순간부터.

 

그 사람들이 한국 여자를 우습게보고 범죄를 쉽게 저지를 마음을 가졌을까요.

 

그 사람들- 업신여길지언정 조금만 이해해주실 순 없나요.

 

결국은 다 똑같은 사람인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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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쓴 글은 웬만한 일 아니면 수정을 안 하는데,

 

(어쩃든 솔직히 쓴 글이고 비판이든 격려든 받아들이는게 옳은 자세니까요)

 

이번만큼은 저도 수정을 해야겠지 싶네요.

 

물론 제가 한 편만 들어 글을 쓴 것도 있지만 댓글 역시 정확히 둘로 갈라지네요.

 

 

일단, "부끄럽다"라는 내용에 대해서는

 

싸이 관계자의 낚시에 걸렸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전 제 글에 한번도 한국인이라서 부끄러웠다고 말한적 없습니다.

 

저도 해외 체류 경험이 있고 엄연히 한국인인데 한국인이란 사실이 부끄럽겠습니까?

 

 

그리고, 안산 노동자의 경우에는,

 

그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있다는 것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분들이 모든 한국인이 그렇지 않다고 말씀하시면서,

 

모든 외국인 노동자가 그렇지 않다는 말은 왜 못 하시나요?

 

한국인은 한명이 실수하면 눈감아주고, 외국인 노동자는 한명이 실수하면 다 욕먹고,

 

말 그대로 "같은 사람인데" 왜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겁니까?

 

그리고, 여자 꼬신다는 말...참 같은 여자로써 우습습니다.

 

한국 여자는 다 바보입니까? 한국 남자가 해도 안 넘어갈 뻔한 수작에 넘어가게?

 

그리고, 홍대 앞에서 한국 여자한테 암만 수작부린다고 욕먹는 백인 못봤습니다.

 

백인한테 넘어가 한국망신 시키고 지신세 망치는 그런 여자라는 욕은 들어봤지만요.

 

 

마지막으로.. 일단 제 싸이 와서 격려해주신 모든분들 감사드리고.

 

제 싸이 와서 영어로 불평하지 말라고 하신 분.

 

일단 당당한 한국인답게 한국말부터 썼으면 하는 바램이 있네요.

 

안그래도 긴 글이 더 길어져 버렸군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