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이었다. 병원까지의 거리는 생각보다 그리 멀지 않았다. 여자의 호흡은 별 문제 없이 계속되었고, 남자에게도 축축하고 따뜻하면서 이상한 느낌을 참으며 응급실까지 뛰어갈 만한 체력은 남아 있었다. 다만 이상이 있다면, 등에 퍼지는 미지근한 느낌이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의사 선생! 여기 응급 환자 좀 봐 주십시오!" 남자는 다짜고짜 응급실로 들어가 양손을 잠시 비운 의사를 잡고 소리쳤다. 방금 전 처치가 끝난 교통사고 환자 때문에 손에 피를 가득 묻힌 의사는, 침착하게 그를 진정시키며 말을 꺼냈다. "저기 침대가 하나 비어있군요. 일단 저기다가 환자분을 눕히십시오." "감사합니다." 남자는 침대로 달려가 여자를 내려놓았다. 순백색의 시트에 가느다란 여자의 몸체가 완전히 펼쳐졌다. "하아... 하아..." 여자는 가빠르게 호흡을 하고 있었다. 가끔씩 신음 소리도 들리는 듯 하였다. 전체적으로 다른 부분은 깨끗한 편이었지만 유독 치맛자락 부분에만 붉은 피가 묻어 있었다. 여자의 얼굴이 그녀의 새하얀 원피스처럼 점점 하얘졌다. 순백의 바탕 위로 붉은 장미가 피어난다. 한 생명이 녹아내리는 모습은 차라리 꽃잎과도 같다. 등의 느낌이 아직도 미지근했다. 남자는 등으로 손을 뻗어 그 부분을 만져 보았다. 다시 손을 앞으로 가져가니, 손에는 붉은 빛깔이 덮여 있었다. 미지근한 느낌은 이내 차가움으로 변했다. "환자는 아직 살아 있습니까?" "환자가 위독합니다. 의사 선생." "괜찮습니다. 혈액을 조달해 왔으니 일단 과다 출혈로 인한 사망은 막을 수 있을 겁니다. O형 혈액입니다. O형은 어떤 혈액형에도 적합하기 때문에 수혈을 받아도 별 문제는 없을 듯 합니다. 혹시 환자분 혈액형이 Rh-나 -D--D-같은 특수한 형입니까?" "모릅니다. 일단 가장 시급한 것부터 해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김간호사!" 의사는 간호사를 불러 수혈 준비를 하게 했다. 간단한 검사를 한 후에 붉은 줄 끝에 끼워진 바늘이 살 속에 들어가자 남자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환자분의 보호자 되십니까?" "예." "환자분과 무슨 관계이십니까?" "처음 본 사람입니다. 아무런 면식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환자분의 가족에게 연락은 취해 보셨습니까?" "아니오. 환자의 신분은 전혀 모릅니다. 좀전에 떨어지는 사람을 받아서 업고 온 게 처음입니다." "오오, 대단하시군요. 생명의 은인이시니까요." "대단할 건 없습니다. 당신처럼 전문적으로 사람을 살리는 이들도 있지 않습니까." 의사는 안경을 올리면서 말했다. "저도, 별로 대단할 건 없습니다. 이게 직업이니까요. 그나저나 환자에게 아무런 연고자도 없는 상황이라면, 잠시나마 신사분께서 책임을 져 주셔야 될 것 같습니다. 일단 치료비 문제도 그렇고......" "치료비는 충분합니다. 그러니 환자만 살려 주십시오." "그러지요. 수혈은 계속 하고...... 그런데 이 환자, 아무래도 유산한 것 같습니다. 외상은 찰과상밖에 없으니 유일한 출혈은 아랫도리 쪽에서 일어났군요. 보통 이 경우 유산을 의심하기는 합니다만.... 그러기엔 환자의 나이가 너무 어려 보이는군요." 남자는 뒤를 돌아 여자의 얼굴을 쳐다 보았다. 앳된 얼굴이었다. 한 18세에서 19세 정도 되어 보이는 나이의 여학생 같았다. 단순한 동안이라기에는 너무나도 어린애같은 점이 많았다. "일단 산부인과에서 검사를 받도록 합시다. 보호자분께서도 동행해 주셨으면 합니다. 급한 위기는 넘겼으니까요. 잠시 하루만이라도 입원을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렇게 합시다." 남자는 혼란한 마음 가운데 잠시나마 마음을 놓았다. 그제서야 여자는, 혈색이 조금씩 돌아오고 있었다. -계속- -------------------------------------------------- <EMBED style="LEFT: 28px; WIDTH: 300px; TOP: 1592px; HEIGHT: 45px" src=http://pds40.cafe.daum.net/original/5/cafe/2007/09/08/00/53/46e17407ed355&.mp3 width=300 height=45 type=audio/mpeg> 의학적인 부분에서는 자료 수집 부족으로 인한 오류가 생길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그런 오류를 발견하셨다면 즉시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언제듣지 뜯어 고치겠습니다^^
Angel [01. 나비] - 제 2화 -
다행이었다. 병원까지의 거리는 생각보다 그리 멀지 않았다. 여자의 호흡은 별 문제 없이 계속되었고, 남자에게도 축축하고 따뜻하면서 이상한 느낌을 참으며 응급실까지 뛰어갈 만한 체력은 남아 있었다.
다만 이상이 있다면, 등에 퍼지는 미지근한 느낌이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의사 선생! 여기 응급 환자 좀 봐 주십시오!"
남자는 다짜고짜 응급실로 들어가 양손을 잠시 비운 의사를 잡고 소리쳤다.
방금 전 처치가 끝난 교통사고 환자 때문에 손에 피를 가득 묻힌 의사는, 침착하게 그를 진정시키며 말을 꺼냈다.
"저기 침대가 하나 비어있군요. 일단 저기다가 환자분을 눕히십시오."
"감사합니다."
남자는 침대로 달려가 여자를 내려놓았다.
순백색의 시트에 가느다란 여자의 몸체가 완전히 펼쳐졌다.
"하아... 하아..."
여자는 가빠르게 호흡을 하고 있었다. 가끔씩 신음 소리도 들리는 듯 하였다.
전체적으로 다른 부분은 깨끗한 편이었지만 유독 치맛자락 부분에만 붉은 피가 묻어 있었다.
여자의 얼굴이 그녀의 새하얀 원피스처럼 점점 하얘졌다.
순백의 바탕 위로 붉은 장미가 피어난다.
한 생명이 녹아내리는 모습은 차라리 꽃잎과도 같다.
등의 느낌이 아직도 미지근했다. 남자는 등으로 손을 뻗어 그 부분을 만져 보았다.
다시 손을 앞으로 가져가니, 손에는 붉은 빛깔이 덮여 있었다. 미지근한 느낌은 이내 차가움으로 변했다.
"환자는 아직 살아 있습니까?"
"환자가 위독합니다. 의사 선생."
"괜찮습니다. 혈액을 조달해 왔으니 일단 과다 출혈로 인한 사망은 막을 수 있을 겁니다. O형 혈액입니다. O형은 어떤 혈액형에도 적합하기 때문에 수혈을 받아도 별 문제는 없을 듯 합니다. 혹시 환자분 혈액형이 Rh-나 -D--D-같은 특수한 형입니까?"
"모릅니다. 일단 가장 시급한 것부터 해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김간호사!"
의사는 간호사를 불러 수혈 준비를 하게 했다. 간단한 검사를 한 후에 붉은 줄 끝에 끼워진 바늘이 살 속에 들어가자 남자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환자분의 보호자 되십니까?"
"예."
"환자분과 무슨 관계이십니까?"
"처음 본 사람입니다. 아무런 면식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환자분의 가족에게 연락은 취해 보셨습니까?"
"아니오. 환자의 신분은 전혀 모릅니다. 좀전에 떨어지는 사람을 받아서 업고 온 게 처음입니다."
"오오, 대단하시군요. 생명의 은인이시니까요."
"대단할 건 없습니다. 당신처럼 전문적으로 사람을 살리는 이들도 있지 않습니까."
의사는 안경을 올리면서 말했다.
"저도, 별로 대단할 건 없습니다. 이게 직업이니까요.
그나저나 환자에게 아무런 연고자도 없는 상황이라면, 잠시나마 신사분께서 책임을 져 주셔야 될 것 같습니다. 일단 치료비 문제도 그렇고......"
"치료비는 충분합니다. 그러니 환자만 살려 주십시오."
"그러지요. 수혈은 계속 하고......
그런데 이 환자, 아무래도 유산한 것 같습니다. 외상은 찰과상밖에 없으니 유일한 출혈은 아랫도리 쪽에서 일어났군요. 보통 이 경우 유산을 의심하기는 합니다만.... 그러기엔 환자의 나이가 너무 어려 보이는군요."
남자는 뒤를 돌아 여자의 얼굴을 쳐다 보았다.
앳된 얼굴이었다. 한 18세에서 19세 정도 되어 보이는 나이의 여학생 같았다. 단순한 동안이라기에는 너무나도 어린애같은 점이 많았다.
"일단 산부인과에서 검사를 받도록 합시다. 보호자분께서도 동행해 주셨으면 합니다. 급한 위기는 넘겼으니까요. 잠시 하루만이라도 입원을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렇게 합시다."
남자는 혼란한 마음 가운데 잠시나마 마음을 놓았다.
그제서야 여자는, 혈색이 조금씩 돌아오고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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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BED style="LEFT: 28px; WIDTH: 300px; TOP: 1592px; HEIGHT: 45px" src=http://pds40.cafe.daum.net/original/5/cafe/2007/09/08/00/53/46e17407ed355&.mp3 width=300 height=45 type=audio/mpeg>
의학적인 부분에서는 자료 수집 부족으로 인한 오류가 생길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그런 오류를 발견하셨다면 즉시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언제듣지 뜯어 고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