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라는 게임.....

김흥미2007.10.09
조회92

 

 

 

ㅇ연애는 사랑 앞에 설치된 회전문이다.

 

여자는 아로마 향초를 밝힌 테이블 위로 남자와 눈을 맞추며 와인잔을 든다

그러면서도 테이블 밑으로는 봉사료가 첨부된 개산 서를 앞으로 끌어당기는

남자의 잘 빠진 구두를 곁눈질하며  경제력과  비전을 가늠해본다.

남자는 여자와 어깨를 붙이고 앉아 멜로영화에  몰입하면서도

울음이 터지려는 순간, 여기서 눈물을 흘리면 약해빠진 남자로 보일 것인가

인간적인 남자로 비칠까를 계산하며 눈주위에 힘을 준다.

이처럼 열정 넘치는 저녁식사의 테이블 밑으로 지갑을 열어보고

작별 포옹을 하면서도  목 뒤에 붙은 드레스셔츠의 

브랜드를 확인하는 것이 연애이다.

 

연애는 사랑이 아니다.

연애는 사랑 앞에 설치된 회전문이다.

열정으로 붉어진 볼에 입 맞추는 순간에도

 머릿속의 회전문은 몆바퀴씩 돌아간다.

지금 눈앞에 있는 여자의 외모와 지적 수준을 남자의 성격과

경제력을  체크하면서 이 사랑 안으로 완전히 들어갈 것인가

아니면 사랑이라는 감정만 스치고 다시 친밀한 타인의

위치로 돌아 나올  것인가 계산하는 것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덜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이렇게 연애에는 두 사람이 등장한다.

웃는 사람이 있으면 우는 사람이 있다.

기다리는 사람이 있으면 기다리게 하는 사람이 있다.

열심인 사람이 있으면 무심한 사람이 있고,

더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덜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더 사랑하는 사람은 덜 사랑하는 사람이 먼저 손잡아주기를 기다리고

전화를 걸면 바쁘다는 말과 함께 찰칵 전화가 끊어져 마음이

다치지나 않을까 두려워한다.

피곤하다는 그의 말이 힘든 일에 지쳐서인지 나를 만나서인지  곰곰이

생각하고,  내 전화번호를 휴대폰 단축키 1번으로 등록해 주기를 갈망한다.

그러면서도 언제든 덜 사랑하는 사람의 입에서 헤어지자는

말 한마디가 튀어나올가 가슴 졸인다.

 

 

섭섭한 일을 더 많이 기억하고 있다면 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약속을 해놓고는 결려오지 않는 전화

보낸지 며칠이 지나도 수락확인이 안 되는 메일

바쁘다는 핑계로 기념일을 까먹는 건망증...

내가 그를 좋아하는 만큼 그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증거는 많다.

약속 시간에 1시간이나 늦게 나타나서도 웃음 한번으로

때우려던 적도있었다

 

혹시 오다가 사고가 난 건 아닐까

그래서 휴대폰을 받지 못하는 것일까

약속 장소를 잘못 알고 있는 건 아닐까

시간을 착각한 걸까

혹시 그만 만나자고 하려고 결심하다 이제야 오는 건 아닐까...

끔ㅉ직한 상상들이 머리속을 헤집고  다니다

결국 와주기만 해달라는 애원 같은 기도를 할 무렵 

그는 늦잠을 잤다는 싱거운 이유를 대녀 나타난다

 

연일 야근이라 시간이 없다며  문자메시지에도 답을  보내지 않은 일.

오랜 출장 끝에 피곤하다며 곧바로 집에 가서 잠들어버린 일.

친구 돌찬치는 챙기면서 밸런타인데이는 무심히 넘겨버렸던 ㅇ일.

이렇게 섭섭한 일을 일일이 기억하는 것보다

내가 그를 더 좋아한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

 

 

보여주지 않은 마음과 보여줄  게 없는 마음은 다르다.

 

연애에서 승자가 되었다고 해서 우쭐할 필요는 없다.

승자가 되는 일은 어려운 것이 아니니까

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숨기거나 아예  주지 않으면 된다.

연애는 마인드컨트롤 게임이다.

졌다고 해서  슬퍼할 필요는 없다.

마음을 다스릴 수 없을 정도로 그를 좋아했을 뿐이다.

꾸미지 않은 맨 마음으로 그를 대했고 계산하지 않고 순수했을 뿐이다.

게임에서는 졌지만 동정받을 필요가 없는 패자인 것이다.

하지만 그가 왜 마음을 조금만  주는지는 알아야 한다.

내 마음을 빼앗기 위해서 일부러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 나에 대한 마음이 조금밖에 없다면 그만두어야 한다.

그는 내가 사랑할 사람이 아니다.

보여주지 않은 마음과 보여주ㅜㄹ 게 없는 마음은 완전히 다른 것이다.

 

 

사랑할 땐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해야 한다.

 

 

사랑은 연애와 다르다

연애에서는 마음을 잘 조종하는 사람이 승자지만

사랑에선 맨 마음을 온전히 풀어놓는 사람이 유리하다.

사랑할 땐 지금 이 순간을 향유하고  지금 이 감정에 충실하고

지금 이 사람에게 전부를 주는 사람이 앞선다.

사랑에는 나중이 없다.

사랑은 "지금" 하는 것이다.

감정을 다 드러내지 않기 위해 문자메시지의 글자 수를 조절하고

키보드에 "사랑해"라고 쳤다가  "뭐 해"라고 수정하고

밀고 당기기를 연구하기 위해  연애지침서에 밑줄을 치는 것이  아니다.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당장 바닥까지 뛰어드는 것이 사랑이다.

슬픈 만큼 온 마음을 다해 울고 기쁜 만큼 온 마음을 다해 웃어야 한다.

안타까운 만큼 온전히 가슴 아파야 하고

사랑하는 만큼  온전히 주어야 한다.

그 감정의 깊이에 완전히 빠져서 잠겨야 한다.

연애에서처럼 누가 누구에게 더 끌리고  누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가를

신경쓰기에는 지금 가슴에 담고 있는 감정이 너무 크다.

 

 

 

이별할 땐 더 사랑한 사람이 덜 아프다.

 

이별 앞에 서면 알게 된다.

더 사랑했던 쪽이 덜 아프다는 것을

마음껏 아파하면서 후회 없이 사랑한  사람은

이별 앞에서 오히려 담담하다.

다시 만나 똑같이 시작해도 지금보다 더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에게 더 좋은 옷을 입혀주고 더 맛있는 음식을 요리해주고

더 좋은 곳을 함께 여행했더라면 이별도 오지 않았을  텐데. 하는

미련도 없다. 귀찮다고 생각하지 않고 비 오는 날에도 만났더라면,

부끄럽다고 빼지 않고 거리 한복판에서도  안아주었더라면,

아깝다고 주저 않고  더 좋은 걸 사주었더라면, 하는 후해도 없다.

 

연애라는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감정을  아꼈던  승자들은  깨닫게 될 것이다.

사랑은 승자와 약자로 나뉘는 게임이 아니라,

마음을 비우고 떠나는 사람과

후회하며 남겨진 사람으로 나뉘는 게임 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