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준비는 되어 있다, 에쿠니 가오리 에쿠니 가오리의 단편집.. 제목에서 느껴지듯 그닥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는 아니다.. 사랑이 끝났다고 해야하나..?? 사랑이 종지부를 찍은 것도, 그렇다고 대단하게 사랑을 하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 머 그런 상태의 주인공들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조금은 서글픈 느낌이 드는 소설.. - 하지만 실은, 벌써 오래전 부터 삐걱거렸던 것이다. 늘 뻔한 말다툼과 그 후의 화해. 해결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지금 야요이는, 슬픈 것은 말다툼이 아니라 화해라는 것을 안다. (전진, 또는 전진이라 여겨지는 것 中) 어떠한 계기로 남편에 대해 잘 모른다는 느낌을 받은 야요이.. 오랜 결혼 생활을 하다 보면.. 이런 느낌이 들곤 한다.. 하루하루 참 평화롭고 안정적이고 느긋한 느낌.. 하지만 뭔지 모르게 어긋난-그렇다고 삐걱거린다는건 아니고- 그런 느낌. (말로 표현하려니 나의 이 표현력 부족이 안타깝네... ^^) 고독한 여자들에 관한 이야기들이 짧은 단편들로 조로록 이어져있다.. 오랜기간 연애를 했고, 다시 오랜기간 부부로 살았는데도 어느날 갑자기 서로를 너무 모른다는 막연한 고독함..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이 세상에 단둘만 남을 수 있었으면 하는 막연한 두려움.. 사랑이 끝나기 직전의 아쉬움, 안타까움... 그런 가운데의 후련함.. 책을 읽어내려가는 동안 만약 내가 지금 혼자였다면 '이럴 수가!'라고 할 만큼의 일들이 혹은 내용들이, 이제는 담담하게 '그럴수도 있겠구나'로 받아들여진다.. 오히려 그런 담담함에 살짝 놀랐었다는.. ^^ 에쿠니 가오리의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진행이 맘에 들었던.. 그래서 너무 바스락 거리는 듯 싶어 쬐꼼 아쉬운 소설집.. 역시 에쿠니 가오리 답다.. ㅎㅎㅎㅎ 인상깊은 구절 우리집 토스터 고장났어, 알아? 나 어제 이 뽑았어. 이 뽑은 입으로 키스했고. 바람은 안 피우지만 키스 정도는 해. 냉장고 청소 오래 안 했으니까, 아마 구석에 작년에 먹다 남은 채소하고, 햄 치즈 그런게 들어 잇을 꺼야. 알고 있었어? 우리 살기는 같이 살아도,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어, 알아, 그거? 우리 한때는 서로 사랑했는데, 참 이상하지. 이제 아무 느낌도 없어. 당신, 그거 어떻게 생각해? 나는 혼자사는 여자처럼 자유롭고, 결혼한 여자처럼 고독하다. 지난 1년, 사실은 많은 일이 있었다. 하지만 손가락으로 모래를 퍼 올리면 우수수 떨어지듯, 그 일들은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지였던 것처럼 여겨진다. 요즘은, 일상이란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작년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아버지는 나와 동생이 초등학생일 때 돌아가셨다. 어머니를 저세상으로 보내는 것은 슬픈 일이었다. 정말 슬픈 일이었지만, 어머니를 묻고 나자 나는 이제 자유,란 느낌이 들었다. 자유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고독한 상태를 뜻하는 말이다.
울 준비는 되어 있다..
울 준비는 되어 있다, 에쿠니 가오리
에쿠니 가오리의 단편집..
제목에서 느껴지듯 그닥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는 아니다..
사랑이 끝났다고 해야하나..??
사랑이 종지부를 찍은 것도, 그렇다고 대단하게 사랑을 하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
머 그런 상태의 주인공들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조금은 서글픈 느낌이 드는 소설..
- 하지만 실은, 벌써 오래전 부터 삐걱거렸던 것이다.
늘 뻔한 말다툼과 그 후의 화해.
해결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지금 야요이는, 슬픈 것은 말다툼이 아니라 화해라는 것을 안다.
(전진, 또는 전진이라 여겨지는 것 中)
어떠한 계기로 남편에 대해 잘 모른다는 느낌을 받은 야요이..
오랜 결혼 생활을 하다 보면.. 이런 느낌이 들곤 한다..
하루하루 참 평화롭고 안정적이고 느긋한 느낌..
하지만 뭔지 모르게 어긋난-그렇다고 삐걱거린다는건 아니고- 그런 느낌.
(말로 표현하려니 나의 이 표현력 부족이 안타깝네... ^^)
고독한 여자들에 관한 이야기들이 짧은 단편들로 조로록 이어져있다..
오랜기간 연애를 했고, 다시 오랜기간 부부로 살았는데도 어느날 갑자기 서로를 너무 모른다는 막연한 고독함..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이 세상에 단둘만 남을 수 있었으면 하는 막연한 두려움..
사랑이 끝나기 직전의 아쉬움, 안타까움... 그런 가운데의 후련함..
책을 읽어내려가는 동안 만약 내가 지금 혼자였다면 '이럴 수가!'라고 할 만큼의 일들이 혹은 내용들이, 이제는 담담하게 '그럴수도 있겠구나'로 받아들여진다..
오히려 그런 담담함에 살짝 놀랐었다는.. ^^
에쿠니 가오리의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진행이 맘에 들었던..
그래서 너무 바스락 거리는 듯 싶어 쬐꼼 아쉬운 소설집..
역시 에쿠니 가오리 답다.. ㅎㅎㅎㅎ
인상깊은 구절
우리집 토스터 고장났어, 알아?
나 어제 이 뽑았어. 이 뽑은 입으로 키스했고.
바람은 안 피우지만 키스 정도는 해.
냉장고 청소 오래 안 했으니까, 아마 구석에 작년에 먹다 남은 채소하고,
햄 치즈 그런게 들어 잇을 꺼야. 알고 있었어?
우리 살기는 같이 살아도,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어, 알아, 그거?
우리 한때는 서로 사랑했는데, 참 이상하지.
이제 아무 느낌도 없어.
당신, 그거 어떻게 생각해?
나는 혼자사는 여자처럼 자유롭고, 결혼한 여자처럼 고독하다.
지난 1년, 사실은 많은 일이 있었다.
하지만 손가락으로 모래를 퍼 올리면 우수수 떨어지듯,
그 일들은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지였던 것처럼 여겨진다.
요즘은, 일상이란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작년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아버지는 나와 동생이 초등학생일 때 돌아가셨다.
어머니를 저세상으로 보내는 것은 슬픈 일이었다.
정말 슬픈 일이었지만,
어머니를 묻고 나자 나는 이제 자유,란 느낌이 들었다.
자유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고독한 상태를 뜻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