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소풍 - 빈2,

오은지2007.10.13
조회108
 2007.10.8


빈에서의 첫번째 아침,

햇빛이 너무 따스하다

(바람은 차갑지만;;)

 

느긋하게 일어나서 준비하고

민박집을 나와 걸어서

자연사 박물관으로 갔다

 

매표소에 삐뚤빼뚤 써있는 한국어

'자연사 박물관'

그리고 학생증을 내밀자 들려오는

'삼쩜오원, 감사합니다'

-_-

한국사람이 많이 오긴 하는구나

 

입구에서부터 실감나는 사자 인형이 반겨주고ㅋ

단체 관광온 완전 예쁜 여자아이들이

모델포스로 사진찍는거 침흘리고 보다가

관람을 시작했다

 

첫 관문은 돌;;

정말 미치도록 많은 종류의 돌을

겁내 많이 전시해놨다

뭐, 설명도 독일어로 밖에 안써있고

알아볼 방법이 없으니

내 눈엔 다 같은 돌맹이 

대충 보고 패스_ㅠ

 

완전 큰 공룡 화석이랑

멸종된 동물들의 박제..

그리고 교과서에서 봤던

비너스

 

가을 소풍 - 빈2,

 

전시물이 너무 많아서

다 도는데 3시간 정도 걸렸다

뭐, 완전 좋아 이런건 잘 모르겠던데?

 

자연사에서 나와 간 곳은

레오폴드 미술관!!

클림트가 날 기다려 :)

 

가을 소풍 - 빈2,


 미술관 몇개 모여있는 MQ에 딱 들어가니

어머어머, 젊은 사람들이 다들

침대같은 의자에 광합성하며 누워있네!!

이거 내 스타일이야!!ㅋㅋ

 

미술관 들어가서

발견한 클림트의 '죽음과 삶' 앞에서

거의 30분 동안 입벌리고 서있으니

그림속에 섹시한 언니가 날 보고 말하는것 같네

"야, 너 뭐하고있니..바보같아"라고

그 언니랑 눈싸움하다가

나머지 뭔지도 모르는 그림들 대충보고

나와서...

 

나도 똑같이 따라했다 이거야,ㅋ

누워서 광합성 하면서

빵먹고 요거트 마시고 가이드북 정독하고,ㅋㅋ

 

가을 소풍 - 빈2,

 

아, 그런데..

아까 클림트 아저씨 그림속에 언니가

나한테 주문을 걸었는지

넋놓고 돌아다니다 병신짓 하나 한거지;;

 

기념품 샵에 클림트 그림이 프린트 된 카드가 있는거야-

카드게임 하는 그 카드..

 

두 세트가 들어있는거였는데

두개다 'The kiss'가 프린트 되어있는,

 

난 생각했지,

아, 클림트가 그린 여러 그림들이

카드 뒷면에 프린트 된 카드구나

 

그런데 사고 나와서 문득 든 생각..

야, 이 병신아 -_-

뒷면 그림이 다 다르면

게임을 어떻게 하냐;;;

상대카드가 뭔지 알 수 있잖아_ㅜ

 

광합성 하며 정신 차리고

다시 걸어서 호프부르크로 갔다

 

합스부르크 때 왕이 살던 궁인데

비싸서 안들어간거..

시간 많으니 나중에 오지 뭐

 

호프부르크 정문 쪽에 무슨 돔으로 된 문에 가니

어떤 성악가 아저씨가 자기 씨디를 판매하는지

막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가을 소풍 - 빈2,


 잘한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광합성 하며 똑똑해졌는지

머리를 스치는 생각..

 

" 저 약은 색히, 여기 돔이라 소리 겁내 잘 울리잖아"

 

훗, 모를 줄 알았지!!

 

암튼 그 성에서 나와 보니

큰 골목이 보이는데

길이 너무 예뻐서 막 따라가다 보니

사람들이 어떤 건물에 막 바글바글 꼬여있네

생각없이 따라 들어간 그곳이 미하엘 교회..

 

골목따라 정신없이 구경하다가

또 사람들 따라 들어간 곳이 성 페터교회..

 

그리고 또 걷다 보니 나온

슈테판 성당;;

여긴 사람이 정말 많더라 -

크고 멋지긴 했어,

하지만 내 눈을 잡았던건

나오는 길에 있던 이 아저씨!!

누가 꽂아놨는지 모르지만

꽃이랑 너무 잘어울리잖아,

완전 날 유혹하는 것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후, 섹시하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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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에 뭐 유명한 시계가 있다길래 찾아갔는데

어머, 정각되기 5분전이네 -

운 좋게 종 울리고 하는거 다 구경하고

 

눈앞에 예쁜 골목이 또 나타나길래

길 따라 쭉 걷다보니...

우와, 여기가 어딘지

지도를 뚫어져라 쳐다봐도

도통 모르겠어;;

에레이 모르겠다,

어떻게든 되겠지란 심정으로

그냥 막 걸어다니는데

나타난 시립공원!!

아싸, 나 여기서 2시간 있다가

공연보기로 했는데,ㅋㅋ

 

흠, 혹시 내 머리엔

네비게이션이 있는건 아닐까?

길 너무 잘 찾아

ㅋㅋㅋㅋㅋ

 

날은 춥고 공연 시간은 아직 멀었고

다른데 갔다오기엔 어정쩡한 시간이 되어버려서

카페에 갈까 생각하고 돌아다니는데

어머, 한글 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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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고 웃으면서 사진찍는데

누가 말을 거네...

"안녕하세요~"

아, 바보처럼 웃고있었는데...

쪽팔리게 아는척 하고 난리야ㅠ

 

카페 들어가기엔 돈이 좀 아까운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맥도날드에 들어갔다

그냥 카카오 하나 시켜놓고

일기쓰고 사진찍고..가계부 쓰고

아이쿠, 이제 첫날인데...

너 오늘 처럼 돈 쓰면

프랑스로 못넘어가 얘!!ㅠㅠ

 

암튼 공연 시간이 가까워져서

시립공원 안에있는 공연장으로 들어갔다

 

건물이 예쁘길래

셀프 타이머 맞춰놓고 사진을 찍는데

사람들이 완전 쳐다보는거..

에레이, 사진 맘에 안드는데

다시 찍을 용기가 안나_ㅜ

 

가을 소풍 - 빈2,

 

공연장에 들어가니 또 민망한 상황 발생ㅠ

표 살때 아저씨가 그냥 남자랑 여자랑 나와서

노래부르고 춤추고 그런다길래

관광하던 옷 그대로 입고 들어갔는데

(레깅스에 후드티, 운동화에 레스포삭)

내 앞뒤양옆으로 다 정장아님 드레스네;;

 

아놔, 진짜 쪽팔린다고!!

남자랑 여자랑 나와서 부르는

노래는 오페라의 한 장면이고, 춤은 발레였어

 

또 한가지 고백하면...

공연이 30분만에 끝나는거야..

앵콜도 안하고 오케스트라가 다 나가버리니까

사람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나가서 와인이나 주스를 마시고 있네

 

가을 소풍 - 빈2,


이사람들은 돈주고 본 공연이 이렇게 짧은데 화도 안나나?

난 45유로 주고 A석에 앉았단 말이야-라고 생각하면서

맡겨놓은 가방을 찾으러 갔는데

직원 언니 하는말..

아직 안끝난거 아니?

.

.

.

 

아, 짐 안 맡겨 놨으면

모르고 그냥 갔을꺼 아니야 -_-

 

공연 2부가 시작되는데

1부 시작 전에 내 옆에 앉아서

우린 오늘 친구라며 계속 말 걸던

이스라엘에서 온 목사님...

앞자리 비었다고 홀랑 거기로 가서 앉아

내 시야를 다 가리네-_-

어제의 친구가 오늘의 적이구나,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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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뭐...

공연은 재미있었다

거의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거였는데

연주자들이 다 신나서 하는게 눈에 보이는거-

특히 바이올린 할아버지랑

클라리넷 장난꾸러기,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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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에서 두번째 손올린 할아버지)

 

완전 감동받고 정말 공연이 끝나서 나오는데

뒤에서 누가 부르는것 같다

혼자 온 한국 청년,

같은 공연 보고 나온 분이고

숙소가 가까운 곳에 있어서

이것저것 이야기 하며

걸어가는데.....

 

엄훠, 알고보니 작년에 학교에서 마주쳤을,

정외과 앞 과실을 쓰는 경제학과 작년 학회장님+0+

 

다음날 같이 벨베데레 궁전으로 가기로 하고

MQ앞에서 헤어졌다

ㅋㅋㅋㅋㅋㅋ

 

세상은 참 좁다

 

숙소에 돌아와보니

어머 이건 또 뭐야;;

손님들 다 떠나고

나 혼자 덜렁 있어ㅋㅋ

 

6인실 도미토리를

혼자 쓰는 이 여유로움?

좋은걸까?

 

하루종일 대중교통 한번도 이용안하고

걸어만 다녔더니 피곤하다...

 

내일 또 클림트랑 만나려면

어서 잠들어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