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 불륜 ‘픽션’이 많다고?

영민이2007.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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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 불륜 ‘픽션’이 많다고?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싶습니까?’에서 네 남녀는 각각 아내·남편을 배신하고 배신을 당한다. 가해자이면서 동시에 피해자의 상황에 놓인 걸 뒤늦게 알게 된다. 정윤수 감독은 “불륜의 딜레마를 극단화하고 불공정한 관계를 최소화한 사랑 이야기를 통해 ‘지금 살고 있는 사람과 여전히 연애 중이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말한다.

 

 

 

영화는 대부분 인간사에 있을 법한 갖가지 이야기를 영상화한다. 비록 거짓말로 꾸민 픽션이지만 그 내용은 진실 혹은 진실과 다르지 않다. 따라서 영화는 세상사를 담은 또 하나의 ‘블랙박스’라고 할 수 있다.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1989년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Sex, Lies, and Videotape)에 빗대 표현하자면 영화는 ‘거짓말, 진실, 그리고 필름’이다.

#사랑은 미친 짓이다?

스와핑(swapping) 스리섬(threesome) 크로스 스캔들(cross scandal). 스와핑은 부부들이 합의하에 상대를 맞바꿔서 하는 섹스를 말한다. 스리섬은 세 사람이 하는 섹스, 크로스 스캔들은 두 부부가 상대를 맞바꿔 사랑에 빠진 것을 뜻한다. 스와핑은 2001년작 ‘클럽 버터플라이’(감독 김재수), 스리섬은 2005년작 ‘연애’(오석근), 크로스 스캔들은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전윤수)에서 다뤘다.

‘클럽 버터플라이’에서 직장인 혁(김영호)과 디자이너 경(아니타) 부부는 인터넷 사이트 클럽 버터플라이를 통해 우(문동환)·숙(김현희) 부부와 스와핑을 한다. ‘연애’에서 유부녀 어진(전미선)은 민수(장현성)와의 연애를 통해 일상의 외로움을 달랜다. 남편과 헤어진 어진은 어느날 민수로부터 자신의 상사와 함께 섹스를 하자는 제안을 받는다. 처음에는 거부하지만 결국은 받아들여 두 남자와 섹스를 한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에서 호텔리어 민재(박용우)는 건설회사 CEO 영준(이동건)의 아내인 조명 디자이너인 소여(한채영)와, 영준은 민재의 아내인 패션 컨설던트 유나(엄정화)와 사랑하게 된다.

크로스 스캔들은 스와핑과 다르다. ‘지금 사랑하는~’에서 두 부부는 자신들이 크로스 사랑에 빠진 걸 모른다. 아카데미상 수상작 ‘라스베가스를 떠나며’(1995) 등으로 유명한 마이크 피기스 감독의 1997년작 ‘원 나잇 스탠드’(One Night Stand)에서도 마찬가지. 이 영화에서 맥스(웨슬리 스나입스)와 미미(밍나웬), 버논(카일 맥나클렌)과 카렌(나스타샤 킨스키) 부부는 하룻밤 크로스 섹스에 그치지 않고 훗날 아예 상대를 맞바꿔 부부가 된다.

‘지금 사랑하는~’와 ‘원 나잇~’의 공통점은 두 부부가 평소 아는 사이라는 점. 특히 ‘지금 사랑하는~’의 크로스 사랑은 동시다발로 시작된다. 혹자들은 이에 대해 현실성이 없다고 할지 모르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영화보다 더 영화적인 이야기가 넘쳐난다. 영화 속 이야기가 실제보다 싱거울 정도이다. 세상은 요지경이라고 했듯.

#영화보다 더한 현실

한 40대 남자 ㄱ씨는 직장 동료 ㄴ씨의 아내와 바람을 피웠다. 이 사실을 알게 된 ㄴ씨는 ㄱ씨의 아내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다. 남편의 바람기에 평소 골머리를 앓았던 ㄱ씨의 아내는 홧김에 ㄴ씨와 맞바람을 피웠다. 이런 관계 끝에 ㄱ씨는 ㄴ씨의 아내와, ㄴ씨는 ㄱ씨의 아내와 재혼했다.

이에 앞서 경찰은 전직 요리사인 30대 남자 ㄷ씨를 구속하고 그와 변태 섹스를 가진 두 부부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ㄷ씨는 인터넷에 “3인 섹스 경험이 많다”면서 자신의 변태 성행위 경험담과 연락처를 남겼다. 이를 보고 연락해온 40대 은행 지점장 ㄹ씨가 보는 앞에서 ㄷ씨는 ㄹ씨의 아내와 관계를 가진 데 이어 함께 스리섬을 했다. 사례비로 10만원을 받았다. ㄷ씨는 또 30대 중소기업 사장 ㅁ씨로부터 10만원씩 받고 2차례에 걸쳐 ㅁ씨와 그의 아내 ㅂ씨와 함께 스리섬을 가졌다. ㄷ씨는 모두 7쌍의 커플과 3인섹스 관계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간통 사건 끝에 앙숙이 된 두 남자가 함께 법에 억울함을 호소했다가 모두 직장에서 해고되는 일도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ㅅ씨는 직장 동료인 ㅇ씨의 아내와 1년 동안 밀애를 즐기다가 발각됐다. ㅇ씨는 ㅅ씨 부부를 만나 간통죄로 고소하지 않겠다면서 한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ㅅ씨의 아내와 관계를 갖는 것이다. ㅅ씨의 아내는 고민 끝에 ㅇ씨의 요구에 응했다.

이후에도 ㅅ씨와 ㅇ씨 아내의 밀월은 계속됐다. 희생을 감수했던 ㅅ씨 부인은 ㅇ씨 부인과 심하게 다퉜고, 서로 고소를 해 벌금형을 받았다. 이같은 상황을 알게 된 회사는 ㅅ씨와 ㅇ씨를 징계했다. 두 남자는 법에 호소, “해임은 가혹하다”는 판결을 받아냈다. 회사는 이에 불복했고, 재판부는 “직장인으로서의 성실과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해 직장분위기를 해쳤다”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