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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오2007.10.16
조회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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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거 같아.


너는 이미 내려버린 기차를
나는 알면서도
계속 가는거야.
함께 내리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내리지 말라고 널 붙잡지도 못하고
그냥 멍하게 앉아 있다가

기차 엔진에 시동이 걸리고
흔들거리며 출발할때까지도 가만히 그냥
그 자리에 앉아서.
니 자리에 남은 온기에
손을 대고
다시 가는 거야.
니 빈자리와 함께,
어디로 가는지, 얼만큼 남았는지 알수도 없이
정신도 못 차리고 말야.

둘이 함께 타고 있었을 때는
너무나도 행복했을 거야.
물론 사실이지만.
그렇지만, 이젠 지나가 버린 일이 되었는데.
혼자 애써 부인하느라고
아직도 내 옆에 니가 있는 것처럼
계속 기차를 타고 가는거야.

니가 이미 내린 역에서부터
하나- 둘, 셋,
셀 수 없이
멀어져가고 있는데도 말야.

이제는 니가 언제 내렸었는지
아니, 언제 우리가 함께 타고
같은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는지조차 희미해 질때까지도

나는 미련하게
계속 그 기차에 타서
덜컹 거리며 어디론가
향하고 있는거야.

아마도 너와는 다른 방향으로......


그런거 같아.
지금의 난.

그런거 같아.
너가 내려버린 기차를
혼자 타고 가는 바보 같은 기분이야..

왜 난, 처음에 너와 함께 기차에 올랐을까.
왜 중간에 넌 내렸을까.
난 왜 내리지 않은걸까.
.....그리고 난 왜. 아직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걸까..

---------------------------------------------------su.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