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그 여자 Vol.6

이명주2007.10.19
조회108
그 남자 그 여자 Vol.6

그 남자

 

 

 

회식자리!

난 언제나처럼

그녀의 대각선쯤에 자리를 잡습니다.

여로모로 좋은 자리거든요.

 

 

그나마 자신 있는 옆얼굴을 보여 줄 수도 있고,

눈이 마주치는 부담 없이

그녀를 잘 지켜볼 수도 있으니까.

 

 

 

지금 그녀는

자기가 싫어하는 남자 유형에 대해

줄줄이 이야기를 하고 있네요.

 

 

엉덩이가 큰 남자

솔 달린 구두를 신는 남자

밥 먹을때 담배 피우는 남자

커피를 마실 때 후루룩 소리내는 남자

잘난 척하는 남자..

 

 

사실 더 많았는데

마음이 아파서 더 기억하고 싶지가 않습니다.

 

 

 

그녀가 한 말 중에서

'잘난 척하는 남자'그거 하나 빼곤,

다 내 이야기거든요.

 

 

담배는.. 어떻게든 끊고

커피는.. 아예 마시질 말든가

구두는.. 아무 장식 없는 걸로

당장 한켤레 사고..

글쎄요.. 그러면

나도 그녀의 마음에 들 수 있나요?

 

 

 

그런데 그녀는

내가 그렇게 싫었으면서

왜 자주 따뜻한 눈빛을 보내곤 했을까요?

..좀 비참해지네요.

 

 

 

 

 

그 여자

 

 

 

그 사람..싫어요.

 

 

 

패션 감각 없는 거, 정말 싫어요.

 

늘 엉덩이가 벙벙한 바지만 입는 거,

할아버지 같은 구두 신는 거!

특히 사무실에서

갈색 고무 슬리퍼 신고 있는 거, 진짜 싫어요.

 

 

 

식사 예절도 형편 없어요.

 

 

음식 나오기 전에 담배 피우는 거,

앞에 앉은 사람이 숙가락도 들기 전에

무슨 음식이든 이 분 만에 먹어 치우는 거,

커피를 숭늉처럼 마시는 거,

..사탕을 우두둑 깨물어 먹는 것도

정말 무식해 보여요.

 

 

머릿결 나쁜 거,

배 나온 거,

눈에 쌍꺼풀 있는 거,

 

회의할 때 다리 떠는 거,

엘리베이터만 타면 거울 앞에서

아저씨들처럼 손으로 머리 빗는 거..

다 싫어요, 싫어요.

 

 

그런데..

싫은 점을 백 가지 생각하고

싫다고 백 번을 말해도

자꾸 그 사람이 좋아요.

 

 

속 상해 미치겠어요.

난 정말 멋있는 사람을 좋아하려고 했는데..

 

 

 

..나도 모르게 하루에도 백 번씩

그 사람만 보게 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