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41)은 기자를 보자마자 대뜸 "글쎄 내 음반을 4만장 푼대요. 창피해서 첨엔 숨기려고 했는데 생각해 보니 이젠 나라도 알려야겠어요"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18일 발매된 이승철의 9집 '더 시크릿 오브 컬러 2(The Secret Of Color)'는 딱 4만장을 찍었다. 선주문 20만장이 우스웠던 호시절을 누렸던 이승철에겐 부끄러운 수치다.
"내가 이 정도면 다른 가수들은 어떤 상황이겠어요. 이젠 아예 CD플레이어가 없어져 가고 있으니 CD를 만들어도 들을 매체가 없잖아요. 에필로그에 '어느덧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앨범을 준비하면서'라고 썼죠. 사실 이번 음반은 10만장 판매가 목표예요. 사실 지금 상황에선 CD를 덜 찍는게 오히려 이익인데, 디지털 음악은 낭만이 없어서 싫어요."
9집은 94년 뉴욕서 음악 작업을 했던 4집'더 시크릿 오브 컬러'의 속편. 뉴욕에서 LA로 옮겨 재즈·블루스·아카펠라 등 장르를 담으며 세계적인 연주가들과 교감했다. 8집에 이어 믹싱 엔지니어 스티브 하지가 참여했다.
'버터느낌'이 너무 강해 한국팬들에겐 외면을 받았던 4집의 실수를 기억하며 한국서 6곡을 가져갔다. 스튜디오 녹음비를 제외한 제작비 2억원. "미국에 갈때 까지만 해도 꿈에 부풀었는데 돌아와보니 음악시장은 거의 몰락 지경이더라구요. 여러분 정말 이러다 가수들 멸종하고 나면 누구 노래 들으실거예요?"
힘든 시기에 만들었지만 음반에 대한 만족도는 높다. "소리면에선 이보다 좋은 음반이 없다고 자부합니다. 내가 노래를 해서 음악이 촌스러워졌지 음악만 들으면 정말 끝내줍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얇은 귀'의 이승철은 팬클럽 투표를 통해 타이틀곡 '사랑한다'를 정했다. 록사운드가 어우러진 발라드곡. 후속곡 후보는 신나는 디스코 사운드의 '파트 타임 러버', 올포원의 제이미 존스가 만든 '프러포즈'다.
9집 제작의 숨은 공로자는 올 1월 결혼한 박현정(43)씨. 유창한 영어 실력의 박씨는 이승철에 앞서 미국으로 가 스튜디오·연주자·곡섭외에서 경리업무까지 1인 다역을 했다.
LA 스튜디오 500m 앞에 20평대 아파트를 얻어 놓고 석달 가량 함께 머물며 작업했다. 녹음을 마치고 아내와 밤마다 테라스에 앉아 와인을 마셨고 편안함에 빠져 노래를 불렀다.
이승철은 박씨와의 결혼으로 그보다 키가 큰 열네살 딸도 얻었다. "딸 아이가 사춘기라 민감할 때잖아요. 석달 전에 만났는데 첨엔 눈도 안마주쳤어요. 매일 아침 안아주고 딸아이 친구들한테 사인도 해주면서 마음의 문을 두드렸는데 며칠 전 딸에게서'Hi,Daddy'란 문자가 왔어요. 표현하기 힘든 감동이 일더군요."
오전 7시 30분 등교하는 딸 아이 배웅을 위해 많던 아침잠도 줄였고, 아내와 딸과 일주일에 한 두차례 등산을 하며 행복을 느낀다. "공격적인 창법이 사라진 것 같아요. 예전엔 음악에 앞서 내 목소릴 들려주려고 했던 것 같은데 이젠 음악을 들으면서 편안히 부르는 것 같아요. 결혼하니 참 좋네요. 그리고 연상 예찬론자가 됐습니다. 사랑 받으며 산다는 생각이 들어요. 허허"
거장들은 너무 멀리 갔고, 신진들은 아직 멀었다. 요즘 가요계 세태다. 이승철은 전자에 가깝다. 사실 그는 더 이상 앨범 판매를 고민할 필요가 없는 뮤지션이다. 그가 공연을 시작하면 늘 매진이며, 어느 무대에 서던 이승철은 그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는 가수이기 때문이다. 또 그는 국내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마음껏 할 수 있는 몇 되지 않는 가수이고, 그만큼의 퀄리티를 뽑아낼 수 있는 충분한 재능을 가진 뮤지션이다.
가요계의 불황이 이승철에게 특별히 대단한 영향을 주지도 못한다. 아홉번째 앨범 ‘The secret of color 2’를 들고 돌아온 이승철이 가요계에 쓴소리를 던졌다.
이승철은 매체 변화에 따라 수요가 줄어들고 앞으로는 CD를 만들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선언했다. “디지털 음원으로 제작해 공급하는 것에 비해 CD 제작에는 인쇄비가 너무 많이 든다. 거기에 인지대라는 부담을 안아야 한다. CD를 제작해 10만장을 팔아 3~4억 정도 수익이 생기면 2억 정도가 인지대(저작권협회에게 저작권을 위탁하며 지불하는 약정금)로 나가는 상황이다” 그가 문제를 삼고 있는 것은 그것뿐만이 아니다. “최근 음반제작자에게 가장 큰 수익원이 되고 있는 이동통신사 음원공급도 문제다.” 이동통신사에서는 음원 수익의 50%를 가져가고 있다.
세태가 이렇다 보니 음악을 하려는 사람이 줄어들고, 결국 ‘사운드’를 제대로 만들어내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사라져 간다. 하지만 그는 단호하게 “디지털은 음악에 맞지 않는 기술이다”고 말했다. 이승철은 “MP3가 음원을 재생하는 것에는 아직까지 한계가 많다”고 밝혔다. 사운드의 수준만으로 놓고 본다면 40, 50년 전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까지 했다.
“MP3의 음질이란 것이 CD의 65% 정도 수준이다. 결국 음악이 전문가의 전유물이 돼간다.” 이승철은 “이는 가수의 문제가 아니라 음악 제작자가 문제”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국가대표가 있으면 뭐하는가? 경기를 주선하는 사람이 없다. 음악의 퀄리티나 들을만한 음악이 없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이승철이 느끼는 상실감은 우리의 음반제작환경에 직격탄을 날린다.
이승철은 이번 9집 앨범에 지난 8집에 비해 3배 정도의 예산을 투자했다. 최고의 사운드를 만들기 위해 미국으로 날아갔고, 세계 정상의 세션맨들과 레코딩 작업을 했다. 이승철은 이번 앨범에 대해 “국내에 나오고 있는 어떤 음악 이든 좋다. 한번 비교해서 들어보라”고 권했다. 그의 말은 그만큼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겠지만, 대한민국 뮤지션으로서 우리 음악현실에 대한 허탈함이 그대로 담겨 있다.
그가 지적했듯 우리 가요계가 산재한 제도적 장애들을 개선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마케팅 판로를 찾아야 하는 것은 마땅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요팬 스스로가 우리 대중음악에 대해 조금 더 자부심을 갖는 일일 것이다.
그가 느끼는 상실감은 비단 가수 이승철 개인의 것만은 아닐 것이다. 앞서 말했듯, 사실 그는 앨범 판매에 흔들리는 가수와는 멀찌감치 거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그는 “‘이제 앨범 안만들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하고 나니, 앨범판매에 신경쓰지 않아도 되니, 하고 싶은 음악을 마음껏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심경을 털어놓았다. “다음에는 화이트 스네이크나 딥 퍼플 같은 진짜 록 음악을 해볼까 싶기도 하다. 8분짜리 노래도 만들고 싶고, 밴드와 함께 음악을 해보고 싶기도 하다”고도 말했다. 그의 바람이 우리가요 현실에 대한 절망을 우회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돌파구를 찾는 방식으로 결실을 맺길 희망해 본다.
이현우 nobody@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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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앨범 낸 이승철 "목표는 10만장"
올 해 10만장을 넘긴 앨범이
에스지워너비 4집과 에픽하이 4집 빅뱅 1집(음협집계)뿐인 가운데..
이승철 씨도 목표를 10만으로 잡았네요. 현실적인 승철씨.
이승철 ``CD 팔릴 수록 적자, 목표는 10만장``
18일 발매된 이승철의 9집 '더 시크릿 오브 컬러 2(The Secret Of Color)'는 딱 4만장을 찍었다. 선주문 20만장이 우스웠던 호시절을 누렸던 이승철에겐 부끄러운 수치다.
"내가 이 정도면 다른 가수들은 어떤 상황이겠어요. 이젠 아예 CD플레이어가 없어져 가고 있으니 CD를 만들어도 들을 매체가 없잖아요. 에필로그에 '어느덧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앨범을 준비하면서'라고 썼죠. 사실 이번 음반은 10만장 판매가 목표예요. 사실 지금 상황에선 CD를 덜 찍는게 오히려 이익인데, 디지털 음악은 낭만이 없어서 싫어요."
9집은 94년 뉴욕서 음악 작업을 했던 4집'더 시크릿 오브 컬러'의 속편. 뉴욕에서 LA로 옮겨 재즈·블루스·아카펠라 등 장르를 담으며 세계적인 연주가들과 교감했다. 8집에 이어 믹싱 엔지니어 스티브 하지가 참여했다.
'버터느낌'이 너무 강해 한국팬들에겐 외면을 받았던 4집의 실수를 기억하며 한국서 6곡을 가져갔다. 스튜디오 녹음비를 제외한 제작비 2억원. "미국에 갈때 까지만 해도 꿈에 부풀었는데 돌아와보니 음악시장은 거의 몰락 지경이더라구요. 여러분 정말 이러다 가수들 멸종하고 나면 누구 노래 들으실거예요?"
힘든 시기에 만들었지만 음반에 대한 만족도는 높다. "소리면에선 이보다 좋은 음반이 없다고 자부합니다. 내가 노래를 해서 음악이 촌스러워졌지 음악만 들으면 정말 끝내줍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얇은 귀'의 이승철은 팬클럽 투표를 통해 타이틀곡 '사랑한다'를 정했다. 록사운드가 어우러진 발라드곡. 후속곡 후보는 신나는 디스코 사운드의 '파트 타임 러버', 올포원의 제이미 존스가 만든 '프러포즈'다.
9집 제작의 숨은 공로자는 올 1월 결혼한 박현정(43)씨. 유창한 영어 실력의 박씨는 이승철에 앞서 미국으로 가 스튜디오·연주자·곡섭외에서 경리업무까지 1인 다역을 했다.
LA 스튜디오 500m 앞에 20평대 아파트를 얻어 놓고 석달 가량 함께 머물며 작업했다. 녹음을 마치고 아내와 밤마다 테라스에 앉아 와인을 마셨고 편안함에 빠져 노래를 불렀다.
이승철은 박씨와의 결혼으로 그보다 키가 큰 열네살 딸도 얻었다. "딸 아이가 사춘기라 민감할 때잖아요. 석달 전에 만났는데 첨엔 눈도 안마주쳤어요. 매일 아침 안아주고 딸아이 친구들한테 사인도 해주면서 마음의 문을 두드렸는데 며칠 전 딸에게서'Hi,Daddy'란 문자가 왔어요. 표현하기 힘든 감동이 일더군요."
오전 7시 30분 등교하는 딸 아이 배웅을 위해 많던 아침잠도 줄였고, 아내와 딸과 일주일에 한 두차례 등산을 하며 행복을 느낀다. "공격적인 창법이 사라진 것 같아요. 예전엔 음악에 앞서 내 목소릴 들려주려고 했던 것 같은데 이젠 음악을 들으면서 편안히 부르는 것 같아요. 결혼하니 참 좋네요. 그리고 연상 예찬론자가 됐습니다. 사랑 받으며 산다는 생각이 들어요. 허허"
이경란 기자 [ran@jesnews.co.kr]
>더보기 [이승철 이전 인터뷰: 음반제작하면 적자
이승철③ MP3 세태에 쓴소리 “이제 뭐 들을려고 하세요?”
[뉴스엔 이현우 기자]
이승철③ MP3 세태에 쓴소리, “이제 뭐 들을려고 하세요?”
거장들은 너무 멀리 갔고, 신진들은 아직 멀었다. 요즘 가요계 세태다. 이승철은 전자에 가깝다. 사실 그는 더 이상 앨범 판매를 고민할 필요가 없는 뮤지션이다. 그가 공연을 시작하면 늘 매진이며, 어느 무대에 서던 이승철은 그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는 가수이기 때문이다. 또 그는 국내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마음껏 할 수 있는 몇 되지 않는 가수이고, 그만큼의 퀄리티를 뽑아낼 수 있는 충분한 재능을 가진 뮤지션이다.
가요계의 불황이 이승철에게 특별히 대단한 영향을 주지도 못한다. 아홉번째 앨범 ‘The secret of color 2’를 들고 돌아온 이승철이 가요계에 쓴소리를 던졌다.
이승철은 매체 변화에 따라 수요가 줄어들고 앞으로는 CD를 만들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선언했다. “디지털 음원으로 제작해 공급하는 것에 비해 CD 제작에는 인쇄비가 너무 많이 든다. 거기에 인지대라는 부담을 안아야 한다. CD를 제작해 10만장을 팔아 3~4억 정도 수익이 생기면 2억 정도가 인지대(저작권협회에게 저작권을 위탁하며 지불하는 약정금)로 나가는 상황이다” 그가 문제를 삼고 있는 것은 그것뿐만이 아니다. “최근 음반제작자에게 가장 큰 수익원이 되고 있는 이동통신사 음원공급도 문제다.” 이동통신사에서는 음원 수익의 50%를 가져가고 있다.
세태가 이렇다 보니 음악을 하려는 사람이 줄어들고, 결국 ‘사운드’를 제대로 만들어내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사라져 간다. 하지만 그는 단호하게 “디지털은 음악에 맞지 않는 기술이다”고 말했다. 이승철은 “MP3가 음원을 재생하는 것에는 아직까지 한계가 많다”고 밝혔다. 사운드의 수준만으로 놓고 본다면 40, 50년 전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까지 했다.
“MP3의 음질이란 것이 CD의 65% 정도 수준이다. 결국 음악이 전문가의 전유물이 돼간다.” 이승철은 “이는 가수의 문제가 아니라 음악 제작자가 문제”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국가대표가 있으면 뭐하는가? 경기를 주선하는 사람이 없다. 음악의 퀄리티나 들을만한 음악이 없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이승철이 느끼는 상실감은 우리의 음반제작환경에 직격탄을 날린다.
이승철은 이번 9집 앨범에 지난 8집에 비해 3배 정도의 예산을 투자했다. 최고의 사운드를 만들기 위해 미국으로 날아갔고, 세계 정상의 세션맨들과 레코딩 작업을 했다. 이승철은 이번 앨범에 대해 “국내에 나오고 있는 어떤 음악 이든 좋다. 한번 비교해서 들어보라”고 권했다. 그의 말은 그만큼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겠지만, 대한민국 뮤지션으로서 우리 음악현실에 대한 허탈함이 그대로 담겨 있다.
그가 지적했듯 우리 가요계가 산재한 제도적 장애들을 개선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마케팅 판로를 찾아야 하는 것은 마땅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요팬 스스로가 우리 대중음악에 대해 조금 더 자부심을 갖는 일일 것이다.
그가 느끼는 상실감은 비단 가수 이승철 개인의 것만은 아닐 것이다. 앞서 말했듯, 사실 그는 앨범 판매에 흔들리는 가수와는 멀찌감치 거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그는 “‘이제 앨범 안만들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하고 나니, 앨범판매에 신경쓰지 않아도 되니, 하고 싶은 음악을 마음껏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심경을 털어놓았다. “다음에는 화이트 스네이크나 딥 퍼플 같은 진짜 록 음악을 해볼까 싶기도 하다. 8분짜리 노래도 만들고 싶고, 밴드와 함께 음악을 해보고 싶기도 하다”고도 말했다. 그의 바람이 우리가요 현실에 대한 절망을 우회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돌파구를 찾는 방식으로 결실을 맺길 희망해 본다.
이현우 nobody@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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