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조선]엄마 아빠 여기가요~ 달콤함이 주렁주렁-07.10.25

청도사랑2007.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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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빠 여기가요~] 달콤함이 주렁주렁~ 내가 더 많이 따야지! 미리 가본 청도반시축제
26~28일 청도천 둔치서... 감 따기·감물 염색 체험할 수 있어
[소년조선]엄마 아빠 여기가요~ 달콤함이 주렁주렁-07.10.25 ▲ 따사로운 가을 햇살 아래 어린이들이 대나무 장대로 먹음직스럽게 영근 감을 따고 있다. / 청도=한준호 기자 gokorea21@chosun.com

 

동대구역을 지나 청도로 가는 무궁화호 열차 안으로 ‘주홍빛’ 햇살이 쏟아진다. 파란 하늘의 영롱함에 감나무들은 수줍은 듯 얼굴을 내민다. 고요한 마을엔 발길 닿는 곳마다 빨갛게 익은 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소박한 풍성함에 빠져 있노라니 구수한 사투리가 귀를 간지럽힌다.

“감 하나 따먹어 보이소. 청도는 가로수도 감나뭅니더. 여도 감, 저도 감, 감천지라예.”

물 맑고 산이 푸르며 주민들 인심이 후해 ‘삼청’이라 불리던 경상북도 청도군. 지금 온통 주홍 감빛으로 물든 이곳에서 ‘2007 청도 반시축제’가 열린다.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청도천 둔치에 가면 잊지 못할 달콤함을 맛볼 수 있다.


[소년조선]엄마 아빠 여기가요~ 달콤함이 주렁주렁-07.10.25 △청도 반시 100배 즐기기

축제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여벌의 옷 준비는 필수! 감 속에 풍덩 빠질 각오만으로도 이미 축제는 신난다.

먼저 감 화살(다트) 던지기·반시 높이 쌓기·홍시 빨리 먹기·반시 길게 깎기 등 즐거운 게임이 기다리고 있다. 어린이들이 직접 품질 좋고 값싼 반시를 사기 위해 경매를 해볼 수 있는 이색 행사도 열린다. 이벤트로 설치되는 반시에어슬라이딩을 타면 푸른 하늘 위에서 구름을 타고 내려오는 듯한 느낌이 든다. 곱게 말린 감 잎에 소망을 새기고 감나무를 배경으로 찰칵 사진도 찍으며 추억을 남겨 보는 것도 좋겠다.


△감 따러 가세♪ 감 따러 가세♬

감 따기는 반시 축제의 백미. 직접 딴 감을 입안 한 가득 베어 물고….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 

축제 기간 행사장 입구에서는 ‘감 따기 체험’ 현장 접수를 한다. 농부와닷컴(054-373-5565) 농장이 운영하는 감나무 밭에서 대나무 잠자리채로 직접 감을 따볼 수 있다. 감나무 키가 작아 어린이들이 따기 쉽고 길도 안전하게 포장돼 있다.

감은 5kg(20여 개) 정도 딸 수 있으며, 발열제를 넣어 포장해 주기 때문에 3~4일 정도 놔두면 부드러운 홍시가 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30분마다 농장으로 가는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체험료는 5000원.


[소년조선]엄마 아빠 여기가요~ 달콤함이 주렁주렁-07.10.25 ▲ 어린이들이 염색 공방에서 감물 염색 체험을 하고 있다. △감물로 수놓는 황토 빛깔 세상

화양읍 유등리에 있는 천연감물염색 공방 꼭두서니(054-371-6135) 마당에는 감물을 들인 염색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대표 김종백 씨는 “감빛은 말리는 횟수와 빈도에 따라 20여 가지의 다른 색깔을 자아낼 정도로 오묘하다.”며 “동양인 얼굴에 어울릴 뿐만 아니라 항균 작용도 뛰어나다.”고 말했다.

축제 행사장에도 감물의 포근함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입던 옷, 손수건 등을 가지고 가면 무료로 감물 염색을 해볼 수 있다. 27일(토) 6시부터 열리는 감물염색 패션쇼에서 직접 물들인 옷을 입고 패션쇼에 참여해 보는 건 어떨까?


△반시 따라, 역사 따라

감 축제만으론 뭔가 부족하다면? 행사장 입구에 마련된 ‘문화유적출발’ 버스에 몸을 싣자. 청동기유적지공원-와인터널-도주관-석빙고 코스 등 알짜배기 탐방을 할 수 있다. 도주관은 조선시대 객사로 사용되던 곳으로 대원군의 명으로 세워진 척화비(외세의 침략을 막고자 세운 돌비석)가 앞마당에 옮겨져 있다. 조선 숙종 때 지은 얼음 저장고 석빙고는 보물 제323호. 전국에서 제일 크다.


[소년조선]엄마 아빠 여기가요~ 달콤함이 주렁주렁-07.10.25

이렇게 찾아가요

청도역은 KTX가 서지 않는다. 동대구역까지 KTX를 타고 간 뒤, 동대구역에서 청도역까지 무궁화호를 갈아탄다(서울에서 약 2시간 30분). 승용차로 갈 경우 경부고속도로로 가다가 새로 뚫린 신대구부산고속도로에 진입한 뒤 청도IC에서 나오면 된다(청도반시축제추진위원회 054-370-6376).


[소년조선]엄마 아빠 여기가요~ 달콤함이 주렁주렁-07.10.25 ▲ 햇빛에 말리고 있는 감말랭이. 반시는 씨가 없어 곶감을 만들면 모양이 잘 안 나오기 때문에 껍질을 깎고 3~4조각으로 잘라 젤리처럼 만들어 먹는다.

磐枾(반시)엔 '씨'가 없다고?

암꽃만 피어 수정 안 되기 때문

청도 감은 생긴 모양이 둥글 납작해서 너럭바위 반(磐), 감나무 시(枾)를 써 ‘반시’라고 불린다. 청도에서 나는 반시는 눈 씻고 찾아봐도 ‘씨’가 없다. 청도 감나무가 대부분 암꽃만 피어 수정이 안 되기 때문이다. 청도는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유독 안개가 많아 벌과 나비가 꽃가루를 옮기는 것을 방해한다는 것도 또 하나의 이유다. 더 신기한 것은 이 감나무를 다른 지역에 옮겨 심으면 씨가 생긴다는 점이다.

이 신비로운 감은 조선 명종 1년(1545년) 이서면 출신 박호 선생이 평해 군수로 있다가 귀향하면서 들여온 것으로 이곳 토질과 기후에 잘 맞아 반시가 탄생하게 됐다.

[소년조선]엄마 아빠 여기가요~ 달콤함이 주렁주렁-07.10.25 하루 더 있고 싶을 땐 여기 놓치지 마세요!

청도는 축복 받은 땅이다. 마을 주민들은 “산들이 마을을 둘러싸고 있어 아무리 큰 태풍이 와도 청도를 비껴간다.”고 자랑했다. 수려한 자연경관에 문화유적의 숨결까지…. 꼭 하루 더 머물고 싶은 어린이들을 위해 추천한다.


△운문사

태백산 자락의 뛰어난 자연경관을 품고 있는 운문사는 1440여 년이나 한국 불교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사찰이다. 지금은 비구니(여승) 승가대학으로 널리 알려졌다. 감나무 가로수 길을 지나 들어가면 보물로 지정된 대웅전, 3층석탑 등의 유물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처진 소나무’를 만나볼 수 있다. 절로 마음이 경건해지는 새벽·저녁 예불도 놓치지 말자.


△임당리 김씨고택

조선시대 궁중내시로 정3품 벼슬에 올랐던 김일준의 집. 사랑채에서 안채를 감시하는 구조, 서북향의 몸채 배치 등 당시 내시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낙대폭포

낙대폭포는 가을이 되면 오색 단풍으로 물든다. 시원한 물줄기와 빼어난 단풍은 그야말로 환상적인 자태를 뽐낸다.


△숙박

용암온천(054-371-5500)과 운문산자연휴양림(054-371-1323)이 하룻밤 묵어가는 여행객들에게 좋다.


/ 청도=김아림 기자 cf1024@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