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FF폐막, 경계 넘기 위한 과도기12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 역대 최다관객 동원 성황 미숙한 운영, 지나친 상업화로 인한 변질에 아쉬움2007-10-13 12:53:38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지난 12일 12번째 항해를 마감한 부산국제영화제의 폐막을 바라보며 불현듯 의 명대사가 떠올랐다.
◇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 ⓒ 사진 = 데일리안 스포츠 박영태 ‘경계를 넘어서’(Beyond Frame)를 표방하며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9일간 부산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에서 개최된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역대 최다인 64개국 275편의 영화가 상영되며 성황을 이뤘다. 또한 국제영화제의 위상을 상징하는 척도가 되는 월드 프리미어(세계 첫 상영)도 무려 66편에 이르렀다.
지난해보다 3개관이 늘어난 총 34개관에서 상영된 이번 영화제에는 총 19만 8603명(PIFF 공식 집계)의 관객들이 찾아오며 지난 10회 때의 19만 2천명을 뛰어넘어 2년 만에 역대 최다 관객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개막 5일째에 지난해 관객을 넘어서며 좌석점유율 또한 75.8%에 육박하는 높은 인기를 입증했다.
영화제와 더불어 PIFF가 야심차게 추진한 각종 비즈니스와 행사들도 눈길을 끌었다. 아시아영화펀드(ACF)와 아시아연기자네트워크(APAN)가 성공적으로 출범했다. 고(故) 에드워드 양과 김승호 회고전, 폴커 슐렌도르프 마스터클래스, 감독-배우들간 오픈토크 등 수준 높은 양질의 프로그램들도 잇달아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다.
또한 부산영화제가 아시아영화산업의 발전과 문화 다양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김동호 집행위원장이 유네스코로부터 펠리니 황금 메달을 받기도 했다. 바야흐로 부산국제영화제가 이제 한국을 넘어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입증한 성과였다.
‘성장통’ 부산영화제, 규모보다 내실 돌아볼 때
그러나 한편으로 올해 영화제에서 나타난 각종 운영상의 문제점들은 지나치게 비대해진 덩치를 주체하지 못한 PIFF의 상업적인 변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로 나타나기도 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역대 ‘가장 많은 욕을 먹은’ 해로 기억될 만큼, 시작부터 크고 작은 비판에 직면했다. 개막식부터 계속된 악천후로 야외행사를 찾은 많은 관객들이 여러 차례 불편을 겪었음에도 주최 측은 우왕좌왕하는 등 미숙한 운영을 드러냈다.
다른 영화제에 비해 유독 야외행사가 많은 부산의 특성상, 이에 대한 적절한 대비책이 항상 마련되어 있어야함에도 행사 운영관련 실무자들이 매년 교체되는 한계 속에서 돌발 상황에 대한 노하우가 축적되지 못한 것이 근본적 원인이었다.
개막식 최대의 해프닝으로 거론된 ‘엔리오 모리꼬네 논란’은 부산영화제 주최 측은 물론 스타만을 쫓는 미디어와 관객들 모두가 자성해야할 교훈을 남겼다. 당초 개막식 때 참석했지만, 부산영화제의 의전에 불쾌감을 표시하며 돌아간 것으로 알려진 영화음악의 거장 모리꼬네는 영화인이 주체가 되어야할 행사에 노출이 심한 여배우들이나 정치인들에게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모습을 보고 실망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 ⓒ 사진 = 데일리안 스포츠 박영태 변변한 영화 한편 없이도 스타라는 이름값만 걸고 개막식에 참석하여 드레스 자랑이나 자기 홍보에만 바쁜 ‘연예인’들, 그리고 정작 영화제에는 관심 없이 스타에게만 집중되는 언론과 관객들의 맹목적인 관심. 레드카펫에 얼굴만 비치고 금세 사라지기 바쁜 스타들.
영화인들의 행사에 끼어들어 물을 흐려놓으면서도 ‘정치만 알고, 눈치도 염치도 없는’ 대선 주자들과 일부 정치인들의 꼴불견 행태 등은 순수한 영화축제로서의 PIFF를 사랑하던 수많은 팬들을 실망시켰다.
이밖에도 ‘갈라 프레젠테이션’의 한 코너로 열렸던 이명세 감독의 영화 (M)의 기자회견 소동. 우천으로 인한 해운대 PIFF 파빌리온의 누수 현상. GV(관객과의 대화)와 ‘아주담담’ 등 주요 행사들의 잦은 취소 및 일정변경으로 인한 불편. 일부 자원봉사자들의 불친절하고 융통성 없는 행태 등은 부산을 찾은 많은 관객들의 불만을 샀다.
같은 기간에 열린 올해 ‘아시안필름마켓’와 ‘스타서밋 아시아’ 등도 아직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올해 아시안 필름마켓에는 50개국 460개 업체에서 3600명의 관계자가 참여했으나 최근 침체된 한국영화의 현실을 반영하듯 ‘검은집’, ‘숨’ 등을 일부 영화를 제외하면 우리 영화의 수출성과는 저조한 편. 아시아 배우들을 세계에 소개하고 캐스팅을 교류하는 스타서밋아시아도 국내 굴지의 매니지먼트사들이 대거 참여하며 배우들의 해외 진출을 모색했지만 큰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영화제 본연의 ‘초심’으로
김동호 집행위원장은 폐막 기자회견에서 부산영화제가 칸이나 베를린에 비해 적은 규모의 정부 지원 속에서 단시간에 세계굴지의 영화제로 성장한데 대한 자부심과 함께, 한편으로는 예년에 비해 호의적이지 않은 언론의 보도태도에 대해서 간접적인 서운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 ⓒ 사진 = 데일리안 스포츠 이준목 PIFF를 만든 일등공신이자 칠순의 노구에도 변함없이 혹독한 일정을 소화하며 영화제를 지킨 노장에게는 충분히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다.
그러나 김동호 위원장의 눈부신 열정이나 노력과는 별개로, 문제는 규모의 성장을 따라오지 못하는 내실에 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눈부시게 성장해왔고, 그만큼 찬사를 받아오는 데에만 익숙했다. 그러나 칸이나 베를린도 그러했듯이 언제까지 고도성장만을 거듭할 수는 없으며 커진 덩치에 비례하여 책임감도 그만큼 늘어나는 것이 당연하다.
올해 지적된 행사 실무진의 경험 부족과 운영미숙, 노하우의 단절 등은 몇 년 전부터 계속지적된 문제점이며, 늘어나는 자본의 유혹에 따른 상업적, 정치적 변질은 10년 뒤의 부산영화제가 가장 경계해야할 미래이기도 하다.
부산영화제도 이제는 외적인 성장에만 치중하기보다 선택적 집중과 내실을 돌아볼 때가 되었다. 또한 이점은 영화제 자체보다는 스타와 이벤트 위주의 자극적 이슈만을 부추기면서도 정작 ´자아비판´에는 소홀했던 다수의 언론과 기자들 역시 반성이 필요한 부분이다.
무엇보다 부산을 지금의 영화도시로 이끌어온 원동력은 스타나 기업, 미디어나 정부의 지원도 아닌, 순수한 관객들의 힘이었다는 초심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어떤 개인이나 조직도 성장통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경계를 넘어서’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국의 치졸한 문화 수준
미숙한 운영, 지나친 상업화로 인한 변질에 아쉬움2007-10-13 12:53:38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 ⓒ 사진 = 데일리안 스포츠 박영태
◇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 ⓒ 사진 = 데일리안 스포츠 박영태
◇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 ⓒ 사진 = 데일리안 스포츠 이준목
지난 12일 12번째 항해를 마감한 부산국제영화제의 폐막을 바라보며 불현듯 의 명대사가 떠올랐다.
‘경계를 넘어서’(Beyond Frame)를 표방하며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9일간 부산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에서 개최된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역대 최다인 64개국 275편의 영화가 상영되며 성황을 이뤘다. 또한 국제영화제의 위상을 상징하는 척도가 되는 월드 프리미어(세계 첫 상영)도 무려 66편에 이르렀다.
지난해보다 3개관이 늘어난 총 34개관에서 상영된 이번 영화제에는 총 19만 8603명(PIFF 공식 집계)의 관객들이 찾아오며 지난 10회 때의 19만 2천명을 뛰어넘어 2년 만에 역대 최다 관객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개막 5일째에 지난해 관객을 넘어서며 좌석점유율 또한 75.8%에 육박하는 높은 인기를 입증했다.
영화제와 더불어 PIFF가 야심차게 추진한 각종 비즈니스와 행사들도 눈길을 끌었다. 아시아영화펀드(ACF)와 아시아연기자네트워크(APAN)가 성공적으로 출범했다. 고(故) 에드워드 양과 김승호 회고전, 폴커 슐렌도르프 마스터클래스, 감독-배우들간 오픈토크 등 수준 높은 양질의 프로그램들도 잇달아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다.
또한 부산영화제가 아시아영화산업의 발전과 문화 다양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김동호 집행위원장이 유네스코로부터 펠리니 황금 메달을 받기도 했다. 바야흐로 부산국제영화제가 이제 한국을 넘어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입증한 성과였다.
‘성장통’ 부산영화제, 규모보다 내실 돌아볼 때
그러나 한편으로 올해 영화제에서 나타난 각종 운영상의 문제점들은 지나치게 비대해진 덩치를 주체하지 못한 PIFF의 상업적인 변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로 나타나기도 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역대 ‘가장 많은 욕을 먹은’ 해로 기억될 만큼, 시작부터 크고 작은 비판에 직면했다. 개막식부터 계속된 악천후로 야외행사를 찾은 많은 관객들이 여러 차례 불편을 겪었음에도 주최 측은 우왕좌왕하는 등 미숙한 운영을 드러냈다.
다른 영화제에 비해 유독 야외행사가 많은 부산의 특성상, 이에 대한 적절한 대비책이 항상 마련되어 있어야함에도 행사 운영관련 실무자들이 매년 교체되는 한계 속에서 돌발 상황에 대한 노하우가 축적되지 못한 것이 근본적 원인이었다.
개막식 최대의 해프닝으로 거론된 ‘엔리오 모리꼬네 논란’은 부산영화제 주최 측은 물론 스타만을 쫓는 미디어와 관객들 모두가 자성해야할 교훈을 남겼다. 당초 개막식 때 참석했지만, 부산영화제의 의전에 불쾌감을 표시하며 돌아간 것으로 알려진 영화음악의 거장 모리꼬네는 영화인이 주체가 되어야할 행사에 노출이 심한 여배우들이나 정치인들에게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모습을 보고 실망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변한 영화 한편 없이도 스타라는 이름값만 걸고 개막식에 참석하여 드레스 자랑이나 자기 홍보에만 바쁜 ‘연예인’들, 그리고 정작 영화제에는 관심 없이 스타에게만 집중되는 언론과 관객들의 맹목적인 관심. 레드카펫에 얼굴만 비치고 금세 사라지기 바쁜 스타들.
영화인들의 행사에 끼어들어 물을 흐려놓으면서도 ‘정치만 알고, 눈치도 염치도 없는’ 대선 주자들과 일부 정치인들의 꼴불견 행태 등은 순수한 영화축제로서의 PIFF를 사랑하던 수많은 팬들을 실망시켰다.
이밖에도 ‘갈라 프레젠테이션’의 한 코너로 열렸던 이명세 감독의 영화 (M)의 기자회견 소동. 우천으로 인한 해운대 PIFF 파빌리온의 누수 현상. GV(관객과의 대화)와 ‘아주담담’ 등 주요 행사들의 잦은 취소 및 일정변경으로 인한 불편. 일부 자원봉사자들의 불친절하고 융통성 없는 행태 등은 부산을 찾은 많은 관객들의 불만을 샀다.
같은 기간에 열린 올해 ‘아시안필름마켓’와 ‘스타서밋 아시아’ 등도 아직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올해 아시안 필름마켓에는 50개국 460개 업체에서 3600명의 관계자가 참여했으나 최근 침체된 한국영화의 현실을 반영하듯 ‘검은집’, ‘숨’ 등을 일부 영화를 제외하면 우리 영화의 수출성과는 저조한 편. 아시아 배우들을 세계에 소개하고 캐스팅을 교류하는 스타서밋아시아도 국내 굴지의 매니지먼트사들이 대거 참여하며 배우들의 해외 진출을 모색했지만 큰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영화제 본연의 ‘초심’으로
김동호 집행위원장은 폐막 기자회견에서 부산영화제가 칸이나 베를린에 비해 적은 규모의 정부 지원 속에서 단시간에 세계굴지의 영화제로 성장한데 대한 자부심과 함께, 한편으로는 예년에 비해 호의적이지 않은 언론의 보도태도에 대해서 간접적인 서운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PIFF를 만든 일등공신이자 칠순의 노구에도 변함없이 혹독한 일정을 소화하며 영화제를 지킨 노장에게는 충분히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다.
그러나 김동호 위원장의 눈부신 열정이나 노력과는 별개로, 문제는 규모의 성장을 따라오지 못하는 내실에 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눈부시게 성장해왔고, 그만큼 찬사를 받아오는 데에만 익숙했다. 그러나 칸이나 베를린도 그러했듯이 언제까지 고도성장만을 거듭할 수는 없으며 커진 덩치에 비례하여 책임감도 그만큼 늘어나는 것이 당연하다.
올해 지적된 행사 실무진의 경험 부족과 운영미숙, 노하우의 단절 등은 몇 년 전부터 계속지적된 문제점이며, 늘어나는 자본의 유혹에 따른 상업적, 정치적 변질은 10년 뒤의 부산영화제가 가장 경계해야할 미래이기도 하다.
부산영화제도 이제는 외적인 성장에만 치중하기보다 선택적 집중과 내실을 돌아볼 때가 되었다. 또한 이점은 영화제 자체보다는 스타와 이벤트 위주의 자극적 이슈만을 부추기면서도 정작 ´자아비판´에는 소홀했던 다수의 언론과 기자들 역시 반성이 필요한 부분이다.
무엇보다 부산을 지금의 영화도시로 이끌어온 원동력은 스타나 기업, 미디어나 정부의 지원도 아닌, 순수한 관객들의 힘이었다는 초심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어떤 개인이나 조직도 성장통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경계를 넘어서’는 것은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