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친구의 말이 맞는지도 몰랐다. "원래 이런 건 주변 사람들이 더 빨리 아는 거라구. 걔가 너 좋아하는 거, 분명해." 어쩌면 그럴지도 몰랐다. 자주 그는 전화나, 공연소식이 있을 때마다 그녀를 조르는 것이 그 증거인지도 모른다. 그럴리 없다고 발뺌하는 것은 지금의 이 달콤한 시간을 조금 더 연장해보려는 욕심일 것이다. 연애라고 정의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사람들은 가장 달콤한 데이트를 할 수 있다고 하지 않던가. 지금의 그녀가 그랬다. 그러나, 그들의 만남이 길어질 수록 초조해지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그녀였다. 항상 애매하게 말하고, 애매하게 행동하는 그에게서 적극적인 무언가를 기대한다는 것은, 점점 불가능한 일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런 그들에게도 변화의 계기가 찾아왔다. 그들이 함께 저녁을 먹고 있는데, 그녀가 실수로 찌개가 보글보글 끓고 있는 냄비에 손을 댔던 것이다. 그녀는 "앗! 뜨거!"하고 엄살 섞인 비명을 질렀다. 그러자 그는, 굉장히 민첩한 동작으로 그녀의 손에 소주를 붓더니, 차가운 물수건으로 꾹꾹 눌러, 응급조치를 해주었다. 그것은 그녀에게 희미한 기억을 불러일으켰고, 자기 손을 잡고 있는 그에게, 무심코 이렇게 말하도록 만들어버렸다. "옛날에, 내 남자친구도 이렇게 해줬었는데... 그러고보니, 너 그 사람 많이 닮은 것 같다." 그는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고,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하루종일 그렇게 말이 없던 그는 헤어질 무렵, 어렵게 입을 떼었다. "닮았다는 말, 기분이 이상해요." 애매모호하고 달콤한 데이트의 시대는 그 날로 끝이 났다. ] 영화 의 히로꼬는, 죽은 애인의 졸업앨범에서 자기와 닮은 여자아이를 발견하고 묘한 질투에 사로잡힌다. "이 애랑 저랑 정말로 닮았다면, 용서할 수 없어요. 그게 날 선택한 이유라면요." 우리는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유일한 존재이기를 바란다. 상대가 중학생이든, 과거의 사람이든, 질투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때로는 그 질투 때문에, 불확실했던 감정이 사랑으로 도약하기도 한다. 사랑은...
열세엣。
어쩌면 친구의 말이 맞는지도 몰랐다.
"원래 이런 건 주변 사람들이 더 빨리 아는 거라구.
걔가 너 좋아하는 거, 분명해."
어쩌면 그럴지도 몰랐다.
자주 그는 전화나, 공연소식이 있을 때마다 그녀를 조르는 것이
그 증거인지도 모른다.
그럴리 없다고 발뺌하는 것은
지금의 이 달콤한 시간을 조금 더 연장해보려는 욕심일 것이다.
연애라고 정의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사람들은 가장 달콤한 데이트를 할 수 있다고 하지 않던가.
지금의 그녀가 그랬다.
그러나, 그들의 만남이 길어질 수록 초조해지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그녀였다.
항상 애매하게 말하고, 애매하게 행동하는 그에게서
적극적인 무언가를 기대한다는 것은, 점점 불가능한 일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런 그들에게도 변화의 계기가 찾아왔다.
그들이 함께 저녁을 먹고 있는데,
그녀가 실수로 찌개가 보글보글 끓고 있는 냄비에 손을 댔던 것이다.
그녀는 "앗! 뜨거!"하고 엄살 섞인 비명을 질렀다.
그러자 그는, 굉장히 민첩한 동작으로 그녀의 손에 소주를 붓더니,
차가운 물수건으로 꾹꾹 눌러, 응급조치를 해주었다.
그것은 그녀에게 희미한 기억을 불러일으켰고,
자기 손을 잡고 있는 그에게, 무심코 이렇게 말하도록 만들어버렸다.
"옛날에, 내 남자친구도 이렇게 해줬었는데...
그러고보니, 너 그 사람 많이 닮은 것 같다."
그는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고,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하루종일 그렇게 말이 없던 그는
헤어질 무렵, 어렵게 입을 떼었다.
"닮았다는 말, 기분이 이상해요."
애매모호하고 달콤한 데이트의 시대는 그 날로 끝이 났다.
]
영화 의 히로꼬는,
죽은 애인의 졸업앨범에서 자기와 닮은 여자아이를 발견하고
묘한 질투에 사로잡힌다.
"이 애랑 저랑 정말로 닮았다면,
용서할 수 없어요. 그게 날 선택한 이유라면요."
우리는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유일한 존재이기를 바란다.
상대가 중학생이든, 과거의 사람이든, 질투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때로는 그 질투 때문에,
불확실했던 감정이 사랑으로 도약하기도 한다.
사랑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