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에 대한 편견 3가지

배경윤2007.10.27
조회5,361

사람들이 동성애에 대해 가지고 있는 편견 몇 가지를 정리해보면서 반박해본 글입니다.

 

 

1번: 동성애는 정신병이다.

 

정신병: 넓은 뜻으로 정신병이라 함은 정신기능에 이상을 나타내어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병적 상태를 말하지만, 좁은 뜻으로는 선천성인 정신이상, 즉 정신지체나 인격의 변질을 일으킨 정신병질이나 심인반응(心因反應:노이로제) 등을 제외한 나머지의 병적 정신상태를 정신병이라고 말한다.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흔히 호모포비아(homophobia: 동성애혐오증)을 가진 사람들이 동성애자들에게 붙이는 수식어가 '미쳤다'는 말입니다. 정상적인 뇌를 가지고서는 동성애를 할 수 없다는 얘기죠.

그런 편견을 가진 분들에게는 몇몇 유명한 동성애자의 예를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반지의 제왕, 다들 즐겨보셨지요? 반지의 제왕에 '간달프' 역으로 유명한 이안 맥켈렌 경은 1980년대에 동성애자를 차별하는 법안에 반대하기 위해 라디오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커밍아웃하신, 매우 유명한 동성애 인권 운동가이십니다. 유명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현재 브래드 피트와 연인 관계이지만, 이전 잡지 인터뷰에서 스스로가 양성애자입을 밝힌 적이 있습니다.

시카고, 드림걸스 또한 한국 관객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들입니다. 영화감독 빌 콘돈 역시 커밍아웃한 동성애자로, 현재 로스앤젤레스에서 남자친구와 행복하게 삽니다.

명품 브랜드 돌체&가바나(Dolce&Gabbana)의 두 디자이너 도메니코 돌체와 스테파노 가바나는 작년에 헤어지긴 했으나 1980년대부터 연인 사이로 함께 브랜드를 키워온 파트너입니다. 이외에도 발렌티노, 아르마니, 캘빈 클라인, 생로랑, 베르사체, 구찌의 옛 디자이너 톰 포드 등 역시 모두 동성애자입니다.

전설적인 영국 밴드, 퀸의 음악을 좋아하시나요? 퀸의 리드 보컬인 프레디 머큐리 역시 동성애자였습니다. 영국 가수 엘튼 존은 현재 애인과 결혼해서 살고 있고, 독창적인 미국 팝 가수 핑크는 양성애자입니다.

당대 최고의 르네상스 화가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 카라밧지오, 미켈란젤로 등등 많은 화가들도 동성애자들이었고, 어렸을 적 역사책에서 지겹도록 나오던 알렉산더 대왕,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모두 동성애의 경향이 있었습니다.

 '경제'하면 빼놓을 수 없는 케인즈 역시 결혼 전 동성의 애인을 가진 적이 있고, 러시아 작곡가 차이코프스키 또한 동성애자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많은 혼란을 겪으며 결국 결혼에 실패했죠. 영화 '뷰티풀 마인드'로 유명한 수학자/경제학자 존 내쉬는 결혼 전에 동성의 애인이 있었습니다. (영화에는 안 나오지만 전기문에 나오더군요)

좀 상관 없는 내용일 지도 모르겠지만, 얼마 전 해리 포터의 작가 JK 롤링은 한 팬의 질문에 덤블도어 교장이 동성애자였다고 밝히기도 했죠ㅋ

 

동성애가 정말 참을 수 없이 혐오스러운 분들은 해리포터 안 읽고 영화 안 보고 음악 안 듣고 디자이너 옷 안 입으면 되겠군요. 위의 예들 중에 성 정체성에 의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경우는 없었고, 또한 동성애적 경향 때문에 위 사람들이 인격적으로 또는 지능적으로 결함이 있었던 경우는 더더욱 없습니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보다 머리가 좋거나 재능이 뛰어났으면 뛰어났지...

 

 

2번: 동성애는 부자연스럽다.

 

 

일단 '종족 번식의 본능' 이야기는 집어치우죠. 그런 걸로 따지면 인간 보다 동물에게 그런 본능이 훨씬 강하게 나타날 텐데, 동물에도 동성애 경향 많습니다. 펭귄 수컷들끼리만 성교를 해서 번식이 안된다고 한탄하던 동물원 뉴스 본 적 있으실 지도 모르겠네요. 그러하고 그 펭귄들이 미쳤냐구요? 아뇨, 동성애자 펭귄(ㅋㅋㅋ)이라는 점 외에는 아주 평범한 펭귄들이었습니다.

고대 그리스에서 동성애자가 많았다고 해서, 그리스인들의 대가 끊겼나요? 종족 번식이 불가능해졌나요? 그건 아니죠. 어쨌든 동성애자들은 항상 성적 소수자들이었고, 언제나 이성애자들이 훨씬 많았으니까요.

 

동성애가 유전적 결과인가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는데, 이 중 가장 유명한 것이 아마 '쌍둥이 연구'일 것입니다. 일란성 쌍둥이들을 수천명씩 조사한 결과, 쌍둥이 중 한 쪽이 동성애적 경향이 있다면 그 반대쪽 역시 동성애자일 가능성이 50%나 된다는 것입니다. 그 정도로 유전적 영향이 크다는 이야기죠.

신체적으로도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연구 결과 동성애자들은 이성애자들과 신경 세포 구조가 약간씩 차이 나는 부분이 있고, 또한 반응하는 호르몬의 종류도 다르다고 합니다.

 

연구 결과고 뭐고, '어쨌든 부자연스럽잖아' 라고 딴지 거시는 분들. 한번 묻고 싶네요. '자연스럽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요? 정의를 내려보시죠.

이성애자들이 동성애자들보다 훨씬 많으니까 이성애가 자연스럽다 - 그렇다면 왼손잡이들은 소수니까 잘못된 건가요? (오히려 몇몇 극성스러운 엄마들은 왼손잡이들 중에 천재가 많다는 소문을 듣고 아이들을 왼손잡이로 만들려고 애쓴다는 얘기도 있던데.) 술 마실 때 얼굴이 빨개지면 잘못된 겁니까? (이 현상은 실제로 유전적입니다) 세치가 있으면 죽어야 하나요? 소수라서 잘못되었다는 논리는 유치원 논리입니다.

 

'자연스럽다'는 것은 단 한 사람이 내릴 수 있는 정의가 절대로 아닙니다. 숫적인 우열로 가릴 수 있는 건 더더욱 아니구요.

 

 

3번: 동성애는 그냥 두면 온 사회에 전염될 사회악이다

 

동성애가 전염된다는 증거는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오히려 고대 그리스, 신라 시대, 조선 시대 등 역사적으로 동성애가 항상 있었던 걸 보면 동성애자들은 언제나 있어왔던 인류의 한 부분이라고 보는 게 맞겠죠.  동성애자 부부가 입양한 아이들을 조사한 결과, 동성애자 부부에게 입양되었다고 해서 아이가 동성애자일 확률이 더 높은 것은 절대로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오히려 미국 심리학 협회, 미국 아동복지협회 등 입양 관련 단체들은 동성애자 부부들의 육아 능력은 이성애자 부부들만큼 좋다고 말해왔고, 또한 동성애자 부부들은 이성애자 부부들에 비해 장애아, 정신지체아 등 이쁨 받기 힘든 아이들을 더 많이 입양한다고 합니다. (보도된 뉴스에 의하면, 미국에서 동성애자 부부 입양 권리를 없앤다면 연간 약 1억 달러 가량 아동 복지에 더 투자해야 한다고 하네요. 한화로는 약 1000억원이죠)

 

 

 

 

 

 

 

긴 글을 주욱 읽고도 (혹은 읽지도 않고) '알고 싶지 않다' '그냥 싫은 걸 어쩌라고' 라고 댓글을 다는 사람들 - 사회 생활은 어떻게 하시나요? 어떤 이슈이던 간에, 무식하게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마음을 결정하시나요?

 

동성애자들이 이해가 안 된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같은 성의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고 사랑할 수 있냐고요. 그 말을 들은, 동성애자인 제 친구 중 한 명은 반박하더군요.

'그런 너는 어떻게 이성에게 매력을 느끼고 사랑할 수 있니? 너는 왜 이성애자니?'

이해가 안 간다는 분들과 동질감을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저 역시 녹차 라떼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이해가 안 갑니다. 저도 동성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겠구요. 하지만 그런 걸 갖고 사람의 인격을 평가하진 않습니다. 정신병자라고 욕하지도 않구요.

'어쨌든 싫다'는 분들, 좋아하라고 한 적은 없습니다. 다만 존중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미국의 개방적인 지역에 산다면 몰라도, 한국이라는 나라에 살면서 스스로 동성애자로서 살아갈 것을 택하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그 따돌림과 사회적 탄압과 못마땅한 시선을 어떻게 감당하려구요. 그렇게 욕 먹고 뭇매 맞고 싶어하는 사람이 어디있겠어요.

성적 소수자들이 이 정도로 억압되어 있는 사회에서 스스로가 성적 소수자임을 깨닫고 인정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들 지 한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