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김용준2007.10.29
조회44

참고로 이 글은 카페에서 퍼온 글임을 밝힙니다..

 

 

 

제 나이 올해 28

공무원 수험생의 남자 나이 치곤.. 그렇게 많지도 어리지도 않은 어쩡쩡한 나이...

수험생활은 졸업 한 후 본격적으로 공부했다고 치면.... 1년 4개월....

하지만 실제로 준비한건 2년 4개월......

 

전 제 인생에서 공무원셤을 준비한 게...가장..후회가 됩니다.

세상에서 공무원 공부가 제일 싫습니다.....

제가 다니던 도서관도 진저리가 나고...지금도 옆에 있는 각종 기본서들은...

모두 태워버리고 싶은 충동은 하루에도 수백번 생각이 납니다...하지만 전..그럴 수가 없답니다..

 

 

"엄마...이런 곳에서 자고 있으면 어떡해...또 아침밥 하다가 잠 든거야??"

어머니는 제 아침을 차려주고 저의 도시락을 싸주기 위해 저보다 30분 정도 먼저 일어나셨어요

제가 6시에 인나니까...어머니는 5시 30분 정도에 일어나셨겠져...

물론 어머니가 6시되면 절 깨워주시곤 하셨져.

얼마전 부터 ....가끔....부엌에서 이렇게 잠이 드셨을 땐.....제가 어머니를 깨우기도 했지만요....

 

어머니와 저는 그러기를 거의 1년 4개월...

2005년 1월부터 2006년 4월 국가직 시험까지 거의 매일을 그렇게 보냅답니다.

밤 10시가 넘어 집에 가려면 언제부터 기다리셨는지... 도서관 앞으로 가끔씩 절 마중도 나오시고...

"우리 아들 오늘도 힘들었지..."

"별로.........그냥 그렇지 뭐.."

 

그때 전...제 생각만 했던 거 같아요..엄마 생각은 거의 안 하고....뭐 엄마니까 당연히 이렇게

해줄 수 있다...라고 생각 한 거 일수도 있구여...

아침을 차려주시고...매일 도시락 반찬까지 신경써 주시고...모든 빨래에...항상 제 방은 먼지 하나

없었져...그리고 혼자 공부하는 저에게 있어선 집에와서의 포근함.....

일요일 이면 항상 엄마랑 두리서 예배를 드리고...매일 절 위해 기도하시고...

이렇게 엄마와 전 모든 것을 '제가 합격하는 것 만을 위해'...모든 것을.. 던졌답니다.....

하지만...모든 것을 던졌는데....정말 더 이상 던질 게 없을 만큼 다...던졌는데...

결국 하나두 건지지 못하고....저만 혼자 다시 돌아왔답니다..

 

국가직 시험이 끝나고 다음 날 소방직 시험을 보고 온 후였어요...

어머니께서 저에게로 오시더니 내일 병원에 같이 가보자고 하시더라구여...

"나? 아픈데 없는데?? "

"아니..엄마..."

"!!!!"

"엄마 어디 아파?"

 

ㅎㅎ 종합병원....그것도 개인병원에서 이미 15일전 소견서를 통해서...내일이 예약한 날짜....

15일전...?? 나 시험 끝나는 다음 날로 예약한 건가...

그때 예전부터 "오늘 배가 아파서 혼이 났다..."

라는 어머니의 말이 머릿속을 스쳐지나 갔습니다.

그때마다 전  "엄마 제발 아프지좀 말고... 병원 좀 가봐요!"

라고 했었는데.....그때 내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갔었더라면....그랬더라면...

그냥 하루 공부 안하고 병원에 갔더라면......그랬다면....어땠을까...공부 하루 쯤 안해도

전혀 상관없는데!!....

 

종합 병원에 가니까 CT검사를 또 예약하고 MRI에 검사 예약까지 정말 오래 걸리데여..

게다가 결과는 2주후...

그사이 서울시 소방직이 발표가 났는데 필기 셤 합격을 했어요.

엄마랑 그날 어찌나 울었는 지....누나두 함께 덩달아 울고....ㅎㅎ

하지만 전 그때부터 기도제목을 바꿨어요...

"제가 시험에 떨어져도 좋으니....부디 어머니가 몹쓸 병이 아니도록 도와주세요...."

1여년간 매일 '합격 시켜주세요...' 라는 기도를 저렇게 바꿨답니다...

체력시험을 보러가던 날...

어머니는 100원짜리 동전 두개를 저에게 주시면서...꼭 시험끝나면 바로 전화해라.....

꼭 바로 해야해...라고 말씀 하셨어요...

체력시험은 불합격....50M에서..

차마 어머니께 전화도 못 드리고...터벅터벅....집에와서 어머니께 말씀드리니까

제 걱정을 하시더라구여...괜찮지?? 하면서...

전 괜찮았져..떨어졌으니 엄마 병은 아무것도 아닌 거겠지...설마 암같은거 우리 엄마가 걸리겠어??

하면서...마음 속으로 불합격의 슬픔의 눈물과...

기도가 이루어질 가능성의 기대감에 뒤섞여 혼동하고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아프하던 병의 결과는 암 말기.

이미 간이랑 위에 전이 된 상태...

남은 생은 4-5개월...길면 7개월...수술은 불가...수술도중 사망 가능성 99.9%

병원에서 해줄 수 있는 건 항암 치료 뿐...하지만 한다해도..별 가망 없음...

 

하늘이 무너졌다는 거...천근의 무게가 어깨를 누른다는 거.....이게 현실인가...라는 거....

지방에서 사업을 하시는 아버지와 누나와 전.....아무 말도 못하고...그렇게 의사만 바라봤습니다..

 

어머니는 아프면서도 계속 물어봤어요...

국가직 발표는 언제냐고...

뭐 그땐 아직 멀었으니까 멀었다고 말했었져...

 

또 기도제목을 바꿨답니다.

'절  시험에 떨어뜨리고 어머니를 살려주세요. 가 아닌....

'절 시험에 붙게 해주세요...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려야 해요.....그리고 기적을 만들어 주세요.....라고'

 

강원도에 있는 요양원에 저와 함께 갔었는데.....참 좋아하셨어요.

공기도 좋고...물도 맑고...계곡도 흐르고...

"엄마. 이제는 내가 엄마를 위해 살거야. 항상 엄마 옆에 있을께...엄마는 꼭 살수 있어."

"......"

어머니는 대답하지 않으셨어요...다음 날 인가...조금 있으면 엄마가 혼자서  생활할 수 있으니까

저보고 집에가서 얼른 다시 공부 시작하라고 하셨어요.

너 빨리 붙어야 엄마가 걱정없다고......

 

그러던 어느 날 이었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별 이상이 없었는데..갑자기 피를 토하시고...쓰러지신후....119를 불러

병원에 가보니....

지금 현재 살아있는 게 기적이라고 의사가 그러데여...ㅎㅎ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릴 하냐면서 의사를 처다보니까 오히려 의사가 절 이상한 눈빛으로 처다보더니 한마디 하더라구여.

아마 오늘을 넘기기 힘들거라고.....심폐소생술 금지에 사인을 하라면서....위에 구멍이 났다면서...

말도 안돼....아직 두달 밖에 안 지났는데....2달은 더 있어야 하는 거 아니었어??

뭐 이런 경우가 다 있지...

이런...내일이 국가직 발표인데...엄마 내일 까진 살아있어야해.......제발....엄마...

 

어머니는 기적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응급실에서 그렇게 하루를 더 보내셨어요.

의사말로는 대단한 정신력이라면서 몰핀에 의해 정신은 이상하겠지만

내일까지 사실 거 같다면서 나가버리더라구여...

그날 오후 핸드폰으로 문자가 왔답니다...

불합격

발표는 내일인데..벌써...작년보다 컷라인이 올라갔나보다...

또 한번 하늘은 무너지고..어머니의 의식은 점점 사라지고.....

그때 하늘의 장난인지...

어머니가 절 불렀어요...부른것도 아니었죠...절 바라보면서 손 만 조금씩 움직였으니까요...

전 손을 꼭 잡고

"엄마 왜...뭐 필요한거 있어?"

"발......표는?"

".....아직 발표 안났어 엄마....아직...좀 더 있어야 해.....아직...좀 더.."

"그...래"

그때 전...차마 떨어졌다는 얘기를...제가 100번을 죽어다 다시 태어난 다 해도

그 말만은 절대로 하지 못했을 겁니다....

아마도...제가 1-2달 전인가..어렴풋이 7월 20일쯤 발표 한다고 말했었는데..기억하고 계셨던 건가...

다음날 아침.....어머니는 숨을 거두 셨어요.....

미친다는 게...이런거구나...이제..난 어떡하지...엄마 없이 어떻게 살지....

난 엄마 없인 못 살거 같은데......진짜..엄마 없인... 못 살거 같은데...

 

어머니 장례는 마친 후 시험 점수를 보니 0.5점차이더라구여. ㅎ

곰돌이는 3번이었나 봐요. 전 4번 했었는데...

서울 경기는 추가합격도 안하고.......

 

그때 합격 했더라면...어머니께 합격했다고 말해줬더라면...얼마나 좋았을까..

그냥 거짓말이라도 할 껄 그랬나....

미리 어머니 모시고 병원에 가 진단이라도 받았봤다면...수술이라도 할 수 있지 않았을 까...

차라리 내가 공무원만 준비 안 했더라면...내가 어머니 고생만 안 시켜드렸더라면....

암 같은거 그 딴거 안 걸리셨을 텐데........

 

어머니가 돌아 가신 후 오늘 처음으로 도서관에 갔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거....

어머니께서 바라셨던거...

그 것을 이루기 위해...

5개월간 펜을 놓았지만...

오늘 다시 시작하기 위해 책상에 앉았습니다.

 

반드시 합격하는 게....엄마의 소원이라고 생각 합니다.

 

사랑하는 우리 엄마....부디 천국에서는 제발 아프지말고......거긴선 행복하고 편하게 살아야해.

그리고 나 앞으로 방황 같은거 안하고 정말 다시 열심히 할께

항상 하늘나라에서 날 응원해줘....

 

"지금 공부하고 계시는 수험생 여러분들...

 단 1분이라도 좋으니..부모님 건강을 한번이라도 돌아봐 주세요..."